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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논의방통위-KISDI 비공개 논의… 선거 앞두고 방송 관리 나섰나
박장준 기자 | 승인 2016.03.31 09:46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가 총·대선을 앞두고 KBS수신료 인상,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방송사업자 간 소유규제 완화, 대기업의 방송 소유규제 완화 등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위원장은 이 같은 내용을 논의한 직후부터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대표이사들과 연이어 접촉했다. 선거를 앞두고 규제기관인 방통위가 방송을 관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2월 25일 방통위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비공개로 ‘중장기 방송정책 마련을 위한 워크숍’에서 방송에 대한 대규모 규제완화를 논의했다. 방통위는 워크숍 결과를 바탕으로 중장기 방송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도 당시 워크숍에서 이뤄진 논의 내용을 비공개했다. 이 워크숍에는 정부여당 추천 상임위원 셋만 참석했다. 당시 김재홍 부위원장은 해외 출장 중이었다. 이후 김재홍 고삼석 두 상임위원은 “소수파인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은 워크숍에서 배제됐다”며 최성준 위원장을 공개 비판했다. 미디어스는 방통위, 국회, 워크숍 참석자들을 취재해 워크숍의 내용을 확인했다.

   
▲지난 2월25일 코바코 남한강연수원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 주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주관으로 ‘중장기 방송정책의 기본방향 및 정책과제 워크숍’이 열렸다. 방통위는 사진과 참석자 일부만 공개하고 워크숍 내용은 비공개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최성준 위원장을 비롯해 이기주 김석진 상임위원이 참석했다. 곽진희 방통위 방송정책기획과장이 실무자로 동행했다. 이 워크숍 발제는 KISDI 황준호 성욱제 연구위원이었다. 토론자로는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김도연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도준호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박주연 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이성엽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영주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이종관 미디어미래연구소 방송정책연구실장,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강사,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10명이 참석했다. (사진=KISDI.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방통위와 KISDI는 워크숍에서 사업자들이 원하는 문제를 다루고 정책방향을 논의했다. 두 기관이 공영방송 수신료와 관련한 정책을 논의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5년 5월 국회에 제출된 수신료 인상안은 현재 상임위원회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묶여 있다. 이를 두고 KISDI 성욱제 연구위원은 “수신료 현실화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국회 통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이에 대한 정책방향으로 △수신료 징수 적용대상 단말범위를 PC, 태블릿, 스마트폰으로까지 확대하고 △정부와 국회 바깥에 독립적으로 수신료 적정성을 판단하는 전문가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이 같은 내용은 2013년 12월 KBS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수신료 조정안’에 담겨 있기도 하다. KBS는 방송법 제65조 ‘수신료의 결정’에 “수신료 금액은 공사의 재정현황과 소비자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여 매 3년단위로 조정한다”는 조항을 신설하고, 제64조 ‘텔레비전수상기의 등록과 수신료 납부’ 조항에 명시된 ‘텔레비전수상기’를 ‘텔레비전수신기기’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수신료를 KBS 내부 사정에 따라 인상할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3년마다 물가에 연동해 인상하고, ‘제로TV’ 가구에도 수신료를 징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KBS 주장이다.

▲KBS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수신료 조정안 중

국회의 승인으로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4000원으로 곧장 인상하는 것이 KBS가 가장 바라는 바이지만, 야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여당도 ‘증세’가 부담스러운 까닭에 국회 통과 가능성은 낮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수신료를 인상하지 않고 방송법 일부만 개정해 물가연동제를 도입하고 수신료 징수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KBS에게 ‘plan B’로 볼 수 있다. 이는 현실적으로 KBS에게 최선의 대안이고, 정부가 KBS를 쉽게 포섭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워크숍에서는 방송사업자에 대한 대규모 규제완화가 논의됐다. 방통위과 KISDI는 ‘방송산업의 성장동력 창출’을 대주제로 ‘규제완화를 통한 방송재원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KISDI 황준호 연구위원은 방송매출액 성장률이 감소추세를 보이고, 2012년부터 방송광고 매출액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대규모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환경변화의 추세(방송산업 생산요소 비용의 증가, 유료시청 가구의 포화, 인위적 요금인상에 대한 사회적 부담, 정부의 공적지원 정책의 한계 등)을 고려할 때, 특히 소유규제, 겸영규제, 광고규제의 상당부분은 국내 방송시장에서 양성적인 재원조달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이유다.

