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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 12회- 유아인 살린 김명민의 신의 한 수, 결국 악수가 된 이유[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5.11.11 13:20

조선을 설계한 정도전의 지략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은 남은의 등장으로 확고해졌다. 모진 고신을 받으면서도 비밀을 지키던 이방원은 정도전의 제자가 되었다. 고통의 시간이 지나며 이방원의 진짜 힘을 확인하게 된 정도전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악수가 되고 말았다.

정도전과 이성계의 만남;
폭두 이방원 살리고 제자로 삼은 정도전, 조선 건국과 땅새가 꿈꾸는 세상

이성계의 승전 소식이 고려 도당에 전해지자 모든 것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인겸이 던진 패는 도당을 휘어잡았고, 위기에 처한 홍인방과 길태미마저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이방원이 추포되며 분위기는 급격하게 이인겸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이인겸이 만들어 놓은 함정에서 나오기 어려워 보이는 이방원. 이성계가 대승을 거뒀다고는 하지만 아들을 살리기 위해 개경으로 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2만 대군의 가별초를 움직여 전쟁을 벌이는 것은 최악의 수가 될 수밖에 없다. 이성계 홀로 개경에 올 수도 없다는 점에서 이인겸은 이번 싸움의 승자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이방원을 압박해 그림자의 정체를 끄집어내고, 이성계를 위기로 몰아넣어 모든 패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이인겸의 한 수는 분명 강력했다. 이인겸이 옴짝달싹할 수 없는 수를 던진 상황에서 정도전의 존재감은 강렬해진다. 이미 모든 패들을 알고 있었던 삼봉은 이인겸에게 반격을 시작했다.

   
▲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이성계 아들이라는 점이 도당 사람들을 모두 두렵게 만들었지만, 이성계마저 치워버리고 싶은 이인겸에게는 중요했다. 백윤을 이방원이 진짜 살해했는지 수사를 해야 한다는 이인겸의 제안에 여전히 이성계에 대한 두려움에 떨던 그들과 달리, 정몽주는 순금부의 꼴통이라 불리는 부만호를 수사 책임자로 내세운다.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그라면 공정하게 수사를 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다.

모든 권력의 꼭대기에 올라서 있는 이인겸을 경계하고 공정한 수사를 위해 선택한 부만호가 사실은 합하의 사람이라는 사실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 어떤 이에게도 굴하지 않는 그가 이인겸의 사람이라는 사실은 반전이었다. 모두가 그가 공정하게 수사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인겸을 위해 일한다는 사실은 당혹스러운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그 반전을 위한 반전이 따로 준비되어 있지만 말이다.

고려 문하시중은 모든 권력을 가진 자다. 그런 그에게 활 하나를 들고 찾은 이성계는 역시 무사다. 아들을 구하기 위해 적지에 들어선 이성계에 당황한 이인겸은 그를 이길 수 없었다. 지략 대결에서는 이성계를 능가할 수를 많이 가지고 있겠지만 전장에서 수많은 적들과 싸우며 만들어진 그를 힘으로 이길 수는 없으니 말이다.

모진 고신에도 입을 열지 않은 이방원은 대단한 존재다. 홍인방 같은 존재는 되지 않겠다는 다짐처럼 그는 버텼다. 물론 그가 이성계의 아들이라는 것이 그를 완전히 망가트리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나약할 것이라 생각했던 이방원의 이 행동은 많은 상황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홍인방처럼 고신을 당하자마자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면 이성계나 정도전이 반격할 기회조차 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버텼고 그렇게 기회를 잡았다. 무서운 순금부에서도 가장 두렵다는 부만호는 고신에도 입을 열지 않는 이방원을 회유하기 시작했다.

   
▲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아버지 이성계가 호발도와 대전에서 대패해 숨졌다는 이야기를 던지지만 이방원은 무너지지 않았다. 3일 동안 먹이지도 잠도 재우지 않은 고신에 쓰러졌을 뿐 그에게 원하는 대답을 듣기는 어려웠다. 잠에서 깨어난 이방원은 생각했다. 부만호가 자신에게 했던 발언을 곱씹은 방원은 이 모든 것이 자신을 회유하기 위한 술수였음을 알게 된다.

수많은 외적들이 침입해 왔던 역사. 그 역사 속에서 권력층은 언제나 수도를 버리고 도망치기에 바빴다. 그런 그들이 이성계 장군이 숨지고 호발도가 대승을 거둔 현 상황에서 도주하지 않고 자신에게 고신을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았다. 그 말이 사실이었다면 이미 그들은 개경을 떠났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방원의 공격에 부만호는 할 말을 잃었다.

