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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녹취록, 노조-야당이 정파적 활용”방통위 자료요청‧현장조사 권한 두고 의견 대립 여전…김석진 위원 “정파적 주장 자제해야”
박장준 기자 | 승인 2016.03.04 14:18

MBC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이 보수인터넷신문 폴리뷰의 박한명 편집국장 등과 만난 자리에서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증거 없이 해고했고, 자신이 각종 프로그램의 아이템과 출연자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힌 이른바 ‘MBC 녹취록’이 드러난지 두 달이 가까워지고 있으나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는 MBC(사장 안광한)와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야당 추천 상임위원인 김재홍 부위원장과 고삼석 위원은 방통위가 이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최성준 위원장과 이기주 김석진 위원 등 정부여당 추천 상임위원들은 MBC 녹취록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은 방통위의 권한 밖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방통위가 개입하지 않는 까닭에 공영방송사에서 일어난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 그리고 방송통제 의혹에 대해 해결 주체가 없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MBC 출신이자 새누리당 추천으로 방통위에 들어온 김석진 위원은 4일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자리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조능희)와 언론운동단체, 그리고 야당이 MBC 녹취록 사태를 진영논리에 입각해 정치적 주장을 관철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방통위가 나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고삼석 위원에 “정파적 이익을 대변하는 주장은 자제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김재홍 부위원장과 고삼석 위원은 녹취록 파문 직후부터 △방통위가 2013년 MBC를 재허가하면서 ‘2012년 파업에 따른 조직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고, 방송 프로그램 제작 차질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권고했고 △MBC 녹취록에 나온 방송통제는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한 방송법 제4조를 위반한 것이며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는 방통위가 방송사의 재허가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할 수 있고, 방통위가 방송문화진흥회의 관리감독기구인 점 등을 들어 방통위가 MBC 녹취록 사태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 한달 전인 2월4일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당시에도 같은 장면이 반복됐다. 김재홍 부위원장(사진 왼쪽)과 고삼석 상임위원은 방통위가 MBC와 방송문화진흥회에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이들에 대해 특별조사를 벌여야 한다는 입장이나, 이기주 상임위원(가운데)와 김석진 상임위원은 방통위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가 법적 근거 또한 없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최성준 위원장(오른쪽) 또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진=미디어스)

김재홍 부위원장은 4일 전체회의에서 그 동안 최성준 위원장 등 정부여당 추천 상임위원들이 다수결을 무기로 삼아 소수의견을 묵살했다며 그 사례로 ‘MBC 녹취록 사태’를 들었다. 고삼석 상임위원은 “MBC 녹취록 사태의 경우, 우리가 충분히 진상조사와 자료제출 요구를 할 수 있다. 이를 위한 법적 근거가 방송법, 방통위 설치법, 방문진법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개입하지 않기로 한) 과정에서 느낀 것은 ‘다수의 위원들이 권한이 없다고 해석하면 방통위와 위원 개개인의 권한이 무력화된다’는 것이다. 방송의 공적 책무, 공공성, 공익성을 위해 방통위는 방송계 현안을 살피고 입장을 내고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 ‘위원회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 ‘노사,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하는데 자율적으로 해결된 문제가 어디 있나. 다수 위원들에 의해 소수 의견이 묵살되고, 법이 부여한 권한과 직무를 수행하는 데 (방통위의 다수결 관행이) 방해가 되면 더 한 결심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성준 위원장은 “MBC 녹취록과 관련해서 회의석상과 간담회에서 많은 논의를 했다. 같은 법 조항을 해석하는데 의견이 갈린다. 다수결로 하자고 한 적은 없다. 의견이 갈리기 때문에 논의를 해왔던 것이고, 다수가 ‘우리 권한과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법을 집행하는 행정기관으로서 해당 조항에 맞게 법을 집행해야 한다.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인다는 방송법의) 선언적 규정에 따라 (MBC에 자료를 요구하고 녹취록 사태를 조사하자는) 그 방향으로 가자는 것은 (세부적인) 적절한 법률에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삼석 위원이 “1, 2기 방통위의 해석만 보더라도 (방통위가 MBC 녹취록 사태에 개입할 수 있다는) 해석은 무리한 것이 아니고 무리한 권한 행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하자, 최성준 위원장은 “그 부분은 앞으로 같이 한 번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석진 상임위원은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이 정파적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며 정치쟁점화된 사태에 방통위가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석진 위원은 “사안의 성격상 정치적 쟁점화가 돼 있고 정치적 이슈로 번져나갈 우려가 큰 사안에 대해서는 정파적 이익을 대변하는 주장들은 자제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MBC 녹취록 사태에 대해 “노사 간 쟁점이 돼 있는 부분이고, 노조의 주장이 시민단체와, 이런 표현을 쓰기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쓴다면, 진영논리에 입각해서 정치적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움직임과 맞닿을 수밖에 없는 그런 우려가 되는 사안”이라며 “(방통위는 MBC노조와 시민단체, 야당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선거 앞두고 민감한 시점에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행정기관에서 그런 정파적 이익을 반영하려는 움직임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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