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 불리한 기사가 사라졌다. 참여연대는 2일 오전 11시 반께 SK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해 60.6%가 특정대기업의 독과점이 심화된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언론에 배포했다. 여러 언론이 이 결과를 기사화했으나, 지금 수건의 기사가 돌연 삭제됐다. 참여연대는 SK의 조직적 로비를 의심하고 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뉴스핌 아이뉴스24 폴리뉴스 뉴스웨이 등은 참여연대 여론조사 기사를 삭제했다. 미디어스가 확인한 결과도 같다. 참여연대가 언급한 4곳에서는 관련 기사를 찾아볼 수 없다. 애초 이 매체들은 ‘일반인 여론조사 결과, SK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더 많다’는 취지의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나 이 기사들은 돌연 삭제됐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3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전문가 상당수가 반대하고, 시민단체들의 반대가 거세지는 와중에 SK에 불리한 일반인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비판과 반대 여론이 확산되니 SK가 여러 매체에 광고를 가지고 음성적인 로비를 벌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론조사 자체를 문제 삼는 기사가 등장했다. 3일 뉴데일리는 <‘방송통신’ 융합 발목잡기 “참여연대, 엉터리 설문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설문에 응한 대부분이 이번 인수합병 인수 이슈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만큼 엉터리 설문조사”라는 여론조사기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하면서 “사실상 반대를 위한 반대로 전체 산업 진흥에 역행하는 정치적 쟁점화 시도”라고 보도했다.

뉴데일리는 이밖에도 “사실상 반대를 위한 반대로, 전체 산업 진흥에 역행하는 정치적 쟁점화 시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라고 비난했다. 방송통신실천연대의 활동에 대해서는 “정부-산업계 간에 합리적인 경제논리로 풀어야 할 사안을 ‘反시장주의-反자본주의’에 근거한 기존 좌파 정치권의 이념과 동일한 내용의 주장으로 여론 호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라고도 보도했다.

▲ (사진=SK텔레콤)

뉴데일리가 문제삼은 질문과 답변 문항은 이렇다. 질문은 “SK텔레콤이 지역케이블방송과 알뜰폰 판매 1위 기업인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이고 답변은 “독과점이 특정대기업으로 심화되므로 반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으므로 찬성”이다.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여론조사기관 등 두 곳에서 검수를 받아 설문문항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진걸 처장은 “SK도 직접 여론조사를 하고 공정하게 토론을 하면 된다. 그런데 기사를 가지고 불공정한 플레이를 하고 있다. 언론 감시 단체들과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이동통신 1위 사업자(SK텔레콤), IPTV 2위 사업자(SK브로드밴드), 알뜰폰 2위 사업자(SK텔링크)인 SK는 종합유선방송사업 1위 사업자이자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의 주식을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겠다고 밝혔다.

SK는 방송통신융합을 선도하고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생산유발 효과 7조 5천억 원 + 고용유발 효과 4만 8천명’를 내세우기도 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는 경쟁제한성과 공익성 관련 심사를 진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LG유플러스와 KT는 이동통신시장의 지배력이 방송에 전이될 것이라며 인수합병에 반대하고 있다. SK는 기자설명회에서 ‘케이블 가입자에 SK 이동전화를 영업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이 구성한 방송통신실천연대는 이번 거래가 현실화하면 방송통신 시장에서 독과점이 심화하고 고용불안이 생긴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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