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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4회- 쌍문동 골목길 그들이 김성균과 박보검을 위로하는 방법[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5.11.15 12:02

부부 사이와 친구들의 우정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응답하라 1988>가 가족애와 우정을 흥미롭고 재미있게 다뤘다. 특별할 것 없는 하지만 그래서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는 점점 과거의 이야기가 되는 듯해서 더욱 값지게 다가왔다.

사랑이 꽃피는 쌍문동 골목길;
추억은 언제나 방울방울, 사랑과 우정 사이 열정과 행복이 가득하다

쌍문동 골목길을 여는 것은 언제나 택이 아버지의 몫이다. 정확한 시간에 일어나 비질을 하는 최씨 아저씨는 언제나 쌍문동 골목길을 연다. 그렇게 연 쌍문동 골목길은 덕선, 선우, 정환, 동룡이 등 친구들의 분주한 아침 등교로 왁자지껄해진다.

오래 함께 사는 가족일수록 서로의 감정을 건드리는 경우가 많다.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것이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하니 말이다. 가족과 함께 항상 웃으며 서로를 위하고 사는 것이 인생의 목표이자 삶의 전부인 성균과, 그런 자상한 남편이 좋아 보이기만 한 일화의 이야기는 흥미롭게 다가온다.

비싸서 쉽게 볼 수도 없는 조기 반찬을 했다고 집으로 부른 성균네 부부와 함께 식사를 하는 동일네 부부의 모습은 상반된다. 조기 살을 발라 연신 부인인 미란의 밥에 올려주는 성균과 달리, 동일은 조기 한 마리를 들어 자기 먹기에 바쁘다. 그것도 모자라 아내인 일화의 밥까지 자신의 밥그릇에 올리는 모습에서 실망은 크기만 했다.

   
▲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
아내 생일이라고 아침 일찍 시장에서 미역을 직접 사오고 빨래가 말랐는지 점검하는 자상한 성균의 모습이 참 좋아 보이기만 한 일화다. 그런 성균과 달리 항상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가정적이지 못한 남편 동일이 밉기만 하다. 항상 티격태격 싸우기만 하던 그들의 화해 역시 부부니까 가능한 모습이었다.

덕선이 진학 상담으로 처음 찾은 학교에서 충격적인 등수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함께 칼국수 집에 들른 동일과 일화는 계속 엇박자다. 돌아가는 길 고장 난 우산 대신 화려해 보이는 우산을 들고 기분 좋게 가게를 나선 일화는 당황하고 만다. 보기에 좋았던 우산이 알고 보니 찢어진 우산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런 부인에게 다가와 우산을 씌워주며 보기에 좋은 것이 다 좋은 것이 아니라며 팔짱을 끼라는 투박한 남자가 일화에게는 천생연분이었다.

남편이 좋아하는 꼬막을 만들어 사이좋게 식사하는 부부의 모습은 전형적이면서도 가장 부러운 부부의 모습이다. 시간이 흐르며 익숙하고 낡아서 부끄러워지는 순간도 있지만, 그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이니 말이다.

가족이라면 끔찍한 성균이지만 모두가 자신에게 말이 없다. 각자의 일에 집중하는 가족들 틈에서 성균만이 모두를 찾아다니며 웃기려 노력한다. 갑자기 복권이 터지며 졸부가 되어 단칸방에서 커다란 집으로 이사 왔지만 모든 것이 행복한 것은 아니었다. 돈은 넘치지만 그만큼 멀어진 가족들과 관계가 성균은 항상 아쉬웠다.

   
▲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
가족을 위해 사온 아이스크림이 누구의 선택도 받지 못한 채 식탁 위에서 녹아버린 모습을 보고 성균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말을 붙이려 해도 내외하는 자식들과 무섭기까지 한 아내 사이에서 모든 것을 놓아버린 성균은 힘들기만 하다. 그런 성균의 마음을 풀어주는 것 역시 가족들의 몫이었다.

