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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CJ헬로비전 인수에 “공공성 지키자”는 LGU+SK-CJ ‘딜’에 발만 동동… 기자들 벽도 못 넘은 ‘시간끌기’ 여론전
박장준 기자 | 승인 2015.11.30 14:57

LG유플러스는 지난 27일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권영수 LG화학 사장을 부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SK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응하고 유료방송 업계의 ‘합종연횡’에 뛰어들기 위한 인사라는 분석이 나왔다. 인수합병은 실제로 성사될 때까지는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이 맞지만, LG유플러스는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수합병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박형일 CR전략실 사업협력담당 상무는 “아직 특별한 아이디어가 없다”며 “인수합병을 생각할 시점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케이블이 매물로 쏟아져 나올 텐데, 그러면 유플러스에게도 지금이 (씨앤앰 등을 사들여 덩치를 키울) 기회 아니냐’는 질문에 나온 답변이다.

지난 2일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해, 내년 4월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제공사업자(IPTV사업자)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이동통신 업계 1위 사업자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업계 1위를 손에 넣기 위해서는 적어도 6~7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중 핵심은 CJ헬로비전 최대주주 변경과 ‘IPTV+케이블’이라는 이종플랫폼 간의 인수합병에 대한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의 인가 여부다. 법적으로 이종 플랫폼 소유에 대한 규제는 공백 상태다. 방송법은 위성방송사업자(KT스카이라이프)가 SO를 소유하는 것만 일정 부분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계획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의 분석대로, SK의 전략은 분명하다. SK 입장에서는 알뜰폰 1위 사업자이기도 한 CJ헬로비전을 품에 안으면 점유율 50%를 방어하면서 시장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CJ헬로비전 가입자를 ‘이동통신+방송+인터넷 결합상품’ 가입자로 전환해 ‘가입자 가두기’(Lock-in)에 집중할 수 있다. 또 방송‧통신업계의 인수합병 분위기를 조성해 업계를 KT와 양분하고 ‘도전 없는 독과점’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정부 또한 보조를 맞추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함께 설계한 통합방송법안은 ‘플랫폼 비대화’ 등 산업 진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SK 같은 복합플랫폼사업자가 방송‧통신업계 전반을 좌지우지하는 ‘창조경제’ 전략이 착착 진행되고 있는 모양새다.

   
▲ LG유플러스 박형일 상무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플러스.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IPTV 출범 때부터 위기에 봉착했고, 수년전부터 매수자를 찾고 있는 케이블을 논외로 하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자는 LG유플러스다. 박형일 상무는 “우리는 이동전화에서 시장점유율이 20%이지만 이동통신 중심의 결합상품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한자릿수”라며 “유사한 형태의 상품이 있고 할인을 제공하지만 할인액도 제일 적다. 초고속인터넷, 유선전화, 디지털전화 모두 적자다. 십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적자”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처지에서는 언론과 국회를 통해 미래부를 압박해 ‘준비시간’을 늘리는 것이 급선무다. LG유플러스가 30일 서울 광화문 부근에 기자 백여명을 불러 모아 간담회를 개최하고 ‘우리에게 시간을 달라’고 호소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SK와 CJ의 거래를 ‘반(反)경쟁적 M&A’라고 주장하며 정부가 방송의 공공성, 케이블의 지역성을 고려한다면 이를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결합상품을 강화하면 방송이 공짜 끼워팔기 상품으로 전락해 케이블TV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까지는 반 SK 진영이 그 동안 내놓은 주장을 반복한 수준이다. 여기서 LG유플러스는 한 발 더 나아가 SK가 “심의기간을 단축시켜 인가조건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주식인수 인가 신청과 합병 인가 신청을 동시에 진행하려고 하는데 이는 전기통신사업법 및 양수합병 고시를 위반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번 거래가 유료방송 합산규제와 통합방송법안 등 정부의 유료방송 정책방향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LG유플러스의 이 같은 주장은 기자들의 질문벽도 넘지 못했다. 정부와 국회는 그 동안 플랫폼의 덩치를 키우기 위한 정책들을 펴왔다. 국회는 이동통신사에게 IPTV를 서비스하도록 특별법을 만들어줬고, 정부는 결합상품 시장을 열어줬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또한 3년 일몰제로 정리됐다. LG유플러스가 예로 드는 통합방송법안도 마찬가지다. 현재 국회에 건너가 있는 통합방송법안의 핵심 중 하나는 ‘플랫폼 비대화’다. 이미 진행 중인 SK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겨냥해 국회가 ‘이종 플랫폼 소유 규제’를 통합방송법안에 새로 넣고 규제를 강화할 이유는 없다. 이런 지적에 대한 LG유플러스의 항변은 “그래도 1위 사업자끼리의 인수합병은 다르지 않느냐”는 정도다. IPTV 출범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며 케이블 가입자를 잠식해 온 KT와 LG유플러스가 때아닌 “방송 공공성을 지키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SK와 CJ의 거래는 방송통신시장을 분명히 크게 바꿔놓을 것이 분명하다. 이제 전국 유료방송가입가구 열 중 여섯 이상은 SK 아니면 KT가 편성하는 방송을 봐야 한다. SO는 아날로그 가입자만 남기고 대부분 IPTV에 가입자를 뺏기거나 인수합병될 가능성이 크다. 가입자들은 KT 또는 SK가 수시로 화면에 띄우는 영화와 뉴스VOD에 노출된다. 그리고 콘텐츠사업자는 두 재벌을 위한 하청기지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방송 공공성을 지키자”는 구호는 그래서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외쳐야 한다. 적어도 LG유플러스가 이 구호를 외치기 위해서는 “방송통신 융합시대에 맞게 플랫폼 단위에서 미디어생태계를 위한 공적 재원을 추가적으로 부담하겠다”는 선언 정도는 해야 한다. 이게 공공성 강화 구호를 외치는 자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자격’ 이다.

   
▲ LG유플러스가 11월30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안플라자 다이아몬드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는 기자 백여명이 참석했다. (사진=미디어스.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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