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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작가들아, 함께 방송작가유니온 하자”전북CBS, 11년차 방송작가 인터뷰… “막내작가 시급 3880원, 젖은 낙엽처럼 살지 말자”
박장준 기자 | 승인 2016.03.23 19:36

방송작가들이 ‘방송작가유니온’을 만들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방송작가유니온은 최근 작가 700여명이 참여한 노동인권 실태 조사결과도 발표했다. 프리랜서 신분 탓에 4대보험 가입률도 1~2% 수준에다 막내작가의 시급이 3880원에 불과하다는 내용이었다. 방송이 불방되면 임금을 받지 못하고, 심지어 임금을 떼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미디어전문지와 일간신문, 뉴스통신사들은 이 조사결과를 대대적으로 다루기도 했다. ▶관련기사: 미디어스 2016년 3월 16일자 <막내작가 시급 3880원, 수수료도 뗀다?>

▶관련자료: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 노동인권 실태조사 보고서>

그런데 정작 작가들이 속한 방송사들은 이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방송사 내부의 문제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PD나 윗선에 찍히면 일감을 잃는 방송작가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내부고발’이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전북CBS <생방송 사람과 사람>(연출 소민정 PD, 진행 박민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실장)는 방송작가 문제를 정면으로 짚으면서 11년차 방송작가 A씨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사회자인 박민 정책실장은 23일 방송에서 “이 문제가 방송사의 치부를 드러내는 문제이고 제 얼굴에 침을 뱉는 문제라 잘 다루려고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작가 A씨는 전북CBS와 인터뷰에서 “방송사가 열띄게 열정페이 문제를 보도하지만 그 열정페이 문제를 보도하는 방송국의 구성원도 열정페이를 받고 있다”며 방송작가들의 현실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작가들은 취재, 섭외, 현장대본, 구성원고, 자막, 프리뷰 등 장시간 그리고 고강도로 일을 하지만 방송사는 ‘비용절감’ 차원에서 작가들에게 FD가 할 일까지 떠넘기는 상황이다. 주1회씩 편성되는 교양프로그램의 경우, 작가들은 연차 곱하기 10만원을 주급으로 받지만 이마저도 지켜지는 곳이 없다.

작가 A씨는 “사실 이런 부분(급여)에 대해 얘기하자고 하면 ‘너희들은 작가인데 돈을 밝히냐’는 시선으로 보는 분 많다”면서 “그런데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작가들의 평균 급여는 170만원 수준이고, 막내작가는 120만원 정도다. 막내작가는 시급 3880원이다. 저는 10년 전에 주급으로 6만7천원을 받고 6개월을 일했다. 그때와 비교했을 때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지금도 70만~80만원 받는 막내작가들이 많고, 지역은 더 그렇다”고 전했다.

작가들의 경우, 선거 같은 특별한 시기에 프로그램이 불방되기 때문에 수입이 사라진다. A씨는 ‘세월호 사건 같이 사회적으로 큰일이 있어서 정규 방송이 나가지 못할 때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세월호 사건은 온 국민적 아픔이기 때문에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방송이 시의성에 민감하기 때문에 정규방소이 불방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런 부분이야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일단 넘어간다. 그러나 제작과정에서 프로그램이 엎어졌을 때 어떤 규정도 근로계약서도 없기 때문에 기획하고 구성하고 일을 했어도 일부만 받거나 아예 못 받는 경우가 많다. 생활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의 존폐가 방송사에 있고, 고용이 불안한 까닭에 작가들은 보통 2~3개 프로그램을 해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게 작가들의 의견이다. A씨는 “일을 2, 3개 하면 다행이다. 어떤 프로그램은 ‘이것에만 집중하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고용은 프리랜서로 하면서 프리랜서의 권리를 주지 않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고용불안, 임금체불 같은 문제들은 결국 작가들이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방송사들이 스스로 작가를 노동자로 인정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그러나 작가협회의 경우, 메인작가 위주로 막내작가들을 포괄하지 못하고 방송사는 ‘갑’이기 때문에 해결 의지가 크지 않다. 이런 상황에 박근혜 정부는 방송작가를 ‘파견직 계약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파견법 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작가들이 ‘방송작가유니온’을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관련기사: 미디어스 2015년 12월 21일자 <SBS보다 규모 큰 미디어기업은 ‘아웃소싱업체’>

A씨는 “(특정) 방송사나 PD에 책임을 국한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방송구성작가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작가들이 정당하게 노동하고, 사회가 그 권리를 주느냐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가를 시작했을 때 선배작가가 ‘젖은 낙엽처럼 땅에 붙어서 살라’고 얘기했는데 옛날 이야기다. 방송작가유니온이 생겨서 ‘을’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막내작가와 작가지망생에게 “선배들이 싸우기 시작했으니 절망하지 말고 희망으로 도전하라”고 말했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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