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 동안 세상 돌아가는 일에 신경 끄고 살았던 여러분을 위해 미디어스가 뉴스의 맥락을 정리해드립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연휴 마지막 날인 28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만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도입할 것에 합의했다. 비례대표 의원 수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한 합의는 뒤로 미뤄졌다. 안심번호도입을 통한 국민공천제는 선거인단의 수를 확대할 경우 오픈프라이머리와 유사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합의로 김무성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 간의 정면충돌이 시작됐다고 보는 시각이 다수다. 그간 친박계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오픈프라이머리 실시를 김무성 대표가 추진하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왔다. 오픈프라이머리와 유사한 방식을 통한 국민공천은 “대중성이 떨어진다”, “인물이 없다”는 등의 평가를 받는 친박계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방식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그간 친박계는 ‘야당이 합의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한 ‘플랜B’를 주장해왔는데, 김무성 대표가 이번에 결국 야당과 모종의 합의를 이룸으로써 친박계의 ‘명분’을 제거해버린 것이다.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8일 낮 부산 롯데호텔에서 전격적으로 만났다. 추석을 맞아 부산을 찾은 두 대표가 총선과 관련한 오찬회동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향해 ‘배신의 정치’를 언급하고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자리에 현역 의원들을 아무도 부르지 않음으로써 ‘물갈이’를 예고했다는 점에서도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와의 충돌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남은 임기의 국정운영동력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 내년 총선에서 일정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게 중요하다. 국회 내에 자신의 ‘친위대’를 일부라도 확보하고 있어야 당에 대한 통제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은 결과적으로 김무성 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하는 모양이 될 것이기 때문에 총선 이후 새누리당은 친(親)김무성 세력이 절대 다수가 될 확률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자칫 잘못하면 마치 이명박 정부 시절 ‘여의도 대통령’이 박근혜 당시 의원이었던 것과 같은 모양새로 레임덕이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내년 총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TK)지역에서만이라도 사실상의 공천권을 행사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간 김무성 대표는 이에 대해 “전략공천은 한 석도 안 하겠다”라고 주장해 사실상 이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어떻게 봐도 김무성 대표가 청와대를 향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국면이 된 것이기 때문에 ‘배신의 정치 시즌 2’가 시작될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표의 입장을 보면, 다소 골치 아픈 상황에 휩싸일 수 있게 됐다. 한편으로는 혁신위가 주장한 공천방식을 여당과 합의함으로써 일정한 성과를 올린 셈이지만 그간 중요하다고 주장해왔던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는 추가 협상이 가능할지 불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자기들끼리도 합의가 안 되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두고 다투는 상황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특별히 다룰 이유도 없고, 새누리당이 그런다고 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공천제를 하지 말자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는 얘기다.

특히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정의당이 강력하게 주장하던 것이기 때문에 총선을 앞두고 야권의 연대연합과 관련한 셈법도 복잡해졌다. 문재인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신당과 정의당 등에 대한 통합론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결국 ‘좋은 분위기’ 속에서 총선 전 선거연대 분위기 형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추석 뉴스 AS] 더 찾아보기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