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어촌편’ 시즌2 첫 방송은 기다린 만큼 만족감을 줬다. 본편과는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하는 ‘어촌편’의 독특함은 성숙함과 익숙함을 볼 수 있다는 것. 두 내외가 살아가는 어촌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다는 재미는 무엇보다 특별하다.

정선편의 이서진과 옥택연은 도시 청년들이 귀촌해 겪는 이야기처럼 뭔가 부족함이 느껴지는 날 것의 재미를 줬다면, 어촌편은 능숙함이 묻어나는 그 무언가가 느껴졌다.

셰프 부럽지 않은 생활꾼 차줌마는 살림이라면 무엇이든 뚝딱 해치우는 능력자다. 요리와 청소 등 그의 손을 거치면 금세 클리어되는 현상을 보인다. 그는 어머니의 능숙함을 느끼게 한다.

공구만 잡으면 살림살이가 만들어지는 현상을 만들어내는 것은 참바다 씨 유해진의 능력. 폭풍우가 몰아치는 만재도의 기상상황에 대비하고자 천막을 치는 그는 평상에 기둥을 세워 안사람을 편안케 보좌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예능은 예능이라고 자연도 그들을 도와 단단하게 만들어진 것 같은 기둥을 반복적으로 쓰러트려 재미를 주기도 한다.

▲ tvN <삼시세끼 어촌편2>
<삼시세끼 어촌편 2>의 특별한 재미였던 반려견 산체와 반려묘 벌이도 시청자의 기다림을 만족시킨 반가움. 산체는 여전히 밝은 모습으로 차승원과 유해진을 반겼고, 벌이는 여전히 굼뜬 모습으로 새침한 매력을 발산해 반가움을 안겼다.

‘어촌편’을 기다린 시청자가 가장 보고 싶어 했던 인물은 변함없이 익숙한 반가움을 안겼고, 반려동물까지 반가움을 안겼다.

특히 차승원은 변함없는 요리 실력으로 몰입하게 했다. 간단히 해먹는 첫 끼니에 토마토 설탕절임과 부추전을 선보였고, 이튿날 박형식이 합류하는 시간에 맞춰 만든 물회는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것 못지않은 완성도를 보여 놀라움을 줬다.

차승원의 음식은 대충이라고 여길 만한 요소가 없이 꽉 찬 느낌. 정이 담긴 음식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시청자는 몰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오랜 친분으로 익숙할 대로 익숙할 친구의 정다운 이야기도 시청자를 홀린 장면. 선배 송강호의 진중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세계 이야기. 그가 뿜어내는 카리스마를 후배 입장에서 부러워하는 모습은 이미 완성된 연기자들의 이야기여서 더 놀라울 수밖에 없던 장면.

‘묵직하다’, ‘회한이 느껴진다’ 등으로 감탄과 존경을 표하는 모습, 자신들이 걸어온 지난날을 회상하는 장면은 어촌편만이 주는 특별한 장면이라 할 수 있었다.

대화 상대인 친구에게 ‘당신도 나이 잘 먹는 거 같다’며 존중하고, 자신을 가리켜 ‘나이를 잘 들어야 돼’라고 말하는 차승원에, 유해진은 ‘그래 진짜 잘 늙는다는 게, 정말 어려운 것 같다’며 동조하는 모습은 더욱 성숙한 이들의 자기관리를 보는 듯 느껴져 몰입할 수 있던 장면이다.

▲ tvN <삼시세끼 어촌편2>
친구의 건강이 걱정돼 건강검진은 꼭 받으라 잔소리를 늘어놓는 차승원. 술을 끊지 못하는 유해진에게 계속 퍼붓는 잔소리는 오히려 다정하게 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활기찬 모습도 시청자를 반하게 한 장면. 어떻게 하면 늦게 합류하는 이를 놀릴까? 생각해 뒀다가 놀리는 장면은 시청자를 포복절도케 한 장면이기도 하다.

선배라면 깍듯한 예의를 보이는 손호준과 박형식, 누구든 합류하면 놀릴 수 있다고 판단한 유해진은 장독대에 뱀이라고 쓴 라벨을 붙여 박형식을 놀리고, 아주 잠시 대꾸하지 않고 무신경한 모습으로 놀려 시청자에게 웃음을 제공했다.

능글맞고 친근한 장난은 시청자에게 푸근함을 안길 수 있는 포인트. 따로 계산하거나 기획된 것이 아니어서 더 몰입할 수 있던 장면이다.

<삼시세끼 어촌편 2>의 첫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공통적으로 ‘반가움’과 ‘익숙한 푸근함’을 느꼈을 것이다. 그게 바로 ‘어촌편’의 강점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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