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이 4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우리은행은 7일 오후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스타즈와의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6라운드 홈경기에서 출전 선수들의 고른 활약 속에 65대 58로 승리, 이번 시즌 KB스타즈와의 상대전적에서 5승 1패로 우위를 유지함과 동시에 시즌 24승(4패)째를 올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2위 부천 KEB하나은행(15승12패)에 8경기 차로 앞서 있던 우리은행은 이날 승리로 2위 KEB하나은행이 앞으로 순위를 뒤집을 가능성을 제거, 남은 7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시즌 28경기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한새 선수와 감독이 7일 오후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KB 스타즈와 경기에서 승리,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즌 28번째 경기만의 자력 정규리그 우승은 여자프로농구 단일리그 사상 역대 최소경기 정규리그 우승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인천 신한은행이 2010-2011시즌에 세운 29경기(26승3패)였다.

작년 2월 23일 구리 KDB생명과의 경기에서 74-71로 승리를 거두고 시즌 전적 26승 5패로, 정규리그 4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3년 연속 우승을 확정지었던 우리은행은 시점 상으로도 2주 이상 정규리그 우승을 앞당겨 이뤄냈다.

여자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은 지난 9일 구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구리 KDB생명과의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5라운드 첫 경기에서 68-57으로 승리, 13연승을 내달리며 시즌 19승 2패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초반 우리은행의 페이스는 지난 시즌에 비해 다소 떨어져 보이는 것이 사실이었다. 임영희, 박혜진, 양지희 등 주전급 선수들이 시즌 전에 아시아선수권(중국 우한) 출전을 위해 대표팀에 차출됐다가 돌아와 국제대회 출전의 피로감을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시 팀에 합류, 새 시즌 정규리그를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기도 했고, 대표팀에서 돌아온 선수들과 한국에 남아 팀훈련을 이어온 선수들과의 호흡에도 문제가 있어 보였다.

▲ 7일 오후 강원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한새와 KB 스타즈 경기에서 KB 변연하가 수비를 피해 드리블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지난 시즌 막판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치료와 재활에 매달려온 주전 가드 이승아의 공백을 이은혜가 잘 메워주기는 했으나, 이승아가 있을 때와 비교하면 분명 위험 요소를 노출한 상태에서 정규 시즌 개막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 초반부터 선두를 지키기는 했으나 2라운드까지 두 차례 패배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개막 16연승이라는 경이로운 연승행진으로 극강의 면모를 과시했던 것과 비교할 때와는 분명 차이가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후 경기를 거듭하면서 우리은행은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더 안정적이면서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2라운드 막판부터 5라운드 첫 경기까지 치른 13경기를 내리 이기며 사실상 지난 시즌과 같은 페이스로 리그 일정을 운영했다.

그리고 이번에 한국프로농구 역사상 최소 경기 정규리그 우승을 이뤄내면서 지난 시즌에 비해 더 좋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지난 2011-2012시즌 7승 33패라는 전적으로 4년 연속 리그 최하위라는 치욕을 경험했던 우리은행은 위성우 감독, 전주원-박성배 코치 부임 이후 4시즌을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드라마틱한 역사를 이어가게 됐다.

▲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한새가 7일 오후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KB 스타즈와 경기에서 승리,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위성우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은 신한은행의 코치로서 신한은행의 한국 프로스포츠 최초 6년 연속 통합우승을 이끈 주역으로서 우리은행의 사령탑에 오른 이후 혹독한 체력 훈련으로 선수들을 내몰았고,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4쿼터 40분 내내 강력한 압박수비와 속공을 펼칠 수 있는 빠르고 강한 팀으로의 팀 체질개선을 시도했다. 팀 내부에 뿌리 깊이 박혀 있었던 패배의식을 걷어버리는 것도 팀 체질개선 노력 가운데 중요한 요소였다.

결과적으로 그 노력은 성공을 거뒀고, 우리은행이 4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와 같은 노력이 녹아 있다.

티나 톰슨, 사샤 굿렛, 샤데 휴스턴, 쉐키나 스트릭렌까지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이 우리은행의 연속 우승 행보에 큰 도움을 줬지만 우리은행의 4년 연속 우승은 임영희, 박혜진, 양지희, 이승아, 이은혜 등 위성우 감독이 키워낸 국내파 선수들의 존재를 중심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

위성우 감독은 지난 4일 용인 삼성생명을 상대로 여자프로농구 사상 7번째로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감독 데뷔 132경기 만에 거둔 성과다. 위 감독은 프로팀 감독으로서 101번째 경기에서 한국여자프로농구의 새 역사를 썼다.

우리은행이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을 때만 해도 우리은행 선수들은 코칭스태프의 지시에만 충실할 수 있는 선수들이었다. 그런 이유로 전주원 코치는 우리은행 선수들에 대해 “촌스럽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 풀리던 경기를 선수들 스스로 풀어나가는 모습이나 승패의 갈림길에서 결과적으로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이기는 농구’를 선수들 스스로 만들어내는 모습 등 이번 시즌 4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이루는 과정에서 보여준 우리은행 선수들의 플레이나 경기 운영은 그들이 더 이상 ‘촌스러운 아이들’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볼 수 있다.

스포츠 전문 블로거, 스포츠의 순수한 열정으로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꾼다!
- 임재훈의 스포토픽 http://sportopic.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