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TS1 스튜디오에서 조대현 사장 퇴임식이 열렸다. (사진=KBS)

KBS 조대현 사장이 퇴임식에서 최근 벌어진 해고 사태를 짧게 언급했다. 조대현 사장은 “인간으로서의 악업을 쌓았다고 생각하며 속죄하며 살겠다”고 전했다.

23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TS1 스튜디오에서 조대현 사장 퇴임식이 열렸다. 조대현 사장은 퇴임사를 통해 KBS의 역할을 ‘사회 통합과 공론장 제공’으로 규정했다. 이어, “우리는 양 극단을 화합과 통합의 장으로 끌어다 놓는 구심력을 길러야 한다. 한쪽에서 외치는 나의 정의와 공정성은 다른 쪽에서 볼 때는 편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나의 주장에 동의하기는커녕 반발하고 공격한다”며 “본래의 영역인 구심점으로 돌아가 그 영역을 키워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공정성 편향성 시비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대현 사장은 “이것이 제가 반드시 이루려고 했던 RESET KBS다. 매우 불편하지만 여러분의 미래를 위해, 우리의 미래를 위해 감히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일어난 해고 사태에 대해 “마지막으로 제 재임 기간 동안 신변의 불이익을 받으신 분, 받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용서를 구하겠다. 인간으로서 악업을 쌓았다고 생각하며 속죄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입사 26년차인 경영직군 직원 신모씨는 강선규 보도본부장에 대한 욕설이 포함된 글을 게시하고, 지속적으로 KBS 방송과 보도를 비방했다는 이유로 지난 18일 해고된 바 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새 노조)는 이날 퇴임식에 앞서 조대현 사장에 의한 ‘해고 사태’를 규탄하는 피케팅을 오전 9시 30분부터 진행했다. 또한 노보 특보를 내어 특별인사위원회에 참석했던 금동수 부사장, 김성오 시청자본부장, 김석두 기술본부장, 권순우 편성본부장, 서재석 정책본부장, 이응진 TV본부장, 류삼우 간사와 해고를 최종 결재한 조대현 사장을 비판했다.

조대현 사장 퇴임식은 전 임직원이 참석 가능한 자리였다. 사측은 지난 20일, 23일 오전 문자메시지를 보내 퇴임식 참석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문자는 물론 사전 초대장까지 받았던 새 노조의 입장은 거부됐다. 새 노조는 TS1 스튜디오 복도 앞에서 피케팅을 마친 후, 퇴임식에 참석하려고 했으나 사측은 아무런 이유 설명도 없이 이들의 입장을 막았다. 결국 새 노조는 퇴임식장 진입로 양쪽에서 간이 피케팅을 벌였다. 새 노조 관계자는 “피켓과 노보를 두고 들어가겠다고 했는데도 입장할 수가 없었다. 전 직원 참석 가능한 행사였는데 새 노조는 직원이 아닌가 보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퇴임사에서 해고 사태를 언급한 것을 두고도 “진실성이 없다. 임기 내내 본인의 과오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어떤 사유인지 모르지만 직원을 해고하기까지 했기에 뒤늦은 반성의 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언행 불일치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 조대현 사장 퇴임식장 가는 길을 KBS시큐리티 안전요원들이 막고 있는 모습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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