KISDI가 방통위와 함께 논의한 정책방향은 △지상파, 종편, 보도채널에 대한 1인 지분 제한(40%) 완화 △지상파, 종편, 보도채널에 대한 대기업 소유제한 완화 △일간신문·뉴스통신사에 대한 유료방송 플랫폼 소유제한 49% 완화 △지상파방송사업자 간 겸영규제 완화 △지상파-케이블SO(상호 33%), 지상파-위성방송(지상파의 위성방송 소유제한 33%), 위성방송-케이블방송(위성방송의 SO 소유제한 33%) 겸영규제 폐지 △지상파와 유료방송 플랫폼의 PP 겸영규제(3%, 20%) 완화 △PP 시장 내 총 매출액 33% 규제 폐지 △지상파방송 중간광고의 점진적 허용(특정 시간대, 특정 장르 우선) △방송광고 금지품목 완화, 제목광고, 신유형 방송광고 적극 도입 등이다. 모두 지상파, 종편, 보도채널, 보수신문이 바라는 것들이다.

▲방통위가 총·대선을 앞두고 언론에 떡고물을 던졌다. 이 상자 안에 자갈이 있을지, 진짜 선물이 있을지는 방송사들이 하기 나름(?)이다. (이미지=Pixabay)

이대로 정책방향이 결정된다면 미디어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KISDI는 ‘지상파, 종편, 보도채널에 대한 대기업 소유제한 완화’를 주문하면서 그 방안으로 △대기업 기준 자산총액 10조원을 상향하는 방안 △대기업 소유제한 지상파 10%, 종편·보도채널 30%를 완화하는 방안 △지상파의 경우, 지역방송사만을 우선적으로 완화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중 마지막 방안인 ‘지상파 지역방송 우선 완화’와 ‘지상파방송사업자 간 겸영규제 완화’라는 정책방향이 결합되면 지역지상파방송사에 대한 통폐합과 민영화가 현실이 된다. 또한 각종 겸영규제 완화는 종편에게 유료방송플랫폼을, 대기업에게 ‘보도’를 허용하는 것이다. 방송광고 규제 완화 내용은 시청권을 침해하는 내용이다.

이밖에도 방통위와 KISDI는 방송콘텐츠 지원사업에 특화된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넷플릭스, CJ E&M(티빙), 콘텐츠연합플랫폼(푹), 이동통신사 및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제공사업자(모바일IPTV) 같이 일정 규모 이상의 OTT사업자에게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분담시키는 방안도 나왔다. 또한 KISDI는 KBS의 해외방송과 아리랑국제방송을 통합해 KBS국제방송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가홍보방송 일원화’를 통해 비효율성을 줄이자는 취지다.

국책연구기관과 규제기관이 이 같은 논의를 하고 있는 와중에 주목할 만한 것은 워크숍 이후 최성준 위원장의 행보다. 최 위원장은 3월 9일 지상파방송사 4사 대표이사와 만났고, 15일 지상파방송사 본부장과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최 위원장은 15일 종합편성채널 대표자들을 만났고, 23일에는 보도전문채널 대표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중장기 방송정책 워크숍 참석 직후 방송정책의 대상인 방송사업자들과 만난 것이다.

최성준 위원장은 방송사들을 만나 사업자들의 민원을 접수하고, 워크숍에서 논의된 내용을 전달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규제기관이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규제완화를 논의하고, 곧장 방송사들을 연이어 접촉한 셈이다. 일종의 ‘관리’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방통위는 “KISDI 워크숍에 최성준 위원장이 참관했을 뿐”이고 “논의한 내용은 KISDI 보고서의 초안이라 방통위 논의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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