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로 예정됐던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윈회 회의가 민주당의 회의장 점거로 일단 무산됐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7대 미디어 관련법 문방위 상정을 둘러싼 여야간의 팽팽한 대립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관계자들은 20일 저녁부터 회의장을 점거하는 등 한나라당의 7대 미디어관련 법안 상정에 맞서고 있으며, 22일 오전에는 민주당 의원총회가 국회 문방위 회의장 앞에서 열리기도 했다.

▲ 민주당이 국회 6층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 벽면에 걸어 놓은 펼침막ⓒ윤희상
이런 가운데 문방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 12명은 이날 고흥길 문방위 위원장실에 모여 법안 상정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했다. 고 위원장은 이날 한나라당 문방위원 회의가 끝난 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을 존중해 25일까지는 물리력을 동원한 법안 상정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는 25일까지 물리력을 동원해 법안 상정을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오전 10시, 오후 2시, 6시 등 하루 세 차례 문방위 회의가 가능한지를 판단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민주당의 저지가 느슨한 틈을 타 법안 상정을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 문패ⓒ윤희상
이날 한나라당의 7대 미디어 관련법 상정에 맞서 민주당과 언론시민사회단체는 ‘한나라당의 방송장악 7대 미디어악법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등은 국회 정론관에서 열려던 ‘규탄 기자회견’이 국회 사무처의 저지로 무산되자 정세균 민주당 대표실에서 간담회와 기자회견으로 대신했다.

이 자리에서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국회 안에서 민주당 문방위 위원들이 한나라당의 미디어악법을 저지하기 위해 열심히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한나라당과 정부가 언론을 모독하고 국민을 무시하면서 법안을 강행한다면 여의도는 두 번째 촛불이 점화되는 장소가 될 것이다. 언론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끝까지 싸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한나라당의 미디어악법 저지는 국민의 대표인 야당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반드시 막아내야 할 법으로 7대 미디어악법이 1위로 꼽혔다. 언론자유와 독립을 지키기 위해 야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민주주의 생명줄인 언론이 짓밟히지 않도록 민주당 의원들이 의원직을 사퇴한다는 각오로 싸워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22일 미디어행동 주최로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한나라당 '언론장악 7대 악법' 강행 저지 기자회견이 열렸다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 문패ⓒ윤희상

▲ 22일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미디어행동 기자회견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윤희상

박성제 MBC본부위원장은 “한나라당이 조중동방송, 재벌방송을 만들어 재집권을 하는 상황으로 몰아가기 위한 것이 방송장악 음모의 핵심”이라며 “언론노조는 법안 상정 즉시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으며 본회의 통과 저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세균 대표는 “여당과 합리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대화하다가 합리적으로 흘러가다가도 한나라당 의원들이 청와대만 갔다 오면 태도가 달라진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어 “대통령이 국회를 좌지우지 한다면 국회는 해체되는 게 마땅하다. 정상적인 의사결정 구도를 가진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대화조차 할 필요가 없다"며 "어떤 경우에도 양보할 수 없고 끝까지 지켜 싸우겠다”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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