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19.8.22 목 13:52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고&칼럼
독일 방송수신료, 혜택 아닌 '책무'[독일벼리] 수신료 공공성 강화에 투입하는 독일 공영방송
장성준 / 언론학박사, 미디어스 독일통신원 | 승인 2016.03.04 10:08

독일의 높은 방송수신료는 공영방송을 상업 활동에서 자유롭게 유지하여 혹시나 발생할지도 모르는 기업들의 방송개입을 예방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방송광고를 운영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공영방송사는 극히 제한적 수준인 연간 방송전체송출시간의 2%로 판매 가능하며, 이를 초과할 경우 연방협약에 의해서 제재를 받게 된다. 공영방송사들은 자체 운영규칙 중 별도로 ‘광고, 스폰서링, 경품제공 및 PPL광고에 대한 원칙’(Richtlinien feur Werbung, Sponsoring, Gewinnspiele und Produktionshilfe)을 제정하여 유사광고행위 자체도 일부만 허용하고 있다. 또한 공영방송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전국방송 외 케이블채널과 지역공영채널들에서는 광고판매 자체가 금지되어 있고, 라디오채널들은 지정된 시간대에서만 광고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공영방송광고의 광고시장점유율은 상당히 낮다. 그래서 텔레비전을 켜면 쉴 틈 없이 방송광고가 나오고, 프로그램 내 간접광고가 난무하는 국내의 공영방송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방송수신료 규모, 방송광고시장의 순수익과 비슷해

독일공영방송사 운영기반인 방송수신료수입은 연간 40억 유로를 상회한다. 독일미디어청연합(ALM)의 2015년 연례보고서(Jahrbuch)에 따르면 방송수신료수입은 2014년 예측 47억 7400만 유로(약 6조 6836억 원)규모를 보여 역대 최고액을 징수했다. 이와 비교했을 때 방송광고판매 순수입은 42억 8900만 유로(약 6조 46억 원)로 방송수신료보다 약 5억 유로 낮았다. 관련 자료에서 나타나듯이 2003년부터 현재까지 방송광고수신료수입이 2003년부터 현재까지 약 3~4억 유로 규모로 방송광고시장보다 높았기 때문에 2013년 방송수신료징수를 확대한 효과로만 보기는 어렵다. 단지 공영방송이 상업방송에 비해서 재원확보가 용이하다는 특징과 안정적인 수신료징수가 진행되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할 뿐이다.

출처: ALM(2015). Jahrbuch. 75쪽.

반면 방송광고수입은 공영방송이 상업방송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독일상업방송협회(VPRT)의 2015년 자료를 보면 2014년도 상업방송의 방송광고수입은 40억 유로 공영방송은 3억 유로로 집계되어 상업방송광고수입대비 공영방송광고수입은 10% 수준도 되지 않는다. 독일방송시장수익에서 유료상업채널수익 21억 유로, 텔레쇼핑수익 15억 유로, 상업방송의 기타방송수익 15억 유로, 공영방송의 기타방송수익 5억 유로 등을 감안할 때 공영방송광고시장이 방송시장수익에서 가장 작은 규모라는 것은 확연히 들어난다. 방송광고를 운영하는 대신 방송수신료로 사회책무를 다할 것을 강조하는 독일방송시스템의 특징이다.

독일공영방송채널: 운영목적과 장르에 따른 채널다양화

독일 공영방송사는 ARD(Arbeitsgemeinschaft der oeffentlich-rechtlichen Rundfunkanstalten der Bundesrepublik Deutschland)와 ZDF(Zweite Deutsche Fernsehen) 두 개가 운영되며, 두 방송사의 성격은 조직구성과 운영방식에서 조금 다르다. 지난 글에 잠시 소개했지만 다시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 시스템이다. 먼저 ARD는 전국 14개 미디어청(Medienanstalten)이 회원으로 운영되는 연합기관이며, 방송권역은 지역공영방송사 9개로 구분되어 있다. ARD의 지역방송사 9개는 전국채널 das Erste를 공동으로 운영하는데, 프로그램 제공은 ‘방송기여도분담비율’(Fernsehvertragsschluessel)에 따라서 결정된다. ARD의 회원사 9개 지역공영방송들은 자체적으로 ‘제3공영채널’(drittes Programm)을 지역에 따라 별도로 송출한다. 텔레비전 채널 뿐만 아니라 여러 개의 온라인/지상파/DAB+등의 라디오채널을 운영한다. 반면 ZDF는 단일조직으로 ARD의 여론독점을 방지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방송국이다. 마인츠(Mainz)에 본사를 두고 있는 ZDF는 전국채널 ZDF를 송출하며, 단일조직이기 때문에 별도의 지역공영채널은 운영하지 않는다.

