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으라’.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남긴 메시지는 ‘침몰’ 위기에 빠져 있는 한국사회를 가장 잘 나타낸 말이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줬던 세월호 참사는 시민들을 자발적으로 ‘거리’로 나서게 했다. 그 해 5월,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으로 세월호 참사를 추모했던 용혜인 씨도 그 중 한 명이다. 2년 후, 그는 다른 이유로 거리를 누비고 있다. ‘국회 입성’을 꿈꾸는 새내기로 더 많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14일 오전, 노동당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선출된 용혜인 씨를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그의 선거사무소에서 만났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다양한 활동에 함께 했던 그가, ‘현실정치’라는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용혜인 후보는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할 때 여야 협상 대표들과 유가족이 이야기한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때 이완구 원내대표는 유가족들이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협상 전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며 “저 사람들(정치인들)이 우리를 대변하는 것 같지 않다고 늘 느껴왔지만 그걸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장면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저들의 정치에 우리가 없다면 스스로를 대표할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했고, 작년 말쯤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선거 출마 기준 나이가 된 용혜인 후보는 특히 ‘청년’과 ‘노동’에 관심이 많다. 20대 청년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는 팟캐스트 <절망 라디오>의 DJ이기도 한 그는 한국사회에 만연한 ‘절망’에 주목했고, 여기서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다’는 희망을 읽어냈다. ‘최저임금 1만원’, ‘노동시간 주 35시간으로 단축’ 등이 주요 공약인 이유다. 특히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강조한 용혜인 후보는 “조세부담률을 OECD 평균 정도로만 올려도 기본소득 30만원 정책은 가능하다”며 “기업들이 이걸 가만 두겠느냐 하는 문제가 있지만 가능한가 안 가능한가보다 이를 관철시킬 수 있게 하는 ‘사회적 힘’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1. 아직 용혜인 후보를 잘 모르는 유권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세월호 이후에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 제안했던 사람이다. 1주기 때에는 토크콘서트 <사람들>을 기획했다. 잊혀진 사람들, 잊지 않는 사람들, 싸우는 사람들을 모토로. 그때 만들어진 프로젝트 팀이 올해 겨울 ‘사람들’이라는 네트워크로 발전했다. 거기서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선거에 나올 수 있는 ‘만 25세’를 가까스로 넘긴, 얼마 전 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선출된 용혜인이다.

2. 세월호 참사 추모 침묵행진 ‘가만히 있으라’, 세월호 1주기 토크콘서트 등을 기획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있는 현장에서 많이 목격했던 기억도 난다. 최근 출마의 변을 밝히는 자리에서도 세월호 참사를 언급했다.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세월호 참사였던 것인가?

세월호가 맞다, 사실. 진보신당 때부터 당원이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사회운동을 하기 시작한 건 세월호 이후였다. 2014년 특별법을 제정할 때, 유민아버지 단식할 때였다. 그때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세월호 유가족들이 앉아서 얘기한 적이 있었다. <나쁜 나라> 영화에도 그 장면이 나오는데, 이완구 원내대표가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협상 전권을 줘야 한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50% 이상의 지지를 받고 대통령에 당선됐으니, 확률적으로 유가족들도 반 정도는 박 대통령을 찍었다는 거다. 그런 유가족들 앞에서 ‘우리랑 협상하려면 야당에게 협상권을 다 줘라’ 이러는 게 몹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찾아봤다. 이완구 원내대표가 몇 표를 받고 당선됐는지. 그때 충남(부여군 청양군)에서 3만 표를 받고 당선됐더라. 그런 사람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 600만명 받아온 사람들 앞에서 자기가 국민을 대표한다고 앉아 있는 게 이상했다. 항상 ‘저 사람들(정치인들)이 우리를 대변하는 것 같지 않아’라고 느끼긴 했지만, 그걸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장면이라고 봤다. 저 사람들이 말하는 ‘국민’이라는 사람들 중에 ‘우리’는 없구나, 저들의 정치에 우리가 없다면 스스로를 대표할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2014년 말부터는 당내에서 전국위원 출마도 하면서 정당 내 활동을 하게 됐고, 작년 말쯤에 직접 출마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3.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 시민단체와 적극적으로 결합했던 것을 결과적으로 ‘정치 신인으로서의 데뷔’에 활용한 것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렇게 보일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는. 세월호 투쟁을 통해서 정치를 직접 하겠다는 마음을 먹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성장한 측면이 있다. 사실 신림동에서 고시 준비하고 있다가 세월호 참사를 겪고 나 혼자 잘 먹고 잘 산다고 해서 (이런 문제가) 끝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2014년 5월 8일의 밤이 기억난다. 어버이날에 (유가족들이) 영정 사진을 들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영정 사진은 처음 봤고, 그걸 경차차벽이 막고 있는 장면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그런데 정치권에선 그때 경제위기 얘기나 하고 있었다. 작년 1주기 농성 때도 (경찰이) 화장실도 못 가게 해서, 어머님들이 서로 가려가며 볼일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치’의 필요성에 대해 많이 느꼈다. 600만명의 서명을 받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데모를 하다 많은 사람들이 잡혀가고 그랬는데도 바뀐 것도, 얻어낸 것도 별로 없었다. 세월호 특별법도 (정부의 시행령으로) 누더기가 된 측면도 있고.

