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보수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하 어버이연합)이 언론사를 ‘순회’하고 있다. 어버이연합은 MBN 메인뉴스 <뉴스8>의 진행을 맡고 있는 김주하 앵커의 하차를 촉구했다. 김주하 앵커가 대통령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다.

27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MBN 건물 앞에서 경우회·교학연·대한민국어버이연합·보수국민연합·자유민학부모연합·한겨레청년단 등 6개 단체 주최로 <옐로 저널리즘! 야비하고 저속한 발언! 선정적인 뉴스 역점! MBN 강력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 단체는 지난 18일 방송된 MBN <뉴스8>의 <박 대통령, 민생 입법 촉구 서명운동 동참> 리포트를 문제 삼았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활성화법 등 주요 법안 처리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민간 경제단체가 ‘민생 구하기 입법 촉구 천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도 해당 행사에서 직접 서명을 했다는 내용이다. 김주하 앵커는 이날 방송에서 “별의별 방법으로 국회에 법안처리를 호소하다, 이제 서명운동에까지 동참하는 상황에 이어졌다”고 말했는데, 어버이연합은 이 멘트가 ‘대통령 모욕 발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1월 18일 MBN <뉴스8> 보도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은 “국회의 무능으로 지금 경제입법 활성화 법안이 통과가 안 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재계가 다 같이 천만인 경제 민생 활성화 법안 통과 서명운동을 하고 있는데, 그 행사에 참석했던 대통령께서 그것을 보시고 거기서 직접 서명을 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그걸 보고 얼마나 답답하면 직접 서명을 했겠냐고 했다. (대통령의 서명은) 많은 기업들, 시민단체들, 일반 국민들이 서명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탈북어버이연합, 자유민학부모연합도 적극적으로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있는데, MBN 8시 뉴스 앵커였던 김주하가 그날 방송에서 ‘별의별 방법을 다 쓴다’고 했다. 그냥 대통령이 서명운동에 참여했다고 하면 되는데 ‘별의별 방법’이라고 한다면… 메인(뉴스) 아나운서는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고 중립 입장에서 해야 하는데 (대통령과) 반대 생각을 갖고 있어서 그렇게 얘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선희 사무총장은 또한 “25일 오전 시사토론에서도 MBN 사회자가 폭설로 비행기가 뜨지 않는 것을 정부 책임이라고 했다. 이렇게 말하는 아나운서, 모든 책임을 대통령에게 몰고 가려는 사람들이 정말로 한심하다. 다른 패널들이 재해로 인해 비행기가 못 뜬 것은 공항 책임이라고 해서 일단락됐지만, 이처럼 대통령을 무조건 폄하하려고 하는 MBN 사회자들과 아나운서들이 국민을 기만하고 선동하는 것을 보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해서 오늘 이 자리에 나왔다”고 밝혔다.

자유언론수호포럼 이경식 대표는 “언론은 제4부(제4의 권력)인데 (MBN은) 언론의 책무를 무시했다”며 “문재인 일당이 경제활동을 위한 기업 활성화법, 노동개혁 5개 법안,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이런 놈들은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27일 오후 3시, MBN 건물 앞에서 경우회·교학연·대한민국어버이연합·보수국민연합·자유민학부모연합·한겨레청년단 등 6개 단체 주최로 <옐로 저널리즘! 야비하고 저속한 발언! 선정적인 뉴스 역점! MBN 강력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미디어스

그러면서도 이들 단체는 MBN이 무조건 싫고 나쁘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MBN에 속해 있는 몇 명의 자격미달, 한 쪽으로 편향된, 아나운서의 본분을 지키지 못한 사람들이 잘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앞으로도 언론사 항의방문 및 기자회견을 이어갈 예정이다. 추선희 사무총장은 “오늘 MBN은 시작일 뿐이다. 재수 없게 1번으로 걸려서 그렇지 TV조선도 가고 채널A도 가야 된다”며 “오늘부터 우리는 종편 및 각 언론사의 보도 행태에 대해 책임을 물으려고 한다. 김주하 앵커가 퇴출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집회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지난 25일, 연합뉴스가 탈북단체 대표가 탈북민 지원금 1억 3000여만원을 빼돌려 검찰에 송치됐다는 기사를 내보내면서 사실과 다른 보도를 했다며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이에 MBN 관계자는 “MBN은 창사 이래 공정과 신뢰의 방송을 목표로 해 왔고 앞으로도 그 방침을 지켜나갈 것이다. 전체 사회 구성원들에게 MBN뉴스가 공정하고 신뢰할 만하다고 강요할 수는 없으나, 앞으로 보도 프로그램을 통해 그 점을 입증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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