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오는 15일부터 MBC 채널의 방송광고를 송출하지 않기로 했다. MBC를 대표로 하는 지상파방송사들이 실시간방송 재송신 분쟁과 연계해 VOD(Video On Demand) 계약 협상을 벌였고, 1월1일자로 케이블에 VOD서비스 공급을 중단했다는 이유다. SO협의회(회장 최종삼)는 13일 비상총회를 열고 “오늘(13일) 지상파 3사가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1월15일부로 부당거래에 앞장서고 있는 MBC 채널의 광고송출 중단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SO협의회는 13일 한국상공회의소에서 긴급총회를 열고 MBC 채널에 대한 방송광고 송출 중단을 결의했다. (사진=미디어스)

지상파와 케이블 사이의 협상은 지난해 말로 최종 결렬됐다. 지상파는 케이블의 VOD서비스 운영 중인 케이블TV VOD(대표이사 최정우)와 무료VOD 산정대가 협상을 벌이면서 ‘실시간방송 저작권료와 관련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개별SO에 VOD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케이블은 지상파가 제시한 디지털케이블 가입자당 93원의 정산방식을 수용하고 총액을 15% 가량 인상하겠다고 했으나, 지상파는 재송신 분쟁 중인 케이블에는 VOD를 공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결과, 지상파는 케이블에 VOD 공급하는 것을 중단했다. 현재 씨앤앰만이 ‘독자협상’을 선언하고 보름 간의 말미를 얻어 협상을 진행 중이다.

SO협의회는 이를 ‘부당거래’라며 ‘광고 송출 중단’으로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SO협의회는 MBC가 이번 사태를 주도했다고 주장하며 13일까지 VOD서비스 재개에 대한 케이블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오는 15일부터 MBC 채널의 방송광고를 송출하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SO협의회 최종삼 회장은 “우리가 지상파에 실력행사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결의에 찬 데모를 하는 것 아니라 힘없고 (대응할) 수단이 적은 케이블이 이렇게밖에 할 수 없다는 호소로 받아들여 달라”고 강조했다.

케이블은 평일 오후 6시부터 자정, 주말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방영되는 MBC의 모든 프로그램의 방송광고를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 성기현 SO협의회 정책분과위원장(티브로드 전무)는 “가입자에게 사전에 고지하고, 광고시간에는 블랙아웃을 하게 된다.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데에는 불편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우 케이블TV VOD 대표는 MBC만을 타깃으로 한 이유에 대해 “VOD 공급 중단 아이디어를 착안하고 이번 사태를 주도한 곳이 MBC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고객 피해’ 문제에 대해 최정우 케이블TV VOD 대표는 “지상파 VOD가 공급 중단된 것을 다른 콘텐츠로 커버할 수는 없지만 현재 최신영화를 수급해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은 “지상파는 VOD 공급을 중단하면 케이블의 가입자가 이탈할 것이고, 결국 케이블이 견디지 못해 자신의 요구를 수용할 것이라는 저변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배석규 신임 케이블협회장은 “재송신을 두고 갈등이 있었지만 VOD의 경우, 지난 7년 간 문제없이 잘 해왔다. 그런데 지상파가 VOD를 재송신과 연계해 사태를 어렵게 만들었다”며 “지상파와 SO는 상생의 파트너다. 결코 대결하거나 갈등을 빚을 상대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두 가지 갈등이 있다고 해서 거래를 끊으면 양쪽 모두가 손해다. 대화에 나서주길 간곡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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