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개 시민사회단체들이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과 KBS 조우석 이사의 해임을 촉구하는 서한을 방통위에 제출했다. 두 사람은 각각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동성애자는 더러운 좌파”라는 등의 망언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언론정보학회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언론위원회, 참여연대, 인권운동사랑방, 4·16가족협의회 등 사회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88개 시민사회단체들은 16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에 <고영주 등 공영방송 부적격 이사 해임 안건 상정 및 의결 요구서>를 제출했다. 방문진 고영주 이사장은 국정감사장에서 박정희·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과 새누리당 이재오·김문수 중진의원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에 ‘공산주의자’라는 등 편향적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KBS 조우석 이사는 토론회에 참석해 “동성애자 무리는 더러운 좌파”라고 발언해 빈축을 산 바 있다.
이들은 고영주 이사장에 대해 “법률이 정한 ‘MBC의 공적 책임 실현과 민주적이며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의 진흥, 공공 복지 향상, 방송에 과한 전문성, 사회 공익임무 충실’ 중 어느 것 하나에도 부합하지 않는 자질과 발언으로 임명권자인 방통위의 권위를 훼손하고 국민의 공익을 저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들은 “고영주 이사장은 ‘민주성’, ‘공공성’과는 거리가 먼 이념 편향 인사”라면서 “본인이 정부 산하 분쟁조정위원으로 일하면서 다뤘던 사안과 관련된 사건을 수임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예비조사에 착수하고 시민단체들로부터 고발까지 당하는 등 공익에 정면으로 반하는 인사”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고영주 이사장은 방송에 관한 전문성을 갖추기는커녕 ‘문외한’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MBC본사와 지역MBC 간 전파료 배분에 대한 질의에 이해가 부족한 답변을 내놓고, ‘KBS1과 EBS가 의무재송신 채널인지’를 묻는 질문에도 ‘모른다’고 답했다”고도 지적했다. 이들은 “방문진 업무에 대한 파악이 부족했다면 인정하고 보완 의지를 밝혀야지 도리어 ‘방송문화 전문가는 MBC에 있으면 되지 방문진 이사장이 관련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 건전한 상식을 가지고 있으면 된다’, ‘국민 대다수는 제가 건전한 상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등 엉뚱한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재차 비판했다.
이들은 KBS 조우석 이사에 대해서도 “더 이상 공영방송 이사로서의 공적 책임과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국민들의 보편적 상식이자 정서”라며 “그는 고영주 이사장에 한술 더 떠 ‘문재인이 공산주의자라고 저 또한 확신한다’며 ‘고영주는 우리 시대의 의인’이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성애자는 더러운 좌파’라고 말해 자신과 다른 성적 정체성에 대한 혐오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면서 “<방송법> 제6조(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는 ‘소수자 보호와 정치적 균형성 등’을 방송의 공적 책임으로 부여하고 있다. 조우석 이사는 이에 결코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끝으로, “이에 방문진 고영주 이사장과 KBS 조우석 이사는 임명권자인 방통위가 합의제 규제기관으로써 스스로의 권위와 권한을 명확히 해야할 때”라고 강조하면서 “우리 국민 누구라도 국민을 사상범 취급하는 공영방송 이사에 의해 헌법이 조장된 기본권을 침해당할 이유가 없다. 국민의 건전하고 보편적인 상식이 뒷받침 될 것”이라고 주장해 해임을 촉구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법률위원회는 같은 날 고영주 이사장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또 지난 13일 여의도에서 개최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을 진행하던 중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가 무신고 불법집회를 열어 당 업무를 폭력적·조직적으로 방해했다고 판단, 이 역시 고발하기로 했다.
<고영주 등 공영방송 부적격 이사 해임 안건 상정 및 의결 요구서>에 함께한 단체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