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언론인과 교수의 정치참여,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에서 경향신문 이재국 기자가 같은 신문사 출신의 박흥신 이명박 후보 캠프 공보부실장 등 선배 언론인을 실명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 경향신문 이재국 기자. ⓒ기자협회보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이 기자는 이날 작심한 듯 “넘어서는 안될 선이 있는 것인데 지식인이라고 불리는 교수와 언론인들이 사회적 기대에 걸맞는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는지 사례별로 묻겠다”면서 “상식적 차원에서 성찰과 비판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운을 뗐다.

그는 먼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사회복지분야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김성이 교수를 지목했다.

이 기자는 “10월17일 한나라당 회의에서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의 복지정책에 대해 ‘복지는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것인데 2:8 운운하면서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비판했던 김 교수의 글이 다음날 국민일보에 실린 것을 봤다”면서 “특정 정당의 회의 석상에서 나온 이야기를 객관적 위치에서 말하는 양 칼럼으로 실어도 되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지난 2004년 총선을 2개월여 앞두고 문화일보 민병두 정치부장이 열린우리당으로 직행했는데 내부적으로 크게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며 “이 같은 불감증이 지면제작의 불감증으로 나타나게 되고 결국 ‘신정아 누드사진’ 보도까지 이어진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마지막으로 경향신문 출신으로 지난 7월 한나라당으로 옮겨간 박흥신 공보부실장을 실명 비판했다.

그는 “박흥신 부국장은 경향에 몸담고 있으면서 이명박 후보측 언론관련 대책회의에 참여하고 있었다”면서 “특정 후보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유권자들에게 올바른 선택권을 주기 위해 후배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있었는데 혹여라도 취재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들이 이 후보 쪽으로 흘러들어가지는 않았는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후배들이 파면을 요구했으나 내부적으로 의원면직 형식으로 정리됐다”며 “경향신문, 한겨레를 포함해서 우리 언론의 온정주의적 행태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 국민일보 10월18일자.
이 기자는 “학자들이나 언론인들이나 그 열정과 의지,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여의도로 간 언론인들의 성적표를 보면 실망스럽다”면서 “대선 캠프를 거쳐 여의도로 간 언론인들에 대한 사후평가가 중요해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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