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김병호)이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위원으로 김태호 전 삼성엔지니어링 전무(현 자문역)를 추천한 것에 대해 김병호 이사장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김 이사장은 19일 미디어스와 만난 자리에서 “평가위원회는 기사와 광고, 두 가지 일을 하는데 김태호 전 전무는 광고심의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경력이 있어 광고심의에 한명(김태호 전 전무), 뉴스심의에 한명(김위근 재단 연구위원)을 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병호 이사장은 “재단 이사가 여론을 들어서 그렇게 하자고 했다”며 “결재가 올라온 것도 아니고 이사가 이래저래 해서 ‘두 사람 추천하면 되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병호 이사장은 ‘어디서 추천을 받아 어떻게 판단해 김태호 전 전무를 추천했느냐’는 질문에 “그 양반이 광고심의위원회 위원장을 했다는데 알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김병호 이사장은 이어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하는 일이 광고와 기사 두 가지라고 한다”며 “광고 쪽 경력이 있다. 그래서 (언론재단의) 이사가 여론을 들어서 하나는 광고 심의, 하나는 뉴스 심의, 이렇게 하자고 했다. 이사가 알아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 업무에 광고 심의는 없다. 한 포털 관계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언론사의 입점과 퇴출 기준을 만들고 심사하는 곳”이라며 “광고에 대한 심의는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평가위원회는 운영위원회와 평가위원회로 나뉘고, 평가위에는 입점/퇴출 심사위가 있다. 김태호 전 전무는 포털 입점을 희망하는 언론을 심사하는 ‘입점 평가위원’을 맡았다.

재단 내 인사들이 김병호 이사장을 ‘허수아비’로 세우고 특정 이익단체를 대변하는 인사를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들여보낸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한 정황이다. 김태호 전 전무는 2007~2008년께 한국광고주협회 내 ‘광고자율심의위원회’에서 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언론재단 상임이사인 우득정(서울신문 출신), 김동철(동아일보 출신), 김충일(경향신문 출신) 이사 중 한 사람이 광고주협회 추천으로 김태호 전 전무에게 자리를 챙겨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한편 재단 안팎에서는 김태호 전 전무가 광고주협회, 문화체육관광부, 삼성, 승마협회 낙하산이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온다. 언론재단의 한 관계자는 “재단이 주최한 토론회에 부른 적도 없고, 사업을 같이 한 경우가 아예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단 관계자들은 함구하고 있다. 재단은 국회의 질의에 “광고업계 추천”이라고 밝혔으나, 어떤 이사가 어떤 단체의 의견을 수용해 김태호 전 전무를 추천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19일 미디어스가 접촉한 언론재단 간부들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 전 전무 본인 또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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