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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전망대, 성소수자 배제 ‘성교육 표준안’ 비판했다 제재함귀용 심의위원, “정부정책보다는 자녀교육 문제” 주장하기도
권순택 기자 | 승인 2015.10.07 18:29

방통심의위가 ‘동성애 지도는 허락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교육부 <성교육 표준안>의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한 SBS <한수진의 SBS전망대>를 ‘공정성’ 위반으로 제재해 논란이 예상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산하 방송심의소위(위원장 김성묵)는 7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와 관련한 심의를 진행, ‘의견제시’ 제재를 확정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을 위반했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의견제시’ 제재는 행정제재 중 가장 낮은 단계이긴 하지만 방송프로그램 제작진들에게 향후 제작에 유의하라는 의미라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방통심의위는 그동안 JTBC <선암여고 탐정단>을 비롯해 성소수자 문제를 다룬 프로그램에 대해 과도한 징계를 내림으로써 인권사회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 SBS '한수진의 SBS전망대' 홈페이지 캡처
해당 방송 내용은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제기된다. CBS <김미화의 여러분> ‘우석훈·선대인 편’의 경우, 이명박 정부의 축산정책을 비판했다가 방통심의위로부터 ‘주의’ 제재를 받았지만 취소됐다. 대법원이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은 폭넓게 허용되어야 한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관련기사 :CBS ‘김미화의 여러분’, 방통위 상대 소송 이겼다)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 또한 교육부의 <성교육 표준안>, 즉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제기해 문제가 된 걸로 볼 수 있다.

한수진의 SBS전망대, 제재받은 방송내용이 어땠기에

<한수진의 SBS전망대>는 지난 8월 26일 대구지역 성교육협의회 남은주 공동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3월 교육부가 체계적인 성교육을 위해 각 시·도 교육청을 통해 일선 학교에 전달한 <성교육 표준안 연수자료>와 관련한 내용(▷링크)을 다뤘다. 교육부의 <성교육 표준안>은 성소수자를 정부 정책에서 배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관련기사 : 교육부의 동성애차별 성교육, 진짜 국제망신됐다)

해당 방송에서 남은주 공동대표는 “교육부가 표준안을 만드는데 2년 정도 시간이 걸렸고 6억 원의 예산을 썼다”며 “그런데, 교안 전체를 분석해봤더니 기본적인 개념에 대한 오류와 더불어 성차별적 서술이나, 성폭력 관련해 잘못된 내용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성교육이 ‘성’이라고 한다면 ‘sex and the sexuality’라고 이미 정리돼 있다”며 “그런데 교육부 자료에는 gender 개념을 아주 협소하게 사용한다든가 sexuality 개념을 사회학이나 여성학이 정리된 개념과 다르게 사용한다든가 이런 기본적인 오류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남은주 공동대표는 교육부 <성교육 표준안> 가운데 △3세 유아가 자기 성 정체성을 완전히 결정할 수 있다는 내용, △남녀가 사용하는 변기를 구분하라는 내용, △다양한 성 정체성 중 이성애 중심의 표준안 작성(동성애 등 배제), △남성은 파란-여성은 분홍 등 고착화된 성별 규범, △유사 강간은 성폭력이 아니다라는 내용, △남성은 데이트 비용을 내기 때문에 성폭력을 행할 수도 있다는 내용 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방송심의위 함귀용 위원, “정부정책보다는 자녀교육의 문제…권고 제재 해야”

방송심의소위에서 야당 추천 장낙인 상임위원과 박신서 심의위원은 이와 관련해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이라며 ‘문제없음’을 주장했다. 장낙인 상임위원은 “교육부의 안이고 그에 대한 반대 의견이 있기 때문에 반론격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며 “하나의 안이 마련돼 있는 상태이고 그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방송자체에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신서 심의위원 또한 “조목조목 문제가 무엇인지 짚어줬기 때문에 문제 삼기 어렵다”며 “어떻게 3살짜리가 자신의 성정체성을 결정할 수 있겠느냐”라고 입장을 같이 했다.

반면, 정부여당 추천 함귀용·고대석 심의위원은 ‘권고’ 제재를 피력했다. 함귀용 심의위원은 “정부정책보다는 자녀교육의 문제”라면서 “SBS <한수진의 SBS전망대> 방송에 대해 학부모단체들이 잘못이라고 떠들고 있고 심의를 넣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심의위원들 간 입장도 갈리다시피 교육부 표준안에 대해서도 (남은주 공동대표와는)다른 입장이 있기 때문에 이를 보도해줬어야 한다”며 행정지도 ‘권고’ 제재 입장을 밝혔다. 함귀용 심의위원은 JTBC <선암여고 탐정단> 심의 당시 동성애를 정신질환으로 비유해 논란을 야기했던 인물이다. 고대석 심의위원 또한 “균형감 있게 다뤘어야 하는데 (반대의견의 존재를) 간과했다”고 동조했다.

김성묵 소위원장은 ‘어떻게 3살 아이가 자신의 성정체성 결정할 수 있느냐’는 지적에 대해 “손녀가 있는데 얘는 남자만 좋아한다. 확실히 (성 정체성이)있다”라면서 “(행정지도)의견제시 정도로 합의를 하자”고 요청했고, 심의위원들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렇게 SBS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대한 제재는 행정지도 ‘의견제시’로 확정됐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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