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TV조선과 채널A의 프로그램 편성과 시청률을 분석한 결과, 두 방송사의 시사보도프로그램 편성비율은 65% 이상, 시청점유율은 80%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 4개사 포함 8개 방송 중 뉴스와 정치토크쇼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다. 지상파 4개사와 종편 4개사가 2015년 5월11일부터 일주일 동안 편성한 1416개 프로그램과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 등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분석한 결과다.

KISDI는 프로그램을 내용에 따라 뉴스, 토론/대담/토크쇼, 다큐멘터리, 정보버라이어티, 드라마, 예능, 애니메이션, 시사매거진, 음악쇼, 강의/강좌, 어린이교육, 영화, 코미디, 스포츠중계, 퀴즈/게임, 기타 등 16개로 구분했다. 집중도 분석에는 허핀달-허쉬만 지수(HHI, Herfindahl-Hirschman Index)가 활용됐다. HHI는 특정산업에서의 기업의 집중도를 분석하기 위한 도구로,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퍼센테이지로 계산해 이 값의 제곱을 합산한 것이다. 값이 클수록 산업의 집중도가 높다. KISDI의 미디어 다양성 조사에서는 이 지표의 기업 변수가 프로그램 분류로 대체됐다. 이번 분석에서 HHI 값이 클수록 특정 장르에 대한 집중도가 크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KISDI 방송미디어연구실의 성욱제 책임연구원이 1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미디어다양성 정책방향 토론회>에서 발표한 ‘미디어 다양성’ 시범조사 결과를 보면, TV조선과 채널A의 뉴스 및 정치토크쇼 의존도는 지상파와 종편을 통틀어 가장 높다. TV조선와 채널A의 두 장르에 대한 의존도는 80% 수준이다. MBN은 뉴스와 다큐멘터리, 두 장르에 집중하고 있다. JTBC는 공급(편성)과 이용(시청) 양 측면에서 집중도가 종편 중 가장 낮고, 지상파 4개사 다음으로 ‘균형편성’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내용을 보면 더 많은 사실을 알 수 있다. TV조선의 경우 편성 프로그램은 총 157개인데 기타 1개를 제외하면 6개 장르뿐이다. 토론/대담/토크쇼가 58개로 편성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6.9%에 이른다. 뉴스는 46개로 29.3%다. 나머지는 다큐멘터리 14.0%(22개), 정보버라이어티 10.2%(16개), 예능 5.7%(9개), 애니메이션 3.2%(5개), 기타 0.6%(1개) 순이다. 시청률 분석 결과를 보면 토론/대담/토크쇼의 시청점유율은 44.2%, 뉴스는 36.0%로 나타났다. 뉴스와 정치토크쇼가 TV조선 시청률의 80.2%를 차지하는 셈이다. 편성비율 HHI는 2566.8인데 시청점유율 HHI는 3389.1다. 분석 대상 8개사 중 편성과 시청의 차이가 가장 크다. 뉴스와 정치토크쇼에 가장 많이 의존한다는 이야기다. TV조선은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시사보도프로그램에 집중해왔는데, 2015년 손익분기점(BEP)을 맞춘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채널A는 이 기간 152개 프로그램을 편성했는데 16개 장르 중 5개만을 편성했다. 뉴스가 58개로 가장 많은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8.2%다. 토론/대담/토크쇼 27%(41개), 정보버라이어티 15.8%(24개), 다큐멘터리 10.5%(16개), 시사매거진 7.9%(12개), 기타는 0.4%(1개) 순이다. 장르별 시청률을 점유율로 계산한 결과가 흥미롭다. 뉴스는 전체 시청률의 41.8%를 차지했다. 토론/대담/토크쇼도 37.6%를 차지했다. 정보버라이어티(17.9%), 시사매거진(5.2%), 다큐멘터리(4.3%), 기타(0.2%) 순이다. 편성비율 HHI(2606.5)보다 시청점유율 HHI(3327.4)가 높다. 채널A가 뉴스와 정치토크쇼에 의존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MBN은 다큐멘터리와 뉴스가 양축이다. 156개 프로그램 중 50개는 다큐고, 49개는 뉴스다. 전체 편성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32.1%, 31.4%다. 토론/대담/토크쇼 23.1%(36개), 정보버라이어티 8.3%(13개), 시사매거진 3.2%(5개), 음악쇼 1.3%(2개), 기타 0.6%(1개) 순이다. 시청점유율은 뉴스(34.1%), 토론/대담/토크쇼(29.3%), 다큐(26.7%), 정보버라이어티(6.2%), 시사매거진(2.9%), 음악쇼(0.6%) 순이다. 편성 HHI와 시청점유율 HHI는 각각 2628.2와 2784.4로 비슷하다.

