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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CJ헬로비전 인수 반대' 첫 단추 잘못 끼운 LGU+정부는 '현행법 위반' 아니라 하고, '선례 없다'는 주장도 사실 아니다
안현우 기자 | 승인 2015.12.07 12:11

누구든 주장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주장을 밑받침할 충분한 근거가 뒤따라야 한다. 주장을 입증할 근거가 부실하면 ‘발목 잡기’도 제대로 안 된다. 발목을 잘 잡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다.

거대 기업이 민감한 주장을 하겠다는 것이면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거대 기업이 광고를 고리로 언론 보도에 영향력을 미치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때문에 거대 기업의 잘못된 주장은 자신의 일만 그르치는 것이 아니라 언론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경우에 따라서는 배를 산으로 끌고 갈 수도 있다.

지난주 1일 SKT는 CJ헬로비전 인수 합병 신청서를 미래창조과학부에 제출했다. 정부 관계 부처는 조만간 심사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학계는 토론회를 여는 등 지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미디어업계의 관심은 상당 기간 SKT의 CJ헬로비전 인수 합병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KT, LGU+ 등 경쟁사의 반대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는데 LGU+의 반발이 가장 거세다고 볼 수 있다. LGU+는 SKT의 CJ헬로비전 인수 합병에 현행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서기까지 했다.

SKT가 신청서를 제출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 11월 30일 오전 LGU+는 기자회견을 열어 법무법인 태평양의 자문 내용을 근거로 SKT의 현행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다. LGU+는 ‘SKT가 CJ헬로비전의 주식 인수 인가와 합병 인가를 동시 신청하는 것은 불법’이며 ‘선례도 없다’고 주장했다.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또한 LGU+는 SKT가 인수와 합병을 동시에 인가 받으려는 이유를 ‘최대 120일의 인가 심의 기간을 절반가량 단축시켜 시장독점 논란을 최소화하는 한편 촉박한 검토 기간을 빌미로 수월하게 인가를 받아내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 LGU+ 박형일 사업협력담당 상무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에 대한 인수·합병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LGU+는 하루도 안 돼 법무법인 태평양의 자문 내용과 다른 결론을 마주하게 된다. 이날 오후 ‘정부가 경쟁법 교수들과 로펌 등에 법률자문을 의뢰한 결과, 문제없다고 결론 내렸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따라서 SKT가 법을 위반했다는 LGU+의 주장은 SKT가 다음 날인 1일 CJ헬로비전 인수 합병 신청서를 제출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LGU+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주장이 타당한데도 관련 정부 기관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SKT가 법을 위반했다는 LGU+의 주장이 사실에 부합하는지는 따져볼 문제다. LGU+는 ‘SKT가 CJ헬로비전의 주식 인수 인가와 합병 인가를 동시 신청하는 것은 불법’이며 ‘선례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선례는 있었다. 2011년 6월 케이블SO CMB, 2012년 11월 케이블SO C&M 사례로 당시 주무 기관이었던 방통위가 인수 합병을 동시에 심사했다. LGU+가 이 같은 선례도 불법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LGU+가 내세운 주식 소유 제한 문제도 불법이라기보다는 숙의가 필요한 문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불법’과 ‘숙의’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고, 그 차이의 간극을 메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LGU+는 통합방송법이 시행될 경우를 전제해 SKT가 CJ헬로비전 주식 33% 이상을 보유하면 ‘소유제한 규정’을 위반하게 되므로 인수 합병을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통합방송법이 시행될 경우 위성방송사업자에 적용되던 SO 소유제한 규제를 IPTV사업자(SKT)도 동일하게 적용 받게 될 것’이라는 얘기로 ‘예측’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현재 관련법에 IPTV, 케이블SO간 지분 소유규제는 없다. 또한 통합방송법 역시 기존 방송법과 IPTV법을 일원화, 체계화하는 과정으로 규제를 추가할 계획이 없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규제정책의 흐름도 소유 규제에서 합산점유율 규제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일몰제로 사라질 처지다. LGU+는 여기에 현재 KT가 위성방송의 주식 50% 이상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간과하고 있다.

지난주 LGU+의 주장이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전달됐다. 사정을 이해하지만 잘못된 주장이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것을 경계했으면 한다. 더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숙의’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시청자가 이용하고 있는 케이블SO가 퇴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논의할 것들이 ‘산 넘어 산’이다.

지금까지의 정황상 LGU+가 SKT의 CJ헬로비전 인수 합병을 반대하는 과정에서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는 데 한 표를 던진다. 마지막으로 LGU+가 인수 합병에 대한 의지나 여력이 과연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점을 덧붙인다.

안현우 기자  adsppw@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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