며칠 동안 말을 하지 않는 아버지를 위해 정환은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장난을 한다. 아버지가 좋아하는 개그를 맞춰줌으로써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고 사랑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이 작은 행동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지는 성균의 환한 미소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말은 하지 않지만 홀로 라면을 먹는 남편에게 아무 말 없이 김치를 내미는 부인. 아들의 노력으로 외면하고 있던 김치를 맛있게 먹는 성균의 모습에는 가족이라는 이름이 가득했다.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인 택이가 초급 기사에게 어처구니없이 패했다. 가끔씩 있는 이 대패에 쌍문동 골목이 모두 조용해진다. 패한 택이를 위로하기 위한 어른들의 조처 때문이었다. 패배로 아쉬워할 택이를 위한 어른들의 배려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진정 택이를 위한 것은 친구들이 잘 안다.

기원에서 수없이 이어지는 위로와 동네 어른들의 따뜻함. 그마저도 모두 부담이 되어 소화제와 두통약을 먹어가며 밤새워 복기를 하는 택은 외롭다. 그런 택에게 동네 친구들이 들이닥쳤다. 절간처럼 조용하던 택이의 방은 이내 생기를 찾아갔고 툭 건드리면 터질 것 같던 택이도 환해지기 시작했다.

   
▲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
어설픈 위로가 아니라 오히려 택이를 탓하는 친구들의 짓궂은 행동이 곧 답답했던 마음을 풀어주는 최선이었다. 경계도 울타리도 없는 친구들, 그들이 건네는 투박한 말들이 택이의 모든 것을 풀어주는 행복한 약이었음을 보여주었다. 그런 친구들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행복해진다. 그런 친구들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라는 것 역시 불변의 진리다.

미란의 배려로 보라에게 용돈을 주기 위한 동네 아이들 과외 역시 흥미로웠다. 전교 1, 2등을 하는 선우와 정환이 과외를 할 이유는 없다. 전교 순위를 뒤에서 찾는 것이 더 빠른 덕선과 동룡이에게는 기회이지만 그들에게 과외보다 우선인 것은 자세일 뿐이다. 좀처럼 공부와는 인연이 없는 덕선과 동룡에게 과외는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같은 상황이니 말이다. 언니에게 과거에 과외를 받아본 경험이 있던 덕선은 죽어도 보라에게 과외를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선우가 함께한다는 말에 180도 바뀐다.

과외를 받기 위해 정환은 열심히 꽃단장이다. 이미 마음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는 덕선을 위한 준비였다. 선우 역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멋을 부리기에 여념이 없다. 단벌 신사인 선우는 가장 좋은 옷이 마당에 축축하게 널려 있어도 문제가 없었다. 그저 입고 말리면 되니 말이다.

둘이 그렇게 꽃단장을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정환은 덕선을 위한 행동이었고 선우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선우에게 덕선은 그저 동네 친구일 뿐이지만 보라는 여자로 다가왔으니 말이다. 선우가 덕선이네 집을 자주 가는 이유 역시 덕선이 아닌 누나 보라에게 있었음은 오늘 과외를 받는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
비 오는 날 덕선을 기다리던 정환. 선우가 이미 갔다는 소리를 듣고 화를 내며 학교로 향하는 덕선과 이내 그친 비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정환의 모습에서는 <응답하라 시리즈> 작가들의 장기가 잘 드러나 있었다. 서로 다른 화살표가 인연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처음 그 인연이 끝까지 간다는 확신이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만원 버스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덕선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던 정환의 행동은 시청자들을 두근거리게 했다. 자신의 여자를 지키기 위해 팔뚝에 힘줄이 설 정도로 버티는 정환의 모습이 바로 사랑이었으니 말이다. 사랑은 정성이다. 그런 점에서 정환의 정성은 덕선의 마음을 움직일 수밖에 없다.

쌍문동 골목길은 언제나 택이 아버지에서 시작해 왁자지껄해진다. 서로 실망하고 후회도 하며 싸우기도 하지만 그들은 언제나 화해를 모색하고 그 방법을 찾고 실행한다. 그렇게 싸우면서 더 돈독해지는 그들의 관계는 가족이고 친구라는 이름으로 다가온다. 지금은 점점 옅어져가는 이 대단한 가치가 참 그리워진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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