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19.9.18 수 12:12
상단여백
HOME 미디어비평 탁발의 티비 읽기
‘시그널’, 포기하지 말란 말의 진짜 의미[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6.02.27 19:07

이미 11회까지 온 드라마지만 이 시점에서 중요한 단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제 대단원을 향한 마지막 스퍼트가 남은 지점에 왔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2015년의 박해영이 1989년의 이재한과 무전교신을 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면서 영구미제로 사라질 뻔했던 사건이 해결이 되고 박해영은 몰랐지만 이재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차수현과 함께 미제사건전담팀의 일원이 됐다.

▲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

새삼스럽게도 그 과정에 설명이 되지 않는 우연이 없었다는 것이 놀랍다. 보통의 드라마에서 생략되거나 혹은 시청자가 인내해야 할 우연의 남발 따위는 이 드라마에서 찾을 수 없다. 어쨌든 그렇게 시작된 과거의 이재한과 현재의 박해영, 차수현이 얽힌 복잡한 실타래는 이런저런 사건을 해결하거나 혹은 언급하면서 마침내 이재한의 수첩에 붙어 있던 메모지의 마지막 사건 인주여고생사건에 도달한 것이다.

그런데 인주여고생사건은 박해영의 사연이 있는 것이다. 동시에 이재한이 실종되는 계기가 된 사건이다. 박해영에게는 억울하게 친형이 죽게 된 사건이고, 차수현에게는 선배이자 사랑하는 사람이 실종된 사건이다. 그만큼 중요한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전에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드라마 속 인주여고생사건의 실제 모델이다.

▲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

바로 밀양여중생 성폭행사건이다. 이 사건은 워낙에 큰 충격을 주었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혹시 모르더라도 쉽게 인터넷 검색 몇 번이면 쉽게 전모를 알 수가 있다. 또한 무명배우 천우희를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에 오르게 한 영화 한공주가 다룬 사건이기도 하다. 영화화가 될 정도로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진 의문이 컸다는 것인데 시그널 작가는 또 어떻게 다가갈지 기대가 된다.

이 사건은 어떻게 보면 사회 전부가 저지른 범죄라고도 할 수 있다. 밀양사건은 두 가지의 개념이 상충되었다. 미성년자 성폭행, 집단성폭행 등과 가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이다. 결국 미성년자 성폭행이라는 사실보다 가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점에 무게가 실렸다. 과연 이것이 정의로운 해결이었을까?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시그널이 이 사건을 다시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결말 부분에 배치한 것은 그 정의롭지 못한 해결에 대한 아쉬움과 위로를 위한 것이라 생각된다.

▲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

그 중요한 메시지는 26일 방영된 11회에서 보여주었다. 박해영과 차수현이 추격 끝에 홍원동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잡았다. 그리고 이재한과 교신을 했다. 범인을 알고 싶어 하는 이재한에게 박해영은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 사건이 미제로 남는 것은 누군가가 포기하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했다. 그 말대로 이재한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엔 범인을 체포했다.

박해영은 자신만이 알고 있는 홍원동 연쇄살인사건의 피해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얼마 전까지는 피해자 사진으로만 남았던 사람들이, 그 딸이 성장해서 화목한 모습을 보는 박해영의 시선은 따뜻했고,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가해자들을 쫓아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시선이 작가의 것인 것도 분명하다.

▲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

박해영이 한 포기하지 말라는 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재한이 먼저 했고, 더 자주했다. 그것은 작가가 이 말에 갖는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어법상 오류다. 이재한과 박해영이 서로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서로 남의 말 듣지 않는 무개념자이거나 아님 들어야 할 사람이 두 사람이 아닌 경우다. 후자라고 믿게 된다.

포기하지 말라는 말은 바로 이 사회에 주는 메시지다. 그래서 시그널은 아프다. 아파야만 한다는 메시지일 것이다. 미제사건팀의 김계철 형사가 우스개처럼 반복하는 오대양사건은 비록 다루지 못하겠지만 그 의미는 잊지 말라는 것이다. 미제사건은 미제사건이 아니라 사회가 포기하고, 잊어버리는 사건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잊지 않으면 미제사건은 범인이 잡히지 않더라도 미제사건이 아닌 것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4월 16일이 다가온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임진수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19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