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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와 ‘뿌리깊은 나무’, 하나의 매력적인 세계관을 구축한 이야기 샘의 완성[블로그와] 박지종의 내맘대로 보기
박지종 | 승인 2016.03.22 12:51

모든 콘텐츠에서 세계관이 갖는 파괴력은 상당히 크다. 이것은 만화와 게임, 소설과 영화를 가리지 않는다. 하나의 잘 만들어진 세계관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며, 이는 세계관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더욱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하나의 세계관은 그 자체로 OSMU(원소스멀티유즈)를 가능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세계관 속에서 다양한 콘텐츠들이 생산될 수 있으며, 이들은 합종연횡을 통해 더욱 세계관을 폭넓고 깊게 만들어 더 큰 매력을 뽐내게 된다.

이러한 세계관의 위력을 우리는 '마블 유니버스'를 통해 익히 체감하고 있다. <아이언맨>으로 시작된 이 새로운 세계관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고 명명되어 수많은 관련 콘텐츠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영화로 드라마로 따로 또 같이 뭉치고 흩어짐을 반복하며 콘텐츠 자체의 생명력을 무한하게 확장하고, 콘텐츠 소비자들을 더욱 매료시키고 있다. 할리우드의 <다이하드>, <스타워즈> 같은 시리즈물도, 현재 큰 사랑을 받는 <어벤져스>도 다 하나의 매력적인 세계관을 통해 더욱 큰 사랑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세계관을 이어나가는 모습이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영화에서는 '여고'라는 장소의 설정을 이어나간 <여고괴담> 시리즈나, 최고의 인기 캐릭터인 강철중을 탄생시킨 <공공의 적>, 과거 코믹 열풍을 만들어냈던 <투캅스> 정도만이 기억에 남는 시리즈물이었으며, 그 외에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드라마에서도 시도는 있었지만, 의미 있는 결과를 낸 적은 없다고 봐도 좋은 정도였다.

▲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그래서 이번 <육룡이 나르샤>는 반가움을 넘어 감동으로 다가온다. 한글 창제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담아 큰 사랑을 받았던 <뿌리 깊은 나무>와 그 이전 이야기인 조선 건국과 왕자의 난을 다룬 <뿌리 깊은 나무>의 프리퀄 <육룡이 나르샤>는 두 작품이 명확하게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것을 보임으로써 작품 자체의 매력을 한 단계 더 위로 끌어 올렸다고 평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육룡이 나르샤>에서 보이는 많은 장면, 예를 들어 이성계(천호진)와 이방원(유아인)의 궁중 대척 장면은 <뿌리 깊은 나무>의 이방원(백윤식)과 이도(송중기)의 대척 장면과 오버랩된다. 또한 <뿌리 깊은 나무>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반촌이 어떻게 생겼는지, 또 그 행수는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우리는 <육룡이 나르샤>에서 살펴볼 수 있다. <뿌리 깊은 나무>의 핵심조직인 밀본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리고 밀본지서의 초기 모습까지도 <육룡이 나르샤>를 보면 알 수 있다. 심지어는 잘생긴 이방지가 어떤 어려움을 겪고 <뿌리 깊은 나무>의 이방지의 모습이 됐는지까지도 설득력을 부여한다.

2011년 방영된 SBS <뿌리깊은 나무>

<육룡이 나르샤> 49화에서 무휼의 대사, '한 치의 실수도 없이 명을 수행할 것입니다'는 <뿌리 깊은 나무>의 명장면이었던 '무사 무휼!' 장면의 대사를 그대로 가져왔다. 심지어는 드라마의 끝에 후에 무휼이 이도를 구한다는 이야기까지 함으로써 이 두 드라마의 세계관이 정확하게 동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세계관의 힘은, 결국 다시 <뿌리 깊은 나무>를 찾아보는 시청자를 만들기도 했고, 이를 통해 <육룡이 나르샤>를 더욱 재밌게 볼 수 있다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잘 만들어진 세계관 하나가 만드는 힘이 증명된 것이다. 일부에서는 세종 이후의 이야기까지 같은 세계관을 통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이다.

<뿌리 깊은 나무>와 <육룡이 나르샤>는 하나의 세계관 속에서 만들어졌고, 이제 그 세계관은 자체의 힘을 가졌다고 평가하는 데 무리가 없다. 앞으로 이 세계관을 버리지 말고,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게임으로 영화로 만화로 이 세계관을 확장해서 정말 수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대중은 우리의 역사를 기초로 한 아주 매력적인 세계관과 이야기를 가질 수 있고, 우리의 문화산업은 계속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하나의 샘을 갖게 될 것이다.

 

문화칼럼니스트, 블로그 http://trjsee.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예찬론자이다.

박지종  transurfer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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