ARD연합과 ZDF는 프로그램 장르에 따라서 별도 케이블 채널들도 운영한다. ARD에서 운영하는 채널로는 뉴스전문채널 Tageschau24, 오락전문채널 Einsfestival, 2015년 신설한 교육/교양채널 BR-alpha가 있으며, ZDF는 드라마전문채널 Zdfneo와 교양채널 Zdfinfo를 운영한다. ARD연합과 ZDF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채널은 지상파/케이블 어린이전문채널 KiKA와 케이블채널 phoenix가 있다. 2016년도에는 청소년/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전문방송채널 JuKa를 신설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기존에 송출했던 채널 두 개(Einsplus, ARD/ Zdfkultur, ZDF)를 폐지했다. 이 외에도 독일어권 송출 위성방송인 3sat을 스위스/오스트리아 공영방송과 함께 공동기금을 출자하여 운영하며, 예술전문채널인 arte를 프랑스공영방송과 공동출자로 운영한다. 이상의 채널들에선 방송광고가 금지되기 때문에 방송수신료로만 재원이 충당된다. 즉, 높은 방송수신료에 맞게 상업 활동이 배제된 채널의 다양화가 구성되어 있는 체제다. ARD연합은 전국채널 das Erste를 제외한 다른 채널들을 ARD회원사들에게 분담시켜 주관 주(州)와 지역공영채널방송사에 조직을 운영토록 한다. 반면 ZDF는 하나의 조직이기 때문에 본사내에서 해당채널들을 위한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독일공영방송 프로그램 중 생방송의 경우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지만 송출된 프로그램은 그 성격과 가치에 따라서 최소 7일부터 무기한으로 온라인 재시청이 가능하다. 2009년 12차 연방방송협약 개정 이전까지는 무기한으로 온라인 재시청이 가능했지만, 상업방송협회의 항의에 따라 ‘3단계 검사’(Drei-Stufen-Test)를 통해 선별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제공가능 기간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일반프로그램 7일, 정치시사프로 1년, 국가이벤트와 행사, 축구(국가대표 및 프로축구) 1일, 다큐멘터리 무제한, 교육프로그램 최대 5년 등이며, 영화 및 콘텐츠판매는 불가능하다.

방송수신료는 공영방송사에게 혜택이 아닌 책무

독일공영방송사들이 방송채널을 개국한다는 것은 전국송출 공영채널 두 개를 제외한 텔레비전 채널들에서는 광고수익이 없기 때문에 정해진 재원 안에서 지출을 늘리는 행위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새로운 채널을 개국하거나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소극적이지는 않다. 공영방송사들은 지역별로 온라인방송사를 신설하여 시청자를 모으며, 기타 교육사업과 사회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여기에 공영방송이 대표적 상업행위인 광고유치를 통해 일정부분이라도 재원을 충족하고 있다는 점에서 광고송출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력하다. 실제로 지난 2월 서부독일방송(WDR)은 제한적이지만 지역 내 상업텔레비전/라디오방송, 지역신문, 잡지 등의 안정적인 재원확보를 보장하기 위해 자사에서 운영하는 라디오채널의 방송광고를 대폭 감소하기로 결정했다. 방송광고에 대한 문제는 조금 다르지만 전국을 권역으로 하는 방송(공영방송/상업방송 모두 해당)들이 지역광고를 유치하지 못하도록 하는 19차 연방방송협약도 발효되어 공영방송광고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온라인 재시청 서비스에서도 공영방송콘텐츠는 광고게재가 금지되어 추가 수익은 없다. 방송광고수입을 줄이라는 법과 제도의 압박이다.

독일사례를 소개하면서 국내에서 방송수신료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마치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는 의견으로 왜곡될 것으로 보일까 조심스럽다. 하지만 요지는 독일의 사례를 봤을 때 공영방송사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방송수신료수입이 안정적으로 확보된다는 것은 수입이 안정적이라는 의미와는 다르다는데 있다. 방송수신료는 시민들에게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시청권을 저해해서는 안 되고, 그들을 위한 방송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해야 한다는 책무이다. ARD연합과 ZDF가 여러 채널을 운영하는 근거가 여기에 있으며, 방송광고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반박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방송수신료 인상에 앞서 독일의 높은 방송수신료를 부러워하기 보다는 제도들에서 오는 제약들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 중 하나가 이번 글에서 언급한 공영방송사의 운영개괄이다. 다음 호에서는 공영방송사의 광고운영원칙들에 대해서 언급해보도록 하겠다.

장성준 / 언론학박사, 미디어스 독일통신원  webmaster@mediaus.co.kr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보내주신 후원금은 더 나은 기사로 보답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임진수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Copyright © 2011-2019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