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에 이어 13일 연이어 방영한 MBC <무한도전-못친소 페스티벌 시즌2>(이하 <무한도전-못친소2>)에선 대놓고 참가자들 중 제일 못생긴 사람을 뽑는다. <무한도전-못친소2>에서 벌이는 게임도 참가자들이 얼마나 못생겼는지 가늠하기 위함이고, 참가자들을 소개하는 유재석의 멘트나 방송 내내 나오는 자막 또한 이들이 얼마나 못생긴 사람들인지 끊임없이 시청자들에게 주입시킨다.

그런데 <무한도전-못친소2>가 못생겼다는 말을 늘어놓을수록, 시청자들은 아이러니하게 그 정반대의 생각을 품게 된다. 그렇다, 그들은 못생긴 게 아니라, 개성 넘치는 매력남이다. 다만, <무한도전-못친소2>가 이들을 ‘못친소’로 묶어놓은 것은 순전히 예능적 재미를 위해서다.

▲ MBC <무한도전-못친소 페스티벌 시즌2>

<무한도전-못친소2>에서는 출연자들을 두고 “웃기게 생겼다” “물에 빠진 생쥐 같다” 등의 덕담을 아끼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눈에 띄게 못생겨야 주목을 받고,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 그래서 지석진처럼 자신은 결코 못생기지 않았다면서 강력 부인하는 일부 출연자도 보이긴 하지만, 대부분은 가장 튀어 보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첫 인상 투표에서도 박빙의 대결 끝에 1, 2위를 차지한 우현과 이봉주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견고해보이던 그들의 왕좌가 불안해 보인다. 다름 아닌 다크호스 김태진, 하상욱의 못생김이 점점 두각을 나타나고 있기 때문. 그리고 하상욱 또한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이렇게 된 이상 우승으로 간다’는 글을 남겨, 자신의 남다른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 MBC <무한도전-못친소 페스티벌 시즌2>

이미 4년 전 방영한 시즌 1을 통해 수많은 예능 유망주를 탄생시킨 <무한도전-못친소>는 2년마다 열리는 <무한도전 가요제>와 함께 <무한도전> 대표 스타발굴의 장으로 통한다. 그 이후 기획된 ‘예능캠프’, ‘무도큰잔치’, ‘바보전쟁’ 모두 ‘못친소’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다. 특히나 작년 10월에 방영한 <무한도전-바보전쟁>은 연예계 대표 뇌순남, 뇌순녀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들의 지식을 뽐낸다는 컨셉에 있어 ‘못친소’ 두뇌버전을 떠올리게 했다.

‘바보전쟁’이 그랬듯이, 그보다 역사가 더 오래된 ‘못친소2’ 또한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출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의 ‘못생김’을 마음껏 뽐낸다. 외모 지상주의, 학력지상주의가 뿌리 깊은 사회에서 대놓고 제일 못생긴 사람을 뽑고, 누구의 머리가 더 순수한지 대결을 펼치는 <무한도전>의 발칙함은, 잘생기고 똑똑하게 보이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야하는 한국 사회에서의 피로감과 자기보다 못나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무시하는 경향이 큰 사람들의 허세를 통렬하게 꼬집는다.

▲ MBC <무한도전-못친소 페스티벌 시즌2>

하지만 <무한도전-못친소2>는 우리 사회에 단단하게 뿌리내린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제시하기 이전에,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웃음을 안겨주기 위해 마련된 특집이다. 여기에, 예능 유망주로 주목받게 될 스타 탄생은 덤이다. 벌써 우현, 김태진, 하상욱 등 여러 출연자들 중에서도 단연 발군인 이들에 대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대놓고 외모 품평회를 벌인다고 하나, 사실은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주는 <무한도전-못친소2>를 통해서야 그간 철저히 가려져 있던 출연자들의 진짜 매력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출연자 각자의 매력이 돋보이는 <무한도전-못친소2>에서 영예의 2대 ‘F1’을 차지하는 이는 과연 누구일까. 다음 주에 이어질 <무한도전-못친소2> 3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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