결국 이렇게 바깥에서 하는 사회운동도 중요하지만, 정치라는 공간 안에서 싸울 수 있게 하는 것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세월호 활동을 정치에 이용했다는) 세간의 의혹, 의심이 ‘그런 게 아니다’라고 말로 해명한다고 해소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정치인으로서 어떤 정치적 활동을 하는지에 따라서 제 진의를 보여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세월호 없이는 정치인 용혜인도 없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4. 용혜인 후보는 팟캐스트 ‘절망 라디오’ DJ이기도 한데, 절망 라디오는 어떤 프로그램인가?

작년 8월 말에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그때 청년 문제는 ‘허니버터’ 같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좋은 것에 ‘허니버터’라는 말을 갖다붙이는 것처럼 ‘청년’을 붙이면 사회적으로 좋은 문제가 된다는 느낌?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이 청년 문제를 얘기하면서 노동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모든 정치인들이 청년을 호명하고 청년 정치를 이야기하면서도, 진짜 청년들이 어떻게 사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힐림, 멘토링, 일일 체험이 전부다. ‘잘 될 거야’ 혹은 ‘네가 노력하면 될 거야’, ‘투표를 열심히 하면 돼’, ‘아프니까 청춘이다’ 등의 어쭙잖은 조언이나 위로가 아니라 청년들의 삶을 날 것 그대로 보이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슬로건도 ‘노 멘토링, 노 힐링’이다.

대출, 빚, 고시원 살이 등 경제적인 문제를 겪는 사연들이 많이 온다. 명절에도 알바를 하는데 명절용으로 나온 편의점 도시락이 대거 폐기처분돼서 그걸 까먹고 있다는 사연, 혼자 고시원에 살다 월세가 밀렸는데 아예 못 들어가게 방문이 잠겨 있다는 사연… 지금까지 평균 2000명 정도가 청취하고 있고, 공개방송도 했었다. 기존의 문법으로 소비되지 않고, ‘진짜 청년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에서부터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게 됐다.

노동당 비례대표로 선출된 용혜인 후보 (사진=용혜인 후보 선본)

5. ‘청년에게 소득을, 우리 삶의 변화를’이라는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 기본소득을 보장하겠다는 것이 주요 공약이다. 그러나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상황인데, 기본소득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기본소득 30만원 실현을 위해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 설명해 달라.

기본소득은 자격이나 조건 심사 없이 국민이라면 월 소득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좌우와 상관없이 찬반이 갈리는 정책이기도 하다. (실현을 위해서는) 재벌 증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동안 수출 주도의 성장을 해 나갔지만 기업에게나 돈이 돌지 가계경제에는 돈이 돌지 않는 방식으로 경제 운영이 되어 왔다. 기업과 정부가 공모해 노동자들을 더 해고하기도 했고. 늘어난 비정규직 일자리, 더 적은 임금, 일자리도 소득도 없는 청년 문제 등이 불거지고 있다. 임금을 더 낮게 하고, 일자리를 불안정하게 만듦으로써 생겨난 이윤은 재벌 대기업이 가져갔다고밖에 할 수 없다.

