한나라당 의원들의 다음 아고라 네티즌들을 겨냥한 ‘노이즈 마케팅’이 잇따라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진성호 의원에 이어 정두언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장의 다음 아고라 신고식도 잔혹했다. 네티즌들은 “진성호에 이어 바톤터치 받은 제2의 레이스 주자 - 정두언!”이라고 비아냥대고 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8일 오전 ‘국민소통위원장’이라는 직분에 충실하게, 다음 아고라 자유토론방에 ‘우리는 왜 소통이 안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네티즌들과 ‘소통’을 시도했으나 강한 비난만 사고 있다. 네티즌들은 정 의원을 향해, 앞서 “민주주의”를 운운하다 맹폭격을 받은 바 있는 진성호 의원을 빗대 “(정 의원도) 관심받고 싶은 거냐” “소통의 뜻을 알고 있는 거냐”고 질책하고 있다. 비난 댓글은 1천개를 가볍게 넘어섰다.

정두언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보면 서로 소통 불가능”

▲ 정두언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장. ⓒ정두언 의원 홈페이지
정 의원은 글을 통해 “21세기 지금에도 이런 야만적인 흑백논리는 아직도 곳곳에서 판을 치고 있다”며 “그 중의 대표적인 곳이 인터넷 공간으로 이에 대해서는 새삼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분법적 사고와 흑백논리에 빠진 사람과, 더욱이 그런 사람들 간에 소통이란 불가능하다”며 “어느 누구든 자기 자신이 그런 이분법 또는 흑백논리로 규정지어지는 것을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남에 대해서는 계속 이분법과 흑백논리로 재단하는 자들이 많으면 세상은 살기가 너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상생활에서 흔히 우리의 소통을 가로막는 몇 가지 명백한 요인들은 편견과 선입견 같은 고정관념, 이분법적 사고 특히 흑백논리, 오만과 독선, 무지, 특히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배려 부족 등”이라며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보면 서로 소통이 불가능해진다. 한쪽은 빨간색 안경을 그리고 다른 한쪽은 파란색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면서 대화를 하니 무슨 대화가 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사랑하며 살기에도 아까운 인생인데 이 따위 관념의 노예가 되어 남뿐만 아니라 자기의 삶을 증오의 칼로 깎아 먹으며 살아야 하겠냐”며 “오만과 독선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무지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로 미루겠다. 정말이지 이제부터는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 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다음 아고라 자유토론방 캡처
네티즌들 “반대편 말에 귀 기울이면 소통 저절로 될 것”

정 의원의 글은 오후 4시35분 현재 조회수 48327, 반대 4476을 기록했으며, 3560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정 의원의 글에 대해 “국민 때문에 소통이 안 되고 있는 거냐”고 반문하며 “웃기는 소리 하고 있다” “글 쓰는 연습이나 더 해라” 등 호되게 질책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소통하자고 하는 사람이 국민을 향해 반말로 글을 쓰냐”고 ‘비본질적’인 지적을 하기도 했다.

네티즌 ‘지아엔돌핀’은 “당신들이 말하는 소통은 당신들 하는 대로 박수 치고 지지하면 소통이고, 올바른 판단으로 비판하면 불소통”이라며 “자신에게 혹독하고 타인에게 관대하라 했거늘 얼마나 당신들이 잘났기에, 자신들에게 그렇게 관대한지. 진정으로 소통을 원한다면 알량한 당신들 지지자 말이 아니라 반대편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악마달기’도 “어차피 꽉 막혀있는 건 당신들이다. 분명 여기 달린 리플을 보면서도 ‘아, 내가 또는 우리가 잘못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역시 아고라, 좌파 사상에 세뇌당한 인간들이 득실거리는구나’란 식으로 생각할 게 뻔해 보인다”며 “당신들은 당신들에 대해 반발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정말 진지하게 귀 기울이고 검토하고 있냐”고 반문했다.

▲ 다음 아고라 자유토론방 캡처
“소통을 하고 싶어서 여기에 글을 올리신 것 같은데요. 이곳에 반응입니다. 아고라인들은 그냥 평범한 시민이며 좌니 우니 그런 거 별개로 먹고 살기 힘든, 저도 소시민 중 한 사람인데요. 이런 사람들과 소통하려면 진정성과 양심어린 정책을 하셔야지요. 비양심적인 정책 앞에 소통은 없습니다. ”(화이트콜라)

“몇 십 개의 법안을 직권상정한 놈들이 무슨 놈의 소통을 논할 자격이 있는가? 대의민주주의에서 다수결의 원칙이 존중받는 것은 인정하지만 당신들은 국민의 권리를 받은 사람들 즉 국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대다수가 반대하는 사안에 대해서 마치 국민이 원해서 하는 냥 그리고 다수결의 원칙을 내세우기만 한다면 그 누가 소통을 하려 하겠는가?” (이재서)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생각을 경청하고 그 곳에서 의미를 찾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당신들은 소수의 이익을 위해서만 당이 존재하는 것으로 여긴다. 한 지역을 대표하는 분들이라면 국가를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를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염두해 보았으면 한다. 지금 한나라당은 소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만 매달리고 있는 근시안들인 것 같다.” (이상)

글 마지막에 “오만과 독선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무지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로 미루겠다”고 밝혔듯이, 정 의원은 ‘아고리언’ 신고식을 혹독하게 치렀음에도 아고리언 활동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실 관계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정 의원이 국민소통위원장이 된 만큼 앞으로 지속적으로 아고라에 글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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