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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맨이 포털뉴스 ‘입점’ 심사한다는 것의 의미‘인터넷신문 로비창구’ 자처한 언론재단과 김태호 전 삼성 전무
박장준 기자 | 승인 2015.11.12 17:21

김태호 전 삼성엔지니어링 전무가 포털 ‘입점’을 희망하는 언론사를 심사하는 권한을 갖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김병호)은 광고업계의 의견을 수용해 김태호 전 전무를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들여보냈는데, 결국 ‘삼성맨’이 언론사의 ‘로비창구’가 된 꼴이다.

앞서 5월 네이버와 카카오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공개형’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발표 직후, 신문협회 등 이익단체와 언론유관단체 7곳은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리고 준비위는 9월 15개 단체를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참여시키기로 결정하고, 각 단체서 2명씩 총 30명을 추천받아 평가위원회를 구성했다. 미디어스 취재결과, 이들은 대부분 각 단체의 내부자이거나, 단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언론계 인사다. 가장 영향력 있는 뉴스플랫폼인 포털사이트에 언론을 입점시키고 퇴출하는 권한을 ‘이익집단’이 가져간 셈이다. (▷바로가기: 미디어스 10월23일자 기사 <‘삼성맨’이 포털의 언론사 입점-퇴출 심사 맡는다>)

특히 언론재단이 김태호 전 삼성엔지니어링 전무(현 자문역)를 평가위원으로 추천한 것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김태호 전 전무는 언론재단 내에도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언론재단은 언론을 통해 평가위원 30명의 명단과 개별위원들의 면면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추천 과정과 사유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러니 ‘청와대나 승마협회 낙하산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온다. (▷바로가기: 미디어스 11월9일자 기사 <언론재단이 ‘삼성맨’에 포털 뉴스 심사 맡긴 이유는?>)

이런 와중에 김태호 전 삼성 전무는 포털에 검색, 기사공급 등을 희망하는 언론사를 심사하는 입점기준소위원회 위원이 됐다는 사실이 미디어스 취재결과 확인됐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위원장 허남진 한라대 교수·중앙일보 출신)는 최근 회의를 열어 평가위 내부에 입점기준소위원회(위원장 김병희 서원대 교수), 퇴출기준소위원회(위원장 배정근 숙명여대 교수·한국일보 출신)를 두기로 했다. 미디어오늘은 평가위원회 내부 논의 없이 허남진 위원장이 직접 소위원회 위원장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포털 입점을 희망하는 인터넷신문이 줄을 서고 있는 상황에서 신문-방송-인터넷 관련 이익단체의 이해관계가 부딪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현실적으로 ‘퇴출’의 경우 극단적인 어뷰징 언론의 사례가 아니라면 신문법 시행령 개정 등 정부 제도 변화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입점’은 이해관계의 조율로 결정될 것이 뻔한데, 삼성맨의 ‘한표’는 이 순간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 

삼성맨이 포털뉴스 입점기준을 정하고 그가 언론사 입점의 ‘키’를 쥐게 됐다는 사실은 오는 19일 공포될 신문법 시행령 개정을 함께 고려할 때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된다. 2016년 11월부터 ‘인터넷신문’ 간판을 유지할 수 있는 언론은 ‘취재·편집인력으로 고용된 기자가 5명 이상’이다. ‘5인 미만’ 인터넷신문은 등록이 취소된다. 지난해 한국언론진흥재단 실태조사 결과 40%에 가까운 인터넷신문이 ‘5인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런 소규모 인터넷신문이 정상적으로 취재를 하거나 포털과 계약을 맺으려면 2~3개 언론이 뭉쳐서 새로운 인터넷신문을 창간해 재등록해야 한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과 ‘공급계약’을 맺은 언론사는 11월 현재 각각 129곳, 190곳이다(미디어스 전수조사 결과). ‘검색제휴계약’을 맺은 언론사는 각각 450곳, 825곳이다. 검색제휴 언론사 중 수십 곳은 통합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럴 경우, 인터넷신문들은 포털과 새로 기사공급·검색제휴 계약을 맺어야 한다. 입점소위원회는 언론사들이 제출한 서류로 입점을 심사하고 결과를 포털에 넘기는데, 바로 이곳에 ‘키맨’으로 김태호 전 삼성엔지니어링 전무가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삼성맨이 인터넷신문의 로비창구를 자처하게 된 셈이다.

한 포털 관계자는 11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서 신문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입점기준을 어떻게 할지 안건으로 올려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포털은 청와대가 직접 생산한 뉴스는 물론 정부부처의 브리핑과 연합뉴스 보도자료마저 검색제휴 대상에 포함시키며 공론장을 왜곡해 왔다. 신문법 시행령 개정과 맞물린 포털이 주류언론과 재계에 언론을 심사할 권한을 나눠준 것은 결국 광고파이를 지키려는 주류언론, 그리고 서로 다른 목적이지만 언론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싶은 정부와 재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전방위로 진행 중인 각종 언론 관련 규제들, 제한된 광고비를 둘러싼 언론 간의 치열한 싸움에서 ‘포털 책임론’이 늘 불거진다. 정부는 포털이 바뀌어야 저널리즘이 바뀐다는 명분으로 인터넷신문 정리 작업을 착착 진행 중이다. 주류언론과 삼성맨이 장악한 입점소위원회는 대안언론의 입점을 막고, 퇴출소위원회는 공정성·객관성을 잣대로 진보언론의 퇴출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언론통제-여론장악’의 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김태호 전 삼성 전무는 이 같은 현실을 나타내는 상징 중 하나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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