결국 세금 부담률을 굉장히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법인세 실효세율이 상상 이상으로 낮다. 삼성전자가 15% 정도밖에 안 된다. 정부는 늘 대기업에 매기는 세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경제 정책을) 운용해 왔다. 그러다 보니 가계부채는 늘어나고 일하는 사람들의 소득은 계속 줄어왔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대기업) 감면혜택을 줄이고 법인세 최고구간을 현재 22%에서 30%로 하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대소득, 주식배당 같은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야말로 금수저와 흙수저를 가르는 축이라고 생각한다. 소득세 같은 경우 연 3억 이상 부유층은 현행 38%인데 45%로 올리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재원 마련을 위해 전체적으로 낮은 편인 조세부담률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OECD 평균 조세부담률이 GDP 대비 34%인데 한국은 24% 정도밖에 안 된다. 이걸 평균 수준으로만 끌어올려도 충분히 가능하다. 기본소득 30만원 제공에 연 170조 정도 드는데, 조세부담률을 올리면 200조 정도이니. 기업들이 이걸 가만 두겠느냐 하는 문제가 있지만 가능한가 안 가능한가보다 이를 관철시킬 수 있게 하는 ‘사회적 힘’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6. 최저임금 1만원, 노동시간 주 35시간 단축, 정규직 일자리 창출 등이 노동당의 주요 정책이다. 매년 최저임금이 가까스로 몇 백원 오르고, 법정 노동시간이 준수되지 않고, 정부의 노동개혁 법안으로 보다 다양한 일자리가 비정규직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되면 좋지만 과연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궁금하다.

최저임금 1만원 법안 발의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 2월 22일, 노동당에서 최저임금 1만원을 국회 1호 법안으로 통과시키자 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최저임금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해서 정해야 하는데 명확한 기준 없이 사용자위원과 노동자위원이 싸우다가 퇴장하고 남은 공익위원들이 결정하는 방식으로 돼 있다. 또 최저임금위원회가 정한 금액 재심의를 국회가 하도록 바꿔야 한다. 그래야 최저임금 받는 노동자들에게 불리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기라고 본다. 법안에는 ‘2017년의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한다’는 점이 명시돼 있고, 그 이후로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과 연동해 올리도록 해 두었다.

처음 최저임금 1만원 요구가 나왔을 때가 2013년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되게 이상한’ 취급을 받았었다. 당시 민주노총도 6800원 정도를 주장했었던 걸로 알고 있다. 현재가 6030원이니 민주노총이 요구하던 정도는 된 거다. 박근혜 대통령 때 최저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아 지난 10년 동안 최고치라는 말이 나온다. 퍼센트를 따지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최저임금이 오름으로써 그 임금을 받는 사람들의 삶도 실제로 바뀔 수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알바노조를 중심으로 한 급진적인 정책이, 현재는 야당 대표 경선에서 주요 공약으로 나올 만큼 사회적 인식이 확장됐다. (이런 뜻을 가진) 정치인 한 명이 있다고 해서 바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회의원에 당선된다면 ‘최저임금 1만원’을 확보하기 위한 활동을 우선시하려고 한다.

7. 그동안 전국을 돌아다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말을 들었고, 선거운동을 하면서 무엇을 느꼈는지 이야기해 달라.

2주 동안 지역을 돌면서 기존 정치가 청년들의 고민을 대변할 수 없다, 아무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굳어졌고 제가 ‘직접’ 얘기해야겠구나 하는 확신을 가졌다. 지금의 청년 문제는 단지 20대여서 겪는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다. 그래서 앞으로 노동당이 이런 문제를 해결해서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는 정당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창원대에서 정당 연설회를 할 때 최저임금 1만원이 왜 필요한지, 소득이 왜 부족한지 등의 이야기를 할 때 최소한 추울 때 보일러를 켜고 자도 될 정도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자 나왔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때 한 학생이 30분 넘게 자리를 지키는 것을 봤다. 정치인들이 나와서 공감할 수 없는 어려운 이야기를 하기보다, 실제로 현실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언어로 말을 했을 때 더 잘 전달된다는 것을 느꼈다. 또, 우리 이야기가 싫거나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잘 들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 더 잘 들리고, 더 잘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할 것이다.

8. 그동안 자신 혹은 노동당의 목소리가 사람들에게 ‘잘 들리지’ 않았다고 했다. 여기에는 언론의 책임도 크지 않나. 특히 주류 매체에서는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에만 집중해 소수정당은 노출될 기회조차 잃고 있다. 어쩌다 보도되더라도 ‘얼짱’, ‘최연소’, ‘20대’ 등 눈요기가 될 만한 내용을 가볍게 훑는 정도다. 이 같은 언론 보도 행태를 어떻게 바라보나.

