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어린이 프로그램계의 <태왕사신기>가 등장한다. KBS <후토스>가 그 주인공이다. 기획단계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했고, 총 40억원이 투입되는 블록버스터다. 100% 사전제작을 목표로 지난 7월초부터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과연 <후토스>은 어떤 차별화로 어린이 프로그램의 판도를 바꿔놓을까?

그전에 기존에 방송중인 어린이 프로그램들을 꼼꼼히 살펴보자. KBS <TV 유치원 파니파니>, MBC <뽀뽀뽀 아이조아>, EBS <딩동댕 유치원>의 22일 방송분을 비교했다. 이들은 오후 4시대에 편성되어 어린이 시청자들을 놓고 경쟁중이다.

둘러보니 '뽀뽀뽀'로 대변되던 과거의 어린이 프로그램과는 확실히 달랐다. 볼꺼리도 많고, 각기 다른 색으로 승부한다. 영어교육이 등장하는 등 달라진 시대상도 엿볼 수 있다.

딱하나 똑같은건 '뽀미언니'들은 여전히 예쁘고 날씬하다. 좀 다양한 언니들이 등장했으면 좋겠다. 휠체어를 탄 여성장애인 선생님에게 체조를 배운다면, 아이들이 자라나는 세상은 좀더 달라지지 않겠는가.

KBS <TV유치원 파니파니>에 나오는 친구들이다. 맨 왼쪽은 신체놀이를 담당하는 '팜팜', 가운데는 대표적인 친구 '이크와 에크', 맨 오른쪽은 노래하고 춤추는 '샤람'이다.

* KBS2 <TV유치원 파니파니>(월~금. 오후 4시 40분)

- 특징 : '파니파니'의 의미는 '판'을 벌려 신나게 놀자는 뜻. 인지학습보다는 하루종일 신나게 놀면서 배우기를 바란다는 제작진들의 의지를 담았다. 그만큼 '본격 어린이 놀이 뮤지컬'을 슬로건으로 걸고, 노래와 춤으로 많은 것을 전달한다. 방송에 앞서 <엄마의 무릎학교>라는 다큐형식을 가미한 어린이 프로그램이 편성되어 있어 이어서 보기에 좋다.

- 친구들 소개 : 친구들과 신체놀이를 주로하는 '팜팜'(방귀대장 뿡뿡이로 유명한 권형준), 노래하고 춤을 추는 '샤람'(뮤지컬 배우 오나라), 재미있는 상상을 하면 나타나는 '윙키'(진행자로 활동중인 리아)가 선생님 친구다. 대표적인 캐릭터는 '이크,에크'다. "이크! 깜짝이야!, 에크! 놀랐잖아!"라는 말에서 따왔다고 한다. '도레미'는 노래할 때 등장하는 도마뱀 코러스다.

- 22일에는 어떤 수업을 했나 : '파니파니'코너는 사라져가는 동물들을 공부했다. '이크와 에크' 앞에 멸종된 도도새와 큰바다오리가 나타나 "친구들이 우리처럼 사라지고 있어. 우리처럼 사라지고 있는 친구들을 지켜줘"라고 부탁한다. 그후 그 동물들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 '샤람'이 노래로 설명해주는 방식이다.

'두껍아 두껍아 노래를 다오'코너는 동요 '잘잘잘'을 불렀다. 애니메이션으로 숫자와 글자도 배우고 노래도 듣는다. 하나와 숫자1, 둘과 숫자 2처럼 숫자와 글자를 맞는 짝끼리 연결할 수 있도록 한다.

'책이랑 놀아요' 코너가 이날 선택한 책은 '할머니와 땅속나라 괴물'이다. 애니메이션으로 화면이 전개되고 붕붕아저씨가 읽어준다.

'얘들아 모여라'는 운동시간이다. '팜팜'과 함께 춤을 추고 노는데,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리듬이 빠르고 활발하다. 개인 동작도 많지만 친구들과 스킨십이 많은 편이다. 참여하는 어린이들 이름도 많이 불러줬다.

마지막에는 앞코너에서 배운 '사라져 가는 동물들'이 다시 등장한다. 어린이들이 판다와 악어를 구하러 떠난다. 끝날 때는 서로 잘 했다고 포옹해준다.

MBC <뽀뽀뽀 아이조아>의 한장면. 뮤지컬 배우 최정원과 가수 신동이 선생님 역할을 하고 있다.

