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공공기관 구조조정 저지! 언론악법 저지! 이명박 정권 심판 민주노총 결의대회’의 주인공은 민주노총의 가맹조직 중 하나인 ‘전국언론노동조합’이었다.

언론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간 지 12일째인 지난 6일, 한나라당이 1월 임시국회에서 미디어법안 등 85개 법안에 대한 직권상정 등 강행처리를 포기한 것은 언론노조뿐 아니라 전 노동계를 고무시킨 것처럼 보였다.

서울본부·경기본부 등 산하조직과 언론노조·공공운수연맹·공무원노조·보건의료노조 등 가맹조직 조합원 3천여명이 참석한 이날 결의대회에는 언론노조의 ‘일차적인 승리’를 축하하는 발언들이 이어졌다.

▲ 7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흔들고 있다ⓒ정영은
결의대회에는 ‘공공성 팔아 부자되실 이명박 사장님.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민생파탄 경제파탄 이명박 심판하자’ 등의 경제·사회 관련 내용의 손팻말 외에 ‘이명박 정권! 장기집권하고 싶어? 그럼 국민 신뢰를 얻어야지 방송 뺏는다고 되냐?’ ‘조중동 방송은 국가재앙방송’ ‘사이버모욕죄로 인터넷감옥 만들기? 미~쳤어 정말 미~쳤어’ 등 언론관련 손팻말도 눈에 띄었다.

▲ 7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흔들고 있다ⓒ정영은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지난 연말부터 민노당은 법사위 점거 투쟁부터 입법투쟁을 이어가며 민주당과 함께 이 정권의 반민주 악법을 속도전으로 처리하고자 하는 자들을 막아내는 데 일정부분 성공했다. 언론노조의 가열찬 투쟁과 국민들이 있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국회내 투쟁은 바깥의 힘을 필요로 한다. 투쟁은 끝난 게 아니므로 많은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박래군 민주수호 촛불탄압 저지를 위한 비상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도 “한나라당이 85개 법안을 심의도 안한 채 날치기로 처리하려 했는데 이를 막아내는 연말투쟁이 일단 승리했다. 언론노조는 싸움의 든든한 버팀목”이라며 “그뒤엔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원하는 국민들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임성규 공공운수연맹 위원장은 “이번 승리를 축하드리고 최상재 위원장이 부럽다”며 “공공부문에 대한 언론보도의 80%가 왜곡돼있다. 정권, 자본을 대신하는 왜곡보도를 계속하고 있는데 승리의 자신감으로 사실에 입각한 공공부문 보도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주인공이나 마찬가지였던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청와대와 180석 가까운 한나라당, 조중동이 총동원해서 우리의 파업을 음해하고 공격했지만 우리는 단 한번도 투쟁의 대오를 흐트리지 않았고, MB 언론악법을 일단 막아내는 일차적 성과를 이뤘다”며 “죽을 각오로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 언론노조 소속 지부장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투쟁!"을 외치고 있다ⓒ정영은

최 위원장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조중동 신문 구독 중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에게 부탁드릴 게 하나 있다. 파업기간 중 보셨겠지만 조중동이 우리를 악랄하게 공격했는데, 안타깝게도 민주노총 조합원 중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를 각각 8만부, 동아일보를 5만부 보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사회의 부패와 부조리는 조중동에서 출발하는데 우리를 공격하려는 세력들의 공작에 120억(조선, 중앙), 80억(동아)을 주시면 안 된다. 노동운동은 앞으로 더욱 나아가야 한다. MB악법을 몰아내고 언론노조를 확실히 도와주는 방법은 조중동을 끊어주시는 것이다.”

박성제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15라운드 중 1라운드를 이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희 MBC도 오늘 아침 조합원 긴급총회를 열고 2월에 다시 붙자고 결의를 다졌다. 80만 민주노총 조합원이 도와주신다면 2, 3, 4라운드 모두 승리할 수 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 임장혁 YTN '돌발영상' 팀장 ⓒ정영은
노종면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정권이) 구본홍을 빼내면 공공기관 구조조정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끝까지 사장직에 남아 있게 하려고 한다. 구본홍을 몰아내야 공공기관 구조조정도 막아낼 수 있다”며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6개월 정직 처분을 받은 임장혁 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은 “대선 승리에 조금 기여했다고 사장 자리에 언론특보가 선임됐는데 이에 대해 간판프로(돌발영상) 팀장이 반대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간판프로가 없어졌다. 이게 정상적인 정부냐. 지금은 재승인 안해주겠다는 협박까지 들리는데 상식적으로 용납할 수 없으므로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한편, 결의대회에 앞서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연맹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부가 진정으로 경제위기 극복에 나서고자 한다면 공공부문의 10% 인력감축이나 토건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삽질경제가 아니라 공공부문과 사회서비스분야에 일자리 만들기로 물고를 돌려야 한다”며 “2009년 핵심 투쟁과제를 공공부문과 사회서비스분야의 일자리 창출에 둘 것이며 이를 위해 모든 노력과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 ⓒ정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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