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멤버들의 경쟁적인 홍보의 장이 된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은 우려했던 만큼 분위기가 흐려졌다. 좀 더 알찬 연출이 가능했으나, 아이돌 멤버들의 부족한 노래 실력으로 빛을 잃은 부분은 그저 아쉽기만 하다.

어리고 외모가 귀엽다고 하여, 그것을 장점으로 점수를 얹어 주기엔 무리가 있다. 그들은 가수라는 명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명색이 가수라면 노래를 잘하는 건 기본 덕목이기에 노래를 못한 것에 혹평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슈가맨으로 출연한 제이와 김민우는 ‘슈가맨’이라는 말이 어색할 정도로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가수. 히트곡만 해도 한두 곡이 아닌 가수들로 명성은 그만큼 자자하다.

▲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가요계를 주름잡던 대형 스타들 속에서도 자기 실력을 제대로 드러낸 제이와 김민우는 추억의 스타고, 꾸준히 목소리를 듣고 싶은 가수이기에 <슈가맨>에서 쇼맨 역할을 할 가수는 중요했다.

일단 마마무야 워낙 노래를 잘한다는 평가가 있었기에 안심할 수 있었으나, 염려된 건 f(x) 루나와 앰버. 평소 소속된 그룹의 노래와 가창 스타일에서 좋은 실력을 보여주지 못 했기에 우려가 됐다.

하지만 <복면가왕>에서 루나가 2연승을 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하니 기대도 됐던 부분. 그럼에도 김민우의 노래를 형편없이 부른 데는 어떠한 보호도 해줄 수 없는 일이 됐다.

일부 시청자와 네티즌은 래퍼 앰버의 의외의 노래 실력에 놀랐다는 반응도 있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결코 좋은 실력이었다 말할 수 없다. 이 프로그램 취지를 생각한다면 칭찬할 수 없는 것 또한 당연하다. '래퍼치고 노래를 잘한다'는 논리를 댈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또 기대를 잔뜩 한 루나 또한 좋은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편곡이 밋밋했다고 해도 정리되지 않은 가창 실력은 보호해 줄 수 없는 부분. 그저 아이돌이고 예쁜 걸그룹이라 하여 점수를 얹어주기엔 무리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마마무 솔라와 문별은 그나마 실력을 제대로 보여준 걸그룹 멤버. 아주 잘했다 평가할 수 없지만, 적어도 인정할 만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이 두 걸그룹 멤버들보다 원곡이 무척이나 강력했다는 점이다. 25년 전 김민우의 ‘사랑일뿐야’와 15년 전 제이의 ‘어제처럼’은 그 곡 자체가 무기였고, 슈가맨 또한 전성기 못지않은 실력을 선보였다.

사실 원곡자를 넘어선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 수 있으나, 현역에서 은퇴하고 일반인으로 살아가는 슈가맨의 노래를 현역 가수가 어느 정도 부르지 못 한다는 것은 우려스런 일이다.

▲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느슨한 기준으로 생각해 아이돌 멤버들이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을 홍보의 장으로 생각해 나왔다고 해도 역주행 송으로 만들기 위해선 좋은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건 당연한데, 그녀들은 제대로 된 가창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염려했던 것은 한 시대를 풍미한 원조 가수 슈가맨의 추억 어린 노래를 해칠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 그 염려가 현실로 드러난 무대였다. 슬픈 위로라면 쇼맨인 걸그룹 멤버들의 무대가 원조 가수인 슈가맨의 실력을 전설로 남을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다행인 것은 다음 편에 최고의 가창력을 가진 거미와 박정현이 출연한다는 점이다. 어쨌든 전설의 가수를 ‘슈가맨’으로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은 큰 위로. 여전히 아름답고 매력적인 음색을 지닌 제이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은 행운이라 생각할 만하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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