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선수가 부족한 시민구단에서, 소속 선수가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다는 건 매우 의미가 큽니다. 자칫 너무 유명해지고 몸값이 훌쩍 뛰어올라 팀을 떠날지도 모를 위험성(?)도 공존합니다만,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던 선수가 다시금 홈그라운드에서 뛴다는 건 여러모로 가치가 있습니다. 성인대표팀까지는 쉽지 않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올림픽 팀 같은 경우는 기회가 종종 있습니다.

시민구단 대구FC에도 여러 대표팀 선수들의 이름이 스쳐지나갑니다. 한때 유일한 국가대표로 주목받았던 과거 이근호부터 런던올림픽에서 4분전역으로 유명해진 김기희까지. 인상적인 장면을 만든 소속 선수들의 활약은 분명 팀에도 관중동원과 홍보 등 여러 효과가 있습니다.

▲ 대구FC 소속으로 대표팀에 승선, 4분 전역으로 유명해진 김기희.
김기희는 유명세를 타며 카타르 리그로 임대되며 팀을 결국 떠났습니다만, 수익 면에서는 또 다른 효과를 안겨줬죠.

이 같은 대표팀 승선의 가치와 효과를 다시금 기대케 하는 대목, 바로 A매치 기간 펼쳐지는 올림픽팀 평가전입니다. 대구FC에서도 소속 선수가 오랜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습니다. 바로 수비수 감한솔이 그 주인공! -아직까지 이름이 낯선 분들도 많을 겁니다. 심지어 예전 기사를 썼더니 오타인줄 알고 ‘김’한솔로 바꿔 나가더군요.-

오늘 경기에는 선발 출전하지 않습니다만, 이런 식으로의 접점을 늘려갈 때, 사람들에게도 익숙해질 터. 유명선수와 함께하기 힘든 시민구단에서는 이런 젊은 스타들의 탄생이 또 다른 재미로 함께할 수 있습니다.

대학소속도 있지만 해외파도 여럿 함께하는 가운데, K리그 챌린지에서는 유일하게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대구FC의 감한솔. 그만큼 대표성을 띤 자리에 ‘선발’된다는 것에 의미는 크고 가치가 뚜렷하다 할 수 있는데요. A매치 기간 리그가 쉬어가진 않습니다만, 그런 이유에서 이런 ‘대표팀 승선’은 어느 구단이라도 흔쾌히 환영할 겁니다.

하지만 다른 이유에서의 ‘선발’은, 그 타이틀이 K리그 챌린지를 대표한다는 나름의 화려함이 있어도 다소 껄끄럽습니다. 다음 주 수요일에 펼쳐지는 한 축구예능 프로그램 열정의 도전자들과 K리그 챌린지 선발팀의 맞대결이 바로 그런데요.

여러 가지 면에서 연맹은 그 효과와 가치를 크게 보는 듯하지만, 분명 이런 ‘선발’의 효과는 커 보이지 않습니다. 대표팀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올스타전’ 정도의 효과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기 힘들어 보입니다.

▲ 자발적으로 원해서 했던 앞선 매치업과는 다른 이번 사례, 비난의 여지가 많죠.
치열한 순위싸움 속에서 리그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승격을 위한 팀들의 도전에 대한 예의는 찾기 힘든 맞대결. ‘K리그 챌린지’에게도 홍보효과가 있다는 설명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 상황, 그저 명백한 상대팀으로 여겨지는 건 아닐까요?

이겨도 본전 지면 손해인 매치에, 손발도 맞지 않을 조합과 부상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기다릴 각 팀의 팬들. K리그의 올스타전에도 이런 관심이나 손길을 없었던 가운데, 연맹이 보여준 2부리그에 대한 인식에 아쉬움도 듭니다.

선발은 선발이지만 뭔가 다른 선수선발, 다른 형태의 대표성을 지닌 팀의 경기가 A매치 기간에 함께하네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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