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우종범 신임 사장이 임기를 시작했다. 오늘 첫 출근길에 오른 우종범 사장은 노조의 3가지 요구사항을 전달받았다. 우종범 사장은 취임식에서 “학습방송 넘어 사회통합 이루는 가교 역할까지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노조의 요구에 대해서는 “잘 검토해 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 홍정배 지부장(오른쪽)이 우종범 신임 사장(왼쪽)에게 노조의 요구를 전달하고 있다. ⓒ미디어스

우종범 사장은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에서 임명장을 받은 직후인 30일 오후 4시 25분께 서울 강남구 도곡동 EBS 사옥으로 출근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지부장 홍정배, 이하 EBS지부)는 우종범 사장에게 △EBS의 정치적 중립성·공정성·공공성 보장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 △2015년 임·단협 및 <임금 및 제도 개선 특별위원회> 쟁점사항에 대해 노측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 △공청회를 열어 EBS의 안정적 운영 방안 및 미래 발전 비전을 구성원들에게 제시할 것 등 3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홍정배 지부장은 이 자리에서 노조의 요구사항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달라고 요구했다. 우종범 사장은 로비에 모인 50여명의 노조원들을 향해 “반갑다”면서도 “제가 아직 업무보고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걸 답변드리는 것은 넌센스인 것 같다. 노조 요구를 잘 들었으니 잘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존재가치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EBS 정체성 분명히 해야”

오후 5시 30분, EBS 사옥 1층 로비에서 열린 <제8대 우종범 사장 취임식>에서 우종범 사장은 “방송계를 휘몰아치는 변화의 요구 속에서 EBS의 존재가치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EBS의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종범 사장은 “방송을 통해 학교교육을 보완하고 평생교육의 목적인 개인의 인격적 성숙과 사회·경제·문화적 성장을 도와 교양인을 육성하고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 교육 공영방송의 역할이 이런 것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 30일 취임한 EBS 우종범 신임 사장 (사진=EBS)

우종범 사장은 “급격한 매체환경 변화로 콘텐츠 경쟁력이 없으면 제대로 된 미디어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지상파 방송들 사이에서 위기를 지나 ‘생존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가 되었다. 내부적으로는 교재출판 분야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고, 내년부터는 차입경영이라는 EBS 초유의 상황을 앞두고 있으며, 신사옥 이전 후에는 감가상각을 비롯한 비용확대로 경영수지 악화가 예상된다”면서 “외부적 방송환경의 변화와 내부적 경영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은 저를 포함한 EBS 구성원 모두의 화합과 협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우종범 사장은 △EBS에 요구하는 최고급 수준의 다양한 교육서비스를 생애주기별 및 맞춤형으로 제공 △교육서비스 가치에 대한 재발견을 통해 EBS 존재의의에 대한 사회적 합의 강화 △사교육비 절감 및 수능-EBS 연계율 70%대 유지 등 특장점 살려 차별화된 공영성 확보 △내실 있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교육 양극화 문제 해소 및 교육의 보편성 확대 △학습방송을 넘어 사회통합을 이루는 가교 역할 등을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우종범 사장은 “EBS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송사다. 인구에 회자되고 고객이 찾는 콘텐츠가 많아질수록 EBS의 경쟁력도 따라서 높아질 것이다. 콘텐츠 경쟁력의 핵심은 곧 사람이라고 저는 믿는다. 조직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동참을 통해서만 EBS가 당면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더 나은 창의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재임기간 동안 저는 여러분과 함께 EBS의 도약을 꿈꾸고 여러분과 함께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우종범 사장은 취임사를 마치고 EBS 대표 프로그램 <지식채널 e> ‘포옹’ 편(▷링크)의 한 장면을 직원들에게 소개했다. 쌍둥이 형제 가운데 심장 결함으로 죽음 직전에 있던 한 아이가, 쌍둥이 언니의 포옹만으로 되살아난 일화가 담겨 있었다. 우종범 사장은 “사람들은 이렇게(쌍둥이 자매 이야기처럼) 누구나 돕고자 하는 DNA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DNA를 EBS 구성원들과 함께 나누어, 좀 더 좋은 EBS가 되도록 하겠다. 저는 이 정신을 꼭 실현하고 싶다”고 전했다.

우종범 사장은 1977년 MBC 문화방송에 입사해 라디오국 제작1부장, 편성기획부장, 라디오본부장 등을 역임했고 2005~2008년에는 제주MBC 사장을 맡은 MBC맨이다. 이날 취임식에서도 방송과 처음 인연을 맺었던 1977년을 언급한 바 있다. 이때 우종범 사장은 “EBS의 일원이 되었다”고 할 것을 “MBC의 일원이 되었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우종범 사장의 임기는 오늘(30일)부터 3년이다.

▲ 우종범 사장이 취임식에서 소개한 EBS <지식채널 e> '포옹'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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