이인겸의 압승으로 끝날 것 같았던 승부는 뒤틀리기 시작했다. 이성계의 큰 아들인 이방우는 적룡과 함께 서찰을 방원의 방에 놔두고 간 인물이 약산이라 불리는 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인겸 측에서도 그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 상황에서 저잣거리에서 약산을 죽이고 살리는 대립 관계는 결국 이방우의 승리로 끝난다.

모든 패를 쥐고 있는 약산을 순금부에 넘긴 후 수사를 철저하게 해달라 요구하지만 이인겸은 이게 호재라 생각했다. 화사단이 처리하지 못한 약산을 순금부에서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왔기 때문이다. 약산을 죽이면 이인겸에게 모든 화살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도주를 방조하고 이 과정에서 살해하면 모든 것은 정리될 것이라는 묘수까지 보였다.

   
▲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모든 것을 철저하게 이인겸의 수대로 흘러가는 듯했지만 그는 그 그림자의 힘을 과소평가했다. 아들을 구하기 위해 이지란 장군과 함께 개경까지 온 이성계는 정도전을 찾았다. 그리고 아들을 빼낼 수 있는 묘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더는 참을 수 없어 자신도 정치를 하겠다는 선언과 함께 정도전과 함께하기 위한 첫 조건이 바로 아들 방원을 구해내는 것이었다.

대단한 야망이 아닌 자신의 사람들만은 지킨다는 이성계의 신념. 그런 그를 바라보며 그 울타리에서부터 시작하자는 정도전은 반전의 패를 가지고 고려 도당에 이성계가 멋지게 입성하는 모습을 만들어준다. 이인겸의 패를 모두 읽고 있었던 정도전은 자신의 사람을 통해 철저하게 능욕했다.

이인겸이 자신의 사람이라 생각했던 순금부의 부만호가 사실은 정도전과 함께 뜻을 펼치는 남은이라는 사실은 반전이었다. 이인겸의 사람인 척 상황을 주시하던 남은은 결정적인 순간 이인겸을 무너트리는 덫을 놓았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이성계와 정도전을 입에 올리지 않은 이방원을 풀어준다.

정도전이나 남은에게는 이방원이 모진 고신을 받는 상황이 모두 과정이었다. 성질 급하고 어린 폭두에 지나지 않는 이방원을 믿을 수 없었던 정도전. 연희의 제안처럼 방원이 옥중에서 죽기를 바랐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몸속에 스물스물 올라오는 그 벌레를 박멸한 정도전은 방원을 살리기로 작정한다.

분이의 역할도 중요했지만 동굴 속에서 자신을 믿고 기다리다 죽었던 어린 아이들을 떠올린 정도전은 방원을 그렇게 죽일 수는 없었다. 결국 정도전의 이 선택이 이성계와 손을 잡을 수 있는 묘수가 되었다는 점에서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이방원이 신념을 위해 그 어떤 고신에서도 버텨냈다는 사실은 정도전에게 새로운 선택을 하도록 했다.

   
▲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이방원을 자신의 제자로 받아들인 정도전의 선택은 옳았다. 하지만 그가 어린 폭두라고 지칭을 했듯 이방원은 후에 정도전과 남은을 죽인다. 대업을 위해 함께해왔던 스승을 죽이는 방원은 그가 스스로 이야기했듯 "폭두는 어릴 때 죽여야 한다"는 말을 증명한 셈이다.

정도전의 신의 한 수는 결국 조선 건국으로 이어진다. 이방원을 죽도록 방치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이용해 뒤틀린 상황을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정도전은 신의 한 수를 뒀다. 하지만 이미 어린 나이에 잉태되었던 이방원의 권력에 대한 탐욕은 그가 바꿔놓지 못했다.

어리기 때문에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정도전의 선택은 결국 조선 건국을 위한 신의 한 수가 되었지만 자신을 위해서는 악수가 되어버린 셈이다. 왕자의 난을 일으켜 형제들을 죽이고 권좌에 오른 이방원은 그렇게 자신이 분노하며 내뱉듯 폭두의 모습을 끝까지 버리지 못한 셈이다. 땅새가 꿈꾸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정도전은 큰 그림만 보고 나아가는 방원에게는 방해물일 뿐이었다.

대단한 배우들의 열연과 반전, 그리고 그런 반전에 다시 반전을 가하는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가 <육룡이 나르샤>를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조선 건국사를 이렇게 흥미롭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은 곧 '창작'의 힘일 것이다.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해 거대한 역사의 흔적 속에 재미와 그럴 듯한 가능성을 심어 놓은 <육룡이 나르샤>는 그렇게 거대한 한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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