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옥 EBS 이사(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에 지원했다. 안 이사는 14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어제(13일) 오전 비례대표 신청 서류를 제출하면서 6개월치의 당비를 납부하고 입당 원서를 썼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는 14일자로 사표를 수리했다.

그러나 EBS 내에서는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안양옥 이사는 지난 2014년 동료이사 폭행사건의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진했다가 2015년 9월 ‘명예회복’ 차원으로 다시 EBS 이사가 됐다. 두 번 모두 교총 추천으로 ‘셀프 추천’ 논란이 있었다. 그리고 이사에 다시 선임된 지 6개월여 만에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을 한 것이다. 방통위 고삼석 상임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EBS이사직이 정계로 가는 징검다리입니까”라고 꼬집었다. ‘정당법에 의한 당원’을 임원의 결격사유로 정한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위반 가능성도 있다.

14일 방통위와 안양옥 이사의 말을 종합하면, 안 이사는 지난 11일 오후 서남수 EBS 이사장(전 교육부 장관)에 사의를 밝혔다. 교총은 12일(토) 방통위에 사표를 보냈다. 안 이사는 13일 오전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자가 되기 위해 신청서류와 함께 입당원서를 제출했다. 14일 방통위는 이날 도착한 사표를 접수, 수리했다.

안양옥 이사는 이날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에는 도종환 의원(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청주지부장 출신)이 있고 정의당에는 정진후 의원(교사‧전교조 위원장 출신)이 있는데 새누리당은 교원과 교육현장을 홀대한다. 교사로서는 EBS 이사가 더 가치가 있지만 이번에 비례를 신청한 것은 새누리당에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사람을 뽑아 달라’고 액션을 취한 것”이라며 비례 신청 이유를 밝혔다.

그는 ‘폭행사건으로 불명예 퇴진을 했다가 재입성한지 얼마 안돼 다시 이사직을 그만두고 국회에 가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미디어스 질문에 “EBS 이사직을 팽개치고 권력을 좇는 사람으로 비쳐지는데 아니다. 입신양명이 아니다. 나는 누구보다 EBS에 많은 도움을 주고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EBS에 많은 기여를 했고 국회에 가서도 EBS를 많이 돕고 성원할 생각으로 비례대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입당서류를 제출한 날짜(13일)가 방통위의 사표 수리일(14일)보다 앞선다는 점 때문에 안양옥 이사가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은 “사퇴서가 공식 수리돼 이사직을 상실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는 명백한 ‘교육방송공사법’ 위반이자 교육방송 EBS의 정치적 독립과 중립을 침해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안양옥 이사는 “공사법에 ‘정당원은 임원이 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는지 몰랐다”며 “법률을 확인하고 절차를 밟아 합리적으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방통위 행정법무담당관실의 한지혜 사무관은 “입당서류가 언제 처리가 됐는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안양옥 이사는 “아직 입당 서류가 처리되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안양옥 이사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찬성 여론을 주도한 인사다. 이 때문에 그가 동료이사 폭행사건의 가해자로 불명예 퇴진했음에도 재차 EBS 입성했을 당시, EBS 안팎에서는 안 이사가 교청 회장으로 국정화 찬성 여론을 주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한편 안양옥 이사는 폭행사건과 관련, “당시 이종각 이사를 폭행하지 않았다. 경찰을 불러 제가 가해자가 됐고, 화해하기 위해 사과문을 쓴 것이다. 그 분이 강요해서 사과문을 썼고 자진해서 이사직을 그만뒀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미디어스 2015년 9월 8일자 <‘동료 폭행’ 사과문까지 쓴 안양옥, EBS 재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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