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신임 사장에 대한 방통위 공모가 시작되자마자 ‘내정설’이 나돌고 있다. 현재 언론계 안팎에서는 EBS 사장으로 △이명희 공주대 교수, △류석춘 연세대 교수, △이기주 현 방통위원, △김대희 전 상임위원, △성동규 전 EBS 이사 등이 하마평에 오른 가운데, 청와대가 이명희·류석춘 교수를 내정했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두 인사 모두 ‘극우편향’ 인사로 평가받고 있어, 교육방송 사장에 극우인사를 내정함으로서 ‘국정화의 마침표’를 찍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은 6일 <교육방송마저 역사전쟁, 이념전쟁터로 만들 작정인가?> 제목의 성명을 내어 “요식 행위에 불과한 EBS 사장 공모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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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는 “청와대가 ‘국정화’ 마침표를 EBS에 찍을 작정”이라며 “석연치 않은 이유로 EBS 사장 후보자 모집 공고를 미루더니, 공모가 시작된 첫날부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앞장 선 뉴라이트 인사들이 사장 내정자로 거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과 청소년이 주시청자인 교육방송마저 역사 전쟁, 이념 전쟁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EBS의 사회적 역할과 공적 책임은 안중에도 없는 ‘국정화’다운 발상”이라고 비판했다.(▷관련기사 : ‘국정화 마침표’ EBS 사장에 뉴라이트 학자 앉힌다?)

언론노조는 신임 EBS 사장 ‘유력인사’로 꼽히고 있는 이명희·류석춘 교수와 관련해 “두 사람은 방송에 대한 철학과 전문성을 갖추기는커녕 정치적 독립과 공공성을 구현해야 할 공영방송 사장에 가당치도 않은 인물들”이라면서 “헌법의 건국 정통성을 부정하고, 친일파를 건국 영웅으로 미화하려 애쓰는 한 편, 국민들의 피땀으로 일궈 온 민주주의의 역사를 폄훼하며 ‘연예계 70%가 좌파’라고 하는 등 우리 사회 각계각층을 이념 프레임에 가두고 매도하는 인사에게 어떻게 교육방송의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개탄했다. 실제 이명희 교수는 2009년 EBS 사장 공모 당시 “EBS의 교양·문화·음악·다큐 프로그램은 축소 또는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관련기사 : EBS사장 교체로 교양·문화·다큐 없어질 수도)

현재 KBS를 비롯한 EBS,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등에 ‘이념편향’ 인사들이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EBS 사장으로 유사한 문제를 갖고 있는 인사를 임명하려 한다는 게 언론노조의 주장이다. 언론노조는 방송계 내 극우인사 기용에 대해 “공영방송 이사 선임권을 가진 방통위가 청와대 거수기를 자처하며 ‘국정화’에 앞장서 온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공영방송을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선전부대로 동원하고, 급기야 교육방송마저도 국정화해 역사왜곡 교육을 완성하려는 청와대의 구상이 방통위를 통해 실현되기 직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통위가 EBS 사장 후보 선임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의혹을 불식시키고자 한다면 지금 당장 요식 행위에 불과한 이번 공모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또, 언론노조는 “방통위는 류석춘·이명희 내정설에 대해 공식적으로 해명하고, ‘교육방송에 적합하지 않은 역사왜곡, 이념편향 인사의 배제’를 선언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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