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클로드 를르슈, 허우 샤오시엔 등 동서양 거장들과, 영화제 명성에 어울리는 걸작들이 연이어 부산을 찾아 부산국제영화제만을 손꼽아 기다려온 수많은 영화팬들을 기쁘게 했다. 10일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을 키워드별로 선정하였다.

허우 샤오시엔부터 아피찻퐁 위라세타쿤까지… 부산을 빛낸 아시아의 거장들

▲ 허우 샤오시엔 감독 '자객 섭은낭'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특히 아시아 영화제를 사랑하는 씨네필들에게 특별한 한 해로 기억될 듯하다. <빨간 풍선>(2007) 이후 8년 만에 장편 신작 <자객 섭은낭>을 만든 허우 샤오시엔을 필두로 <오후> 차이밍량, <택시> 자파르 파나히, <바닷마을 다이어리> 고레에다 히로카즈, <산하고인> 지아장커, <해안가로의 여행> 구로사와 기요시, <찬란함의 무덤>, <컬러 오브 아시아-마스터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등 최근 아시아권에서 주목받는 거장들이 신작을 들고 부산을 찾은 것.

이 중 허우 샤오시엔,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아장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은 영화제 기간 중 부산을 방문하였다.

올해 부산에서 아쉽게도 신작을 볼 수 없었지만 임상수,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왕샤오슈아이와 함께 <컬러 오브 아시아-마스터스>을 공동 연출한 가오세 나오미,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섹션에 선정된 정성일 <천당의 밤과 안개>의 주인공 왕빙이 내한, 20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를 더욱 빛나게 하였다.

아시아 영화 100, 내가 사랑한 프랑스 영화, 60년대 한국영화 재조명… 영화의 뿌리를 찾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최근 아시아 영화의 경향만 살피는 데 그치지 않았다. 스물이라는 의미 있는 숫자를 맞이한 만큼, 대한민국 그리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서 영화의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 그 노력의 결과로 아시아의 시각과 맥락에서 아시아 영화사를 새롭게 돌아볼 수 있는 ‘아시아 영화 100’이 탄생할 수 있었다.

여기에 전통적인 영화 강국이자 부산국제영화제의 오랜 우호국인 프랑스 영화 중 내로라하는 감독, 배우, 영화평론가 등의 추천을 받은 명작들을 조명하는 ‘내가 사랑한 프랑스 영화’ 프로그램이 특별 기획되기도 하였다.

한국영화회고전은 부산국제영화제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프로그램 섹션 중 하나다. 지금까지의 한국영화 회고전이 김기영, 유현목, 신상옥, 이만희 등 한국영화사에서 굵직한 한 획을 그은 감독들 혹은 배우 김승호, 김지미 등 한 인물 중심의 작품을 소개하고 그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는 수순이었다면, 올해의 한국영화회고전은 ‘1960년대 숨은 걸작’이라는 타이틀 하에 걸작의 반열에 오르기에 충분하지만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감독과 작품을 발굴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동경 이야기'(1953년)
아시아 영화에 정통한 총 73명의 전문가들이 선정한 ‘아시아 영화 100’의 1위는 오즈 야스지로 <동경 이야기>. 그 외 구로사와 아키라 <라쇼몽>, <7인의 사무라이>, 허우 샤오시엔 <비정성시>, 왕가위 <화양연화>, 지아장커 <스틸 라이프> 등이 10위에 선정되었다. 한국영화로서는 김기영 <하녀>가 공동 10위에 올랐다. ‘아시아 영화 100’에 선정된 작품 중 상위 10편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상영되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마련한 특집 프로그램을 위해 프랑스를 대표하는 영화인, 한국 영화 원로들이 부산을 찾은 것도 화제였다. ‘내가 사랑한 프랑스 영화’ 상영작 <남과 여>(1966) 클로드 를루슈는 부산에서 신작 (신) <남과 여>을 함께 선보였고, <나쁜피>(1996), <홀리모터스>(2008)의 레오스 카락스 감독도 특별 내한하여 팬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하녀>의 여주인공이자 올해 한국영화회고전에서 초청된 <장군의 수염> 고 이성구 감독의 부인이기도 한 이은심이 브라질로 이민을 떠난 지 33년 만에 고국을 방문, 한국영화회고전의 밤, <하녀>, <장군의 수염>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하는 등 후배 톱스타들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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