JTBC는 종편 4개사 중 가장 균형편성에 가깝다. JTBC 프로그램 9개 장르 155개 프로그램을 편성했는데 예능과 토론/대담/토크쇼가 48개, 46개로 가장 많다. 편성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1.0%, 29.7%다. 다음으로 뉴스 11.6%(18개), 정보버라이어티 7.1%(11개), 다큐멘터리 6.5%(10개), 드라마 5.8%(9개), 애니메이션 4.5%(7개), 음악쇼 2.6%(4개), 기타 1.3%(2개) 순이다. 시청률 분석 결과를 보면 토론/대담/토크쇼(36.9%), 예능(31.3%), 뉴스(18.7%) 순이다. JTBC는 예능의 인기로 1100억원 이상의 광고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광고매출은 100억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지상파는 종편에 비해 상대적으로 균형적인 편성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용 측면에서도 집중도가 높지 않다. KBS1은 10개 장르에 245개 프로그램을 편성했는데 뉴스(91개)가 전체편성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7.1%이고 뉴스의 시청점유율은 43.9%로 나타났다. 편성 HHI는 1915.4이고 시청점유율 HHI는 2473.7이다.

KBS2는 전체 10개 장르에 167개 프로그램을 편성했는데 정보버라이어티(37개, 22.2%) 드라마(29개, 17.4%) 뉴스(27개, 16.2%) 다큐멘터리(19개, 11.4%) 애니메이션(14개, 8.4%) 토론/대담/토크쇼(11개, 6.6%), 예능(9개, 5.4%) 음악쇼(6개, 3.6%) 순이다. 시청점유율로 보면 드라마(44.3%)로 가장 높고 정보버라이어티(14.1%) 뉴스(10.8%) 예능(7.4%) 다큐(6.5%) 순으로 나타났다. 편성 HHI는 1357.2로 분석대상 8개사 중 가장 낮았다. 시청점유율 HHI는 2428.5다.

MBC는 198개 프로그램 중 뉴스가 68개(34.3%)로 가장 많았다. 드라마는 37개(18.7%), 정보버라이어티 23개(11.6%), 다큐 14개(7.1%), 토론/대담/토크쇼 13개(6.6%), 예능 11개(5.6%), 어린이교육 10개(5.1%), 시사매거진 9개(4.5) 순이다. 시청점유율에서는 드라마가 40.3%로 가장 높고, 이어 뉴스(21.9%) 정보(10.4%), 시사매거진(8.1%), 예능(7.0%) 순으로 나타났다. MBC는 분석대상 8개사 중 뉴스 편성비율과 시청점유율의 차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MBC의 편성 HHI는 1848.3이고 시청 HHI는 2372.3이다.

SBS는 분석대상 중 공급(편성)과 이용(시청) 측면 모두 HHI가 2000 미만인 유일한 방송사다. SBS는 14개 장르에 186개 프로그래믈 편성했다. 뉴스는 63개로 편성의 33.9%다. 정보버라이어티는 32개로 17.2%, 드라마와 예능은 각각 19개로 10.2%씩이다. 다큐, 토론/대담/토크쇼, 애니메이션, 코미디, 시사매거진이 뒤를 이었다. 시청점유율로 보면 드라마 29.3%, 뉴스 23.8%, 정보 17.5%, 예능 12.1% 순이다.

한편 8개사 전체 분석 결과, 편성비율 HHI는 1600.9이고 시청점유율 HHI는 1807.7로 나타났다. 뉴스 편성비율은 29.7%이고 뉴스 시청점유율 평균은 29.0%로 조사됐다. 토론/대담/토크쇼 편성비율은 평균 15.8%로 시청점유율 평균은 10.1%로 나타났다. 이런 전체적인 추세와는 달리 예능과 드라마를 거의 편성하지 않는 TV조선과 채널A의 뉴스-정치토크쇼 편성전략이 언제까지 유효할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KISDI 성욱제 책임연구원은 지상파에 대해 “공급 측면의 경우, KBS2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매우 집중된 상태이며, KBS2, SBS, MBC, KBS1의 순으로 집중도가 높아진다. 전반적으로 이용 측면의 집중도는 공급 측면의 집중도보다 더 높다”고 정리했다. 그는 종편에 대해서는 “공급 측면의 경우, 전반적으로 매우 집중된 상태이며, JTBC, TV조선, MBN, 채널A의 순으로 집중도가 높아진다. 이용 측면의 집중도는 공급 측면의 집중도보다 더 높다”고 설명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토론회에 참석해 “지상파방송이 유일한 시청수단이었던 방송시장에 케이블TV와 위성방송, IPTV 등 플랫폼과 채널의 증가에 따른 미디어의 외적 다양성도 중요하지만, 프로그램이나 내용의 다양성 또한 미디어가 추구해야 할 기본가치라고 생각한다”며 ”내적, 외적 다양성이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함께 발전하여 나아갈 때 미디어다양성이 적극적으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미디어 다양성 시범조사 결과 중 지상파 4개사와 종편 4개사의 프로그램 편성 및 시청률 분석 내용.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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