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추위가 지배하는 아이슬란드로 떠난 청춘들의 이야기가 끝이 났다. 그들의 여정 뒤 느릿하게 아프리카로 간 청춘들의 이야기가 예고편으로 이어지며 시청자들을 흥분하게 한다. 태풍과 폭설이 몰아치던 아이슬란드에서의 청춘들의 마지막 이야기는 '함께'라는 화두를 우리에게 전달해주었다.

포스톤즈의 행복한 여행;
짠돌이 포스톤즈의 즐거운 아이슬란드 여행엔 '함께'가 중요한 가치였다

오랜 무명 시절을 경험하고 성공한 이들의 여행은 그래서 더욱 간절하고 행복해 보였다. 이제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이들의 여행은 보는 이들도 행복하게 해주었다. 가장 척박한 자연 환경 속에 내던져진 청춘들의 여행은 역설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되었다.

처음 도착했던 레이캬비크로 돌아가는 길은 말 그대로 상상도 할 수 없는 자연과의 만남이었다. 아이슬란드에서도 이례적인 강풍과 폭설이 함께한 그날 돌아가지 않으면 귀국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들은 레이캬비크로 향해야만 했다. 현지 가이드가 앞장서고 포스톤즈가 가운데 끼어 조심스럽게 목적지를 향하는 형식이었다.

▲ tvN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

앞차의 비상등을 보고 겨우 진행할 정도로 눈 밖에 보이지 않는 도로는 위험천만이었다. 아이슬란드의 자연이 얼마나 척박하고 무서운지는 눈이 오면서 얼어, 틈틈이 쉬면서 언 눈을 제거하지 않으면 이동이 안 될 정도였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이동한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도전이나 다름없었다.

운전하는 조정석에게 말을 걸어주고 경직되어 있는 어깨를 풀어주기에 여념이 없는 정우의 모습은 참 대단해 보였다. 앞 제작진 차량이 눈길에 빠져 움직이지 못하자 누구랄 것도 없이 차 밖으로 나와 차량을 미는 포스톤즈는 달랐다. 지독한 환경 속에서도 그들은 그저 스타이니 보호받아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함께하는 동료라는 인식이 강했다.

수시로 멈춰 앞 유리 눈과 얼음을 제거하며 힘겹게 레이캬비크에 도착한 그들의 여정은 그렇게 끝났다. 물론 레이캬비크에서 하루 더 머물 계획이기는 하지만 포스톤즈로서는 마지막 날이었다. 정상훈이 뮤지컬 일정 때문에 다른 이들보다 하루 먼저 출발하게 되어 이날이 포스톤즈가 함께하는 마지막 밤이었다.

눈물이 많은 그래서 더 정이 가는 이 남자들의 마지막은 솔직한 대화로 더욱 후끈하게 이어졌다. 막내 하늘이를 위한 야자타임을 하며 더욱 돈독함을 나누는 그들에게 아이슬란드는 특별했다. 힘들게 앞만 보고 뛰었던 그들에게 아이슬란드는 춥고 힘겨운 지역이 아니었다.

▲ tvN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

포스톤즈에게 아이슬란드는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한 번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힘을 준 곳이었다. 다른 여행과 달리, 이들의 여행은 자연 그대로의 경이로움이 전부였다. <꽃보다 시리즈>의 여행은 자연만이 아니라 그곳의 문화와 예술을 함께 즐기는 여정이었다. 하지만 아이슬란드는 그런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인공물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전부였다.

수천 년 동안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그 모든 것이 곧 아이슬란드의 전부인 그곳에서 인위적으로 만든 공간이란 무의미하게 다가왔다. 포스톤즈의 아이슬란드 여행은 숙소와 자연이 전부였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유명한 작품들이나 건축물 하나 없었음에도 아이슬란드를 가보고 싶게 만든 이유는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큰형인 정상훈이 먼저 떠나고 남겨진 쓰리스톤즈는 자유 여행을 했다. 셋이 나뉘어 각자 하고 싶은 여행을 하는 장면은 그들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위한 여행이 아닌 오직 자신만을 위한 여행이라는 점에서 특별했을 테니 말이다.

눈의 왕국인 아이슬란드를 온몸으로 느끼며 행복해하는 강하늘. 정신없이 오가며 보이는 모두와 인사를 하는 정우. 맛집을 찾아 나선 조정석. 이들의 마지막 자유 여행은 그들의 성향이 명확하게 드러난 여정이기도 했다.

▲ tvN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

있는 그대로의 아이슬란드를 즐기며 제작진과 여유 있는 하루를 보내는 막내 강하늘은 젊고 자유로웠다. 마지막 날마저 아이슬란드에서 유명한 소시지를 먹고, 눈길에 막힌 차를 아무렇지도 않게 밀어주며 아이슬란드 사람과 어울리는 정우의 여정은 인간적이었다. 아이슬란드에서 유명한 누들 집을 찾고 기타 판매점을 찾아 연주를 하며 아이슬란드에서도 음악에 심취한 조정석은 역시 매력적이었다.

제작진은 포스톤즈에게 여행을 떠나며 최소한의 비용만 전달했다. 카드를 포함한 개인 지갑까지 압수해 최소의 비용으로 힘든 여행을 하는 것은 <꽃보다 시리즈>의 전통이기도 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은 그들이 이런 빈곤함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렵게 살아봤던 그들에게 아끼는 행위는 일상이었다. 거지 근성이라고 재밌게 표현하기는 했지만 돈을 줘도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포스톤즈는 특별하게 다가왔다. 깜짝 스타가 아니라 오랜 무명 시절을 이겨내고 얻은 성취라는 점에서 그들의 삶은 모든 것이 쉽지 않았다. 아끼는 것은 당연했고, 자신들에게 주어진 가치들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역시 그들이기에 가능했다.

▲ tvN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

마지막 날이 다가왔음에도 돈이 너무 많이 남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던 그들은 호사스러운 저녁을 했다. 돈이 너무 많아 제작진에게 아이슬란드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맥주까지 사주는 여유는 포스톤즈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른 청춘들의 여행에서는 제작진에게 돈을 쓰도록 요구하는 것이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은 포스톤즈이기에 가능한 여유이자 재미였다.

포스톤즈의 여행이 흥미롭고 가치 있게 다가왔던 것은 '함께'였기 때문이다. 자연이라는 거대함에 맞서기보다는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감동이었다. 엄청난 눈폭풍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이들이 큰 사고 없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가 협력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혼자였다면 결코 할 수 없지만 '함께'라면 불가능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의 가치를 볼 수 있게 해주었다.

각박한 세상에서 우리가 행복해지는 방법은 '함께'다. 함께하지 않는다면 결코 행복해질 수 없음은 우리는 현재 살아가면서 지독하게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한 가치로 다가오는 사회. 이런 현실에서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가 얼마나 소중한지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는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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