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이름을 바꾸어야 할 사람들이 있다. 바로 최시중과 한나라당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시중을 목숨 걸고 들고 있는 ‘방송통제위원장 이시중’으로. 야당 측 의원들의 회의실 진입까지 막으며 법안을 상정한, 국민과 민주주의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 ‘한심한당’으로 이름을 당장 바꾸어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19일 ‘방송‘통제’위원장다운 최시중의 망언!!’이라는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여의도통신
때아닌 ‘이름’ 논란의 발단은 지난 19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20주년 기념식이다. 이날 참석한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축사에서 “공영방송으로, 공민영방송으로, 민영방송으로서 MBC 등 여러 형태로 일컬어지는 문화방송이 방문진의 20주년을 맞는 오늘의 현실이다”며 “어떤 조직에게나 정명(正名)이라는 게 필요하다. 과연 MBC의 정명(正名)은 무엇인가 스스로를 돌아볼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방송문화진흥회는 1988년 12월 외부의 간섭없이 MBC 문화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자율성을 보장하고자 국회 여야의 합의를 거쳐 ‘방송문화진흥회법’에 근거해 설립됐다. 현재 MBC 주식의 70%를 소유하고 있다.

최 위원장의 ‘MBC 정명’ 발언은 “지난 1년 동안 MBC문화방송이 무엇을 했어야 했던가, 그리고 무엇을 했던가를 생각해본다면 오늘 이 자리에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결의를 다져야 할 때”라며 “MBC가 국민의 의식속에 무엇을 심어줬으며 또 무엇을 심어줘야 할 것인가라는 점에서 정당하고 합리적이었나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주문 속에서 나온 말이다.

▲ MBC 여의도 사옥
언론노조 MBC본부는 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MBC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문진의 20주년 기념식, 그 자리에 MBC를 해체시켜 재벌과 족벌신문에 팔아넘기려는 무리들이 참가하여 결국 속에 품고 있었던 저주를 내뿜은 것”이라며 “공영방송 MBC의 역사를 전면 부정하고 우리 MBC인 전체의 자존심이자 정체성인 이름을 바꾸라는 협박을 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최 위원장이 축사를 한 것인지 훼방을 놓으러 간 것인지, 잔치상 엎으러 간 것인지 구분이 안 된다. 거대한 시나리오에 의해 방송 장악이 진행되고 있는 확신이 든다”며 “MBC를 협박한 것이고 방문진 이사들을 상대로 으름장을 놓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한나라당이 재벌의 지상파 진출 등을 허용하는 방송법 개정안과 공영방송법 등을 추진하는 상황과 맞물려 나온 것이라 파문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원회는 방문진 이사장과 이사들의 임명권을 갖고 있고, 내년 8월이면 방문진 이사들의 임기가 끝나게 된다.

MBC본부는 “2009년 8월 방문진 이사교체 후 방문진 해체, 주식 반납 등 사영화의 시나리오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면서 “방문진은 정권의 MBC 죽이기에 맞서 MBC 위상 수호라는 본연의 임무를 더욱 철저하게 수행해야 하고 현 경영진 역시 언론악법 저지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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