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삼시세끼 어촌편2가 시작됐다. 여전히 겨울의 고생스러운 만재도가 그립기는 하지만, 만재도의 여름은 또 어떨지 궁금했던 차다. 그리고 또 역시 많은 것들이 겨울 만재도와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물론 만재도의 빼놓을 수 없는 동물 친구들 산체와 벌이도 이제는 아기에서 늠름한 수컷들이 돼있었다.
그렇게 만재도로 돌아온 차줌마와 참바다의 일상을 보던 중에 문득 희한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삼시세끼 어촌편이 끝나고 짧은 봄과 긴 여름이 지났는데도 그 긴 공백을 느끼는 사람이 없어 보였다. 마치 지난주에 나왔다가 일주일 만에 다시 돌아온 것 같은 익숙함, 편안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차승원과 유해진. 겨울에서 여름으로 긴 시간을 지나왔지만 그들의 일상은 변함없는 모습들이었다. 두 사람 모두 길 가다 만날 수는 없는 스타들이지만 어언 마흔여섯의 나이, 앉거나 일어설 때 자신도 모르게 아구구 뼈마디가 비명을 지르는 나이들이다. 그런데 그 비명소리가 묘하게 위안이 된다.
그렇게 그들과 함께 우리는 다시 만재도에 들어섰다. 다른 때보다 풍경 인서트와 자막이 많이 필요한 그 만재도에서 참 다르게 섹시한 두 남자의 곰살궂은 살림살이를 보며 휴식을 갖게 된다. 그것은 잠시 멈춤이다. 그런데 멈춘 것 같은데도 시간은 후딱 지나가 버린다. 서 있는데 한참을 가버리는 축지법이나 공간이동 뭐 그런 것 같은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조만간 우리는 다시 차승원의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요리와 유해진의 못난 바깥일들을 화제 삼으며 수다를 떨겠지만, 적어도 삼시세끼 어촌편2이 시작하는 느낌은 피사체로부터 좀 먼 시점에서 바라보게 하는 느낌이었다. 겨울의 만재도는 없는 살림에 삼시세끼를 때우기 위해 복닥복닥하던 치열함이었다면 다시 찾은 여름의 만재도는 아직 풍족한 것 전혀 없지만 뭔가 그런 치열함에서 한발 물러선 느긋함이 느껴졌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