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녹취록’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가 그치지 않고 있으나 MBC의 관리감독 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 상임위마저 역할을 포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새누리당이 미방위 개최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홍문종, 이하 미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동은 19일 “새누리당의 미방위 상임위 개최 거부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새누리당 소속 홍문종 미방위원장과 박민식 간사가 2월 임시국회 상임위 개최를 거부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측은 “(상임위 개최 거부를) 아무 이유도 제시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 홍문종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회 미방위에서 MBC녹취록 관련 논의가 진행될지 여부에 언론계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MBC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이 폴리뷰 박한명 편집국장 등과 만나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와 관련해 “증거 없이 해고했다”고 말한 이른바 ‘MBC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파문이 계속 커져왔기 때문이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 밖에도 MBC <시사매거진2580> 등에 대한 간부들의 개입과 MBC <무한도전> 등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좌경화 발언, MBC 프로그램 출연 청탁 등 다양한 문제들이 드러나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하는 등 법정소송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 문제와 관련한 청문회 개최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방송통신위원회는 MBC녹취록 사태와 관련해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관련기사 : 방통위, MBC녹취록 조사도 전에 “사적인 자리”로 규정…“법인카드 사용 확인했나?”). MBC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의 백종문 본부장 출석도 유야무야되는 분위기다(▷관련기사 : 고영주 등 , MBC 녹취록에 대해 “사적 술자리 대화 논의하는 것 창피”). 만일 이 문제를 국회 미방위에서 다루면 최성준 방통위원장과 고영주 방문진이사장이 업무보고를 위해 출석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2월 임시국회 상임위에서는 각 소관부처의 2016년 업무보고를 받고 MBC의 묻지마식 해고 논란에 대한 진상규명과 함께 SK와 CJ헬로비전의 합병 등 방송·통신산업 전반 그리고 이동통신요금 인하를 위한 관련법 논의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안이 이렇게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임위 개최를 거부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으로서 무책임의 극치”라며 조속한 상임위 개최를 촉구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