* MBC <뽀뽀뽀 아이조아> (월~목. 오후4시)

- 특징 : 아이는 어린이를 이르는 말이고, 조아는 매우 쓸모 있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뮤지컬 배우 최정원과 가수 신동이 진행을 맡고 있다. 최정원이 표현력이 뛰어나고, 엄마 같은 느낌이라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있다. 대표 캐릭터는 '아루'로 물방울 요정을 표현한다. 인지능력 향상을 위한 코너들이 많다.

- 22일에는 어떤 수업을 했나 : '부릉부릉 쏙쏙~ 퀴즈~'코너는 어린이들이 나와 퀴즈는 푸는 시간이다. 4명이 나와서 경기를 풀고 우승자를 가린다. 이날은 문제를 풀때마다 '도마뱀 마을'을 달렸다. 한편으로는 도마뱀에 대한 설명을 하고, 어린이들은 문제를 푸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문제는 이런게 나왔다. "아기돼지 삼형제가 피자 한판을 똑같이 먹으려면 어떻게 나눠야 할까요? 다음 보기 중에 골라보세요."

'씽씽씽 포코요'코너는 영어공부도 함께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이날의 주제는 '누구의 발자국일까요?'였다. "안녕 포코요!"하고 인사하면 "하이!"하고 답한다. 발자국을 보고 누구의 발자국인지를 알아내면서 다양한 영어표현을 익힌다.

EBS <딩동댕 유치원> '어떻게 할까' 코너의 한장면. 어린이들의 문제해결능력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EBS <딩동댕 유치원>(월~금. 오전7시50분/오후 4시20분)

- 특징 : 9월 10일 가을개편을 맞아 새롭게 태어났다. 매일 30여명의 유치원 아이들을 스튜디오에 초대해 함께 놀고, 노래하고, 오늘의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문제해결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다는 게 특징이다. 제작진들은 이전의 <딩동댕 유치원>이 WHY적인 사고를 다루었다면, 이제는 HOW적인 사고로 확대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등장하는 어린이들의 복장을 청바지에 셔츠로 통일시켰다.

- 딩동댕 친구들 소개 : 다른 프로그램과 비교했을 때 진행자들이 친구같은 느낌이 강하다. 빙고(프라임)는 아이들보다 더 아이들같고, 친구같은 형으로 묘사하고 있고, 동이(정성미)도 말괄량이 삐삐같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캐릭터는 10년 동안 <딩동댕 유치원>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다. 뚝딱이는 말썽꾸러기, 마술탄은 책벌레, 마리아는 공주병소녀, 나누리는 또래아이들보다 어른스럽다. 볼록맨은 먹보고 선생님은 마술방귀로 아이들을 돕는다. 이 밖에도 많은 캐릭터들이 있다.

- 22일에는 어떤 수업을 했나? : 이날 '어떻게 할까' 코너의 주제는 "기차길에 드러누운 커다란 소, 어떻게 비키게 할 수 있을까요?"였다.

먼저 애니메이션을 한편 보여준다. 하하역장님이 일하는 역에 큰일이 일어났다. 기차가 지나가야 하는데 소 한마리에 레일위에 서 있는 거다. 꿈쩍하지 않는 소를 두고 어떻게 비키게 할 수 있을지를 궁리하면서 본격적인 주제가 시작된다.

스튜디오에서는 빙고와 동이가 "함께 생각해보자"고 노래를 불렀다. 다음 화면은 유치원 교실이다. 어린이들이 한가지 씩 제안한다. 윤기원 어린이가 "줄을 가지고 와서 소 목에다가 묶어서 잡아 댕겨요"라고 말하자, 애니메이션에서 소를 잡아 당기는 그림을 보여줬다. 그래도 소가 움직이지 않자 다른 어린이가 또 다른 의견을 낸다. 이런식으로 어린이들의 창의적인 생각을 계속 나눈다. 결국 하하 역장의 아이디어로 소는 움직이게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역차가 또 멈춘 모습을 보여준 후, 어린이들에게 이번에는 왜 기차가 멈췄는지 물었다.

이어진 '뚝딱이와 친구들' 코너의 이날 주제는 '진짜 뚝딱이'였다. 굵직한 코너 사이에 노래와 체조를 배우는 시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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