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의 총파업 투쟁이 31일로 6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일 새로 출범하는 KBS 제12대 노조 집행부(강동구 위원장·최재훈 부위원장)가 한나라당 언론 관련법에 대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하며, 언론노조 투쟁 동참을 선언했다.

그동안 총파업 투쟁을 방관해왔던 KBS노조가 투쟁 참여를 선언함에 따라 언론노조의 총파업이 더욱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나라당이 언론관련법을 비롯한 이른바 ‘MB악법’ 강행 처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KBS 12대 노조 집행부 임기는 1월1일부터 시작된다.

▲ 제3차 언론노조 총력 결의대회에 참석한 김덕재 KBS PD협회장, 민필규 KBS 기자협회장, 최재훈 KBS노조 부위원장 당선자, 강동구 KBS노조 위원장 당선자, 정조인 KBS 방송기술인협회장(왼쪽부터) ⓒ곽상아
강동구 위원장 당선자와 최재훈 부위원장 당선자를 비롯한 KBS구성원 20여명은 31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언론장악 저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언론노조 총파업 2차대회’에 참석해 “한나라당의 언론 관련법을 막아내는 것은 한나라당의 장기집권을 막아내는 것으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0일 총파업 2차대회에 KBS 사원행동 구성원들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지금부터 함께 하겠습니다”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참석한 적은 있으나, 차기 KBS 노조 집행부가 언론노조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에 대해 “언론 장악을 저지하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에는 언론 노동자가 둘이 될 수 없다”고 처음 참석한 차기 KBS 노조 집행부를 격려했으며, 시민들도 큰 박수를 보냈다.

▲ 최재훈 KBS노조 부위원장 당선자(왼쪽)와 강동구 KBS노조 위원장 당선자(오른쪽) ⓒ곽상아
강동구 위원장 당선자는 “이제까지 (노조 위원장) 임기가 시작되지 않아 참여하기를 꺼려했지만 사안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조합원들과 함께 이 자리에서 투쟁 할 것”이라고 첫 말문을 열었다.

그는 “시간이 흐르고, 권력자가 수없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은 권력자가 언론에 재갈을 물려 장악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언론 장악 음모를 분쇄해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7개 언론 악법 저지 투쟁은 일부 방송사의 민영화를 막기 위한 투쟁이 아니다”면서 “함께 투쟁해 KBS가 선봉에 서 투쟁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최재훈 부위원장 당선자도 “언론 악법은 한나라당의 장기 집권을 위한, ‘극우 파시즘’으로 몰기 위한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은 언론 장악 통해 극우 보수 세력과 계략을 꾸미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어 “KBS노조를 향한 우려의 시선을 잘 알고 있다”면서 “투쟁의 선봉에 서 한나라당의 언론 관련법을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차기 KBS노조는 지난 노조와 입장이 다르다. 한나라당의 언론 관련법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법”이라며 “차기 노조 집행부를 두고 ‘친이병순 노조’라는 억지를 접어주었으면 하고, 지난 KBS 노조 역사를 보면 노조는 악법에 대해 늘 투쟁 해왔다”고 강조했다.

▲ KBS 조합원이 손팻말을 들고 ‘언론악법 철회’를 외치고 있다 ⓒ곽상아
KBS 차기 노조는 집행부 구성이 끝나는 대로 오는 2일 특보를 통해 ‘언론 악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언론 악법’의 문제점을 홍보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투쟁 전선을 형성한다는 방침이다.

KBS 직능단체들도 지난 노조 집행부에 대한 아쉬움과 차기 노조 집행부에 대한 격려의 말을 함께 전했다.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 이 자리에 나온 당선자들을 보니 감개무량하다”며 “노조 집행부가 바뀌는 사이 많이 무력해져 양심있는 (KBS) 언론인들이 굉장히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민필규 KBS 기자협회장도 “내부에서 ‘KBS 쪽팔리다’를 비롯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회 차원에서 투쟁에 나서기가 쉽지 않았고, 노조가 투쟁에 나서길 기다리고 있었다”며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 조와 함께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KBS 구성원 20여명은 ‘언론노조와 함께하는 KBS 사원행동’의 이름으로 “족벌신문+방송=여론 독점” “분별없는 규제철폐 공영방송 작살난다”등의 손팻말을 들고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주최 쪽 추산 약 1200명의 언론인들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밤 8시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에서 집결해 촛불문화제에 참석할 계획이다.

▲ 언론노조 총력결의대회에 취재 온 일본 NHK 방송사 ⓒ곽상아

▲ 박상권 MBC기자(왼쪽)와 오상진 MBC 아나운서(오른쪽)가 아프리카 TV를 통한 결의대회 생중계를 진행하고 있다. ⓒ곽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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