저는 언론이라면 잊혀지고 가려진 상태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해야 한다고 본다. 총선 보도에서 20대 후보를 소개하거나, 평소에 청년 문제를 보도할 에도 자극적인 내용 위주로 하는 게 사실이다. 소수정당이 언론에 보도되기 힘든 것은, 보수언론에서만의 문제는 아니다. 진보언론에서도 똑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겨레에서 청년 후보들의 주장을 담은 기획보도(링크)를 한 적이 있는데 노동당이 빠졌었다. 새누리당 이준석, 더불어민주당 장하나, 정의당 조성주, 녹색당 김주온 후보만 들어갔다. ‘청년에게 공정한 출발선을’이라는 기획이었는데, 소수정당에도 공정한 출발선을 보장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당시 노동당은 후보가 정해지지 않아서 못 들어갔다는 얘기를 하셨는데, 고양 덕양 갑에 출마한 신지혜 후보가 있었다. (* 예비후보 등록 마감 하루 전인 1월 13일 기준으로, 신지혜 후보는 고양 덕양 갑 예비후보로 등록돼 있었다. 출마 선언은 2월 4일에 했다)

진보언론에서도 일종의 소수정당 ‘배제’ 같은 일이 벌어지고, 전반적으로는 ‘이슈’를 만드는 식의 보도만 이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든다. 청년 문제를 다룰 때도 실제 청년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들에게 필요한 대안이 뭔지 고민하는 진지한 보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또, 자극적인 보도만 나간다고 하는데 사실 저는 자극적인 보도조차 잘 안 된다. 세월호 참사 추모 활동으로 카카오톡이 털렸을 때 기사가 나왔지만 거기서도 ‘여대생 용혜인’으로 많이 나왔더라. 노동당 비례대표 후보라는 점을 밝힌 건 TV조선이 유일했다. 앵커 첫 마디가 ‘노동당 비례대표 후보인 용혜인 씨’(링크)더라. 순수한 대학생이나 억울한 피해자가 아니라는 취지였겠지만 결과적으로는 TV조선만 선거 출마 소식을 알린 셈이다.

2월 25일자 TV조선 <뉴스를 쏘다> 보도. 용혜인 후보의 이름이 '용해인'으로 잘못 나갔다.

9. 선거와 관련해 이런 보도가 나오면 좋지 않을까 하는 것이 있다면?

이번 총선 때 노동당 정책이 굉장히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공약 몇 개 이런 식이 아니라 사회를 전체적으로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나름대로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선거에서는 결국 ‘정책의 경쟁력’이 부각되어야 하는데, 정작 보도는 친노-비노, 친박-진박-반박 이런 것 위주로 보도가 된다. 정책 비교 보도를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 유명한 인물이 많지도 않고 돈도 많지 않지만, 정책 쪽에서 강점을 갖고 이를 통해 선거를 잘 치르려고 하는 소수정당이 ‘있으니’ 여기에 주목해 줬으면 좋겠다. 참고로 노동당 정책(링크)은 당 홈페이지에도 게시돼 있다.

10. 다양한 정당이 있는데, 왜 ‘노동당’을 택했나. 유권자들이 노동당에게 투표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밖에서 잠자고 농성하고 단식을 해야만 언론에 보도되고, 그럼으로써 자기가 이 땅에 존재한다는 걸 알리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세월호 유가족, 인권위 건물에 올라가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등. 진보정당이라면 이런 사람들을 대변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는데, 이런 문제에 마지막까지 싸우는 사람들이 노동당이었다. 길거리에서 싸우는 것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안고 실제 그런 사람들의 목소리를 정치와 법안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드린다.

또,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해 해법을 제시하는 정당이 새누리당과 노동당밖에 없다고 본다. 새누리당은 노동에 대한 비용을 줄임으로써 수출 주도 기조를 유지하자는 것이고, 저희는 사람들에게 소득을 보장해 주는 방식으로 해결하자는 건데 이는 저희들만의 주장은 아니다. IMF, OECD 등도 저임금을 통한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미국, 일본이 최저임금을 1만원 정도로 올린 게 그 나라들이 잘 살아서가 아니라 신자유주의체제의 한계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만 기존의 기조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노동당은 ‘저성장’이라는 상황을 상수로 두더라도, 기존의 이윤을 독점해 갔던 사람들에게 이를 환수해서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분배하자고 주장한다. 체제의 전환, 경제위기의 해법을 제시하는 노동당, 싸우고 있는 사람들, 목소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안고 국회로 가려는 노동당을 지지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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