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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의 톡투유’에서 일어나는 흔한 기적[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5.10.05 10:41

‘김제동의 톡투유’에는 단언컨대 세계 최고의 방청객들이 들어온다. 김제동이 세계 제일의 엠씨는 아니겠지만 이 세계 최고의 방청객들이 톡투유에 모이는 이유는 김제동 때문이다. 이 복잡한 관계를 쉽게 풀자면 김제동은 좋은 사람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렇게 좋은 사람(적어도 그렇게 믿게 되는) 김제동과 좋은 방청객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는 좋은 이야기들은 좋은 에너지가 된다.

이번 주 톡투유 첫 번째 주제는 외모였다. 김제동이 외모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 왠지 자학 같고 한편으로는 ‘잘생긴 것들’에 대한 과장된 반발로 페이소스를 느끼게 한다. 김제동 자신도 “통상적으로 잘 생기지 않은 외모가 사람들에게 기쁨을 더욱 더 크게 줄 수 있겠구나”한다는 말로 청중들의 공감을 끌어내기도 했다.

   
▲ JTBC ‘김제동의 톡투유 - 걱정 말아요 그대’
그런데 늘 있는 이상한 일이 이 외모를 주제로 한 토크에서 일어났다. 그것은 마치 기적과도 같았다. ‘김제동의 톡투유’에서는 자주 일어나지만 그렇다고 평범한 일이라고는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생각지도 못한 사람의 따뜻함을 목격하는 일이다.

물론 세상에는 꾸준히 미담이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보통의 경우 그 미담을 직접 목격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은 그 일은 다른 이의 말이나 글을 통해서 전해 듣기 마련이다. 미담을 직접 보고 행복을 느끼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그래서 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부모가 물려준 그대로 살겠다는 신념이 있다는 중3 여학생의 당찬 이야기에 김제동은 그렇지 못한 사람을 찾았다. 다시 말해서 성형의 힘을 빈 이의 고백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자 한 여대생이 손을 들고 그 신념은 부모로부터 잘 받았을 때 가능하다는 반론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자기 외모의 문제에 대해 말을 하고, 그 문제에 대해서 옆자리에 있던 엄마와도 평소 그렇듯이 청중들의 웃음을 유발하는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았다. 

   
▲ JTBC ‘김제동의 톡투유 - 걱정 말아요 그대’
그러던 끝에 김제동이 엄마에 대한 불만은 없냐고 하자 그때까지 짙은 경상도 사투리로 유쾌하게 이야기를 해나가던 방청객의 표정이 달라지면서 울컥하는 모습이었다. 여기까지는 보통 착한 딸들의 평범한 반응이었다. 그저 엄마라는 말만 나와도 눈물이 나는, 아직도 그런 나라인 것이 참 다행한 일이다.

그렇지만 이 딸이 엄마라는 말에 울컥한 데에는 분명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엄마는 모야모야병이라는 희귀병을 안고 있었고, 딸은 엄마에게 불만을 갖기에 충분한 20대 초반의 나이였지만 불만은커녕 그저 엄마가 스트레스 안 받고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 모녀에겐 김제동의 톡투유 방청이 첫 모녀 데이트였다고 한다.

그쯤 되자 김제동은 마이크를 옆자리의 엄마에게 돌렸다. 그런 딸에게 한 마디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엄마는 딸의 말을 들으면서 울먹이는 표정의 애써 참아내는 모습이었지만 마이크를 받자 울음을 참아내지 못했다. 손수건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한참을 오열했다. 그러자 화면에 웬 손이 하나 등장해서 우는 엄마의 등을 그 엄마의 엄마인 것처럼 쓸어주었다.

   
▲ JTBC ‘김제동의 톡투유 - 걱정 말아요 그대’
그 손의 정체는 잠시 후에 알 수 있었다. 이들의 이야기가 끝날 때쯤 그 손의 주인공은 손을 들어 김제동에게 발언을 요청했다. 그 손의 주인공은 옆자리의 낯선 모녀에게 녹화 끝나고 자기 집으로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그러니까 엄마가 울 때 조심스럽게 위로하던 그 손은 낯선 사람의 것이었다.

이미 엄마의 사연에 눈물이 한 방울 흘렀고, 이 낯선 손의 따뜻한 마음에 또 한 방울 더 눈물이 났다. 세상이 각박해져서 이런 일은 없는 것이 정상(?)인데, 누군가를 연민하고, 위로하고 망설이지 않는 따뜻한 사람의 존재에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행복이 존재하는 것이 너무도 다행이고, 그것을 ‘김제동의 톡투유’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고마울 뿐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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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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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독 2015-10-05 15:41:04

    아 정말 자주일어나지만 평범하다고 할 수 없는일... 생각지도 못한 사람의 따뜻함을 목격하는 일..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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