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18.11.16 금 10:13
상단여백
HOME 미디어비평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축구 미생들의 ‘청춘FC’- 패자부활전 없는 사회, 청춘을 위한 절절한 응원가[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5.09.28 16:17

축구 미생들의 끝없는 도전을 담고 있는 <청춘FC>는 추석 연휴에도 쉬지 않았다. 벨기에 원정 훈련에서 조금씩 성장한 그들의 모습은 국내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체력적인 문제로 전반전을 뛰는 것도 힘겨워하던 그들이 이제는 달라졌다. 그렇게 그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어깨를 맞대며 함께 뛰기 시작했다.

축구 미생들의 ‘청춘FC’;
꿈을 빼앗긴 청춘들을 위한 도전, 청춘FC는 더는 축구 미생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벨기에로 떠나기 전에는 아쉬움이 컸던 그들이었지만 그곳에서 진짜 프로가 되어가는 과정은 극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실력이 부족해서도 다른 이유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그들은 축구에서는 낙오되었던 인물들이다. 더는 희망을 꿈꿀 수 없었던 그들에게 어느 날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방송을 위한 선택이었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기회는 축구에 목숨을 걸었던 수많은 이들에게는 다시 돌아온 기회였다. 어렵게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그들의 도전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그렇게 시작되었다. 운동을 쉬지 않았다고 해도 팀에서 훈련을 하지 못하고 홀로 훈련을 하는 것은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저질 체력이 되어버린 그들에게 피나는 노력은 조금씩 꿈이 희망으로 다가오는 과정이었다.

어려운 관문을 통과했다고 해도 성공의 길은 멀기만 했다. 의도하지 않았던 부상으로 낙오하기도 하고, 그저 그 상황에 만족하고 그 안에서 무기력해져버린 이들도 존재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현실을 인식하고 안일함이 아닌 독기를 품고 다시 한 번 비상을 꿈꾸었다.

   
 
실패를 통해 배우고 그 과정을 통해 보다 단단한 선수이고 팀이 되어가는 ‘청춘FC’는 단순히 그들만을 위한 도전이 아니게 되었다. 그들의 도전 과정을 지켜본 수많은 시청자들 역시 그들을 응원하는 존재가 되었고, 비록 축구는 아니지만 동일한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는 동질감까지 품게 만들었다. 그 동질감은 강렬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대한민국은 성장 없는 정체에 빠져있다. 돈을 움켜쥔 재벌들은 엄청난 자금을 그저 지키기에만 여념이 없다. 수출이 중요한 대한민국에서 동네 상권에만 집착하는 재벌가들의 작태는 대다수의 국민들을 허망하게 만들 뿐이다. 희망을 빼앗긴 청춘들에게 오늘은 지옥과 같을 뿐이다. 재벌들만을 위한 '고용 없는 성장'은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 당국은 그런 재벌들을 위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손쉽게 빼앗을 수 있는 법까지 만들려 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은 급격하게 늘어나고 평생 고용이 사라지며 중장년층의 실업률마저 높아지고 있다. 아버지도 실업자가 되고 아들딸들도 취업을 하지 못하는 지독한 현실이 바로 대한민국의 오늘이다. 이 지독한 상황을 새롭게 개선하는 것도 모자라 노동자들의 일자리마저 더는 보장할 수 없도록 강요하는 정부당국의 모습은 무섭기까지 하다.

한 번 실패하면 더는 희망이 없는 사회에서 <청춘FC 헝그리 일레븐>은 더욱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실패를 그저 실패로 보지 않고 다시 한 번 기회를 줄 수 있는 사회. 그런 사회가 곧 정상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도전은 곧 우리 모두의 도전이나 다름없다.

누구나 한 번쯤 실패라는 쓴맛을 맛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 한 번의 실패가 곧 끝이라면 삶은 너무 허망해진다. 그런 점에서 패자에게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소중할 수밖에 없다. 이런 기회는 곧 사회적 시스템으로 구축되어야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실패는 곧 새로운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사회적 자산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 사회는 실패를 인정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런 실패자를 더는 가능성 없는 영원한 패자로 낙인 찍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패자를 새로운 도전의 가능성으로 본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세계적 기업들을 만들어냈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실패한 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다시 사회에 합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게 곧 사회의 당연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 KBS 2TV '청춘FC 헝그리 일레븐'
국내로 돌아온 청춘FC 팀은 2부 리그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E랜드 축구팀과 경기를 가졌다. 그들의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는 많은 관객들이 입장했고, 한 번도 그렇게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해본 적이 없는 선수들을 행복하게 해주었다. 자신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그렇게 많은 이들이 찾아주고 응원을 보냈다는 것만으로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최고의 기쁨이었을 것이다.

비록 경기에서 아쉽게 패하기는 했지만 그들의 도전은 그렇게 수많은 이들에게 박수를 받을 수 있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 조금씩 성장해가는 그들에게 많은 이들은 박수를 보냈다. 누군가는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청춘들의 고통을 그들의 몫으로 돌리기도 했지만, 이는 청춘들의 아픔을 고통으로 바꾼 기성세대들이 할 말은 아니다. 청춘들이 아프지만 다시 일어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해야 하는 일이다. 이런 잘못된 사회 구조를 바로잡는 것은 제대로 된 변화의 욕구이다.

<청춘FC 헝그리일레븐>의 진정한 가치는 그 간절함에서 시작한다. 다시 축구를 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곧 그들을 그라운드에 설 수 있게 했다. 그리고 그들의 그런 노력이 곧 수많은 이들로 하여금 그들의 경기를 보러 경기장에 오도록 이끌었다.

성남FC와의 경기에는 8천 명이 넘는 관객들이 경기 시작 전부터 길게 줄을 서서 그들을 맞이했다. 이랜드와의 경기를 보기 위해 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보조경기장이 4천 명이 모였다고 한다. 그 많은 사람들이 평일 낯 시간에 그들을 찾은 것은 그들이 꿈꾸는 현실이 곧 자신들의 오늘이자 미래이고, 과거의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KBS 2TV '청춘FC 헝그리 일레븐'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직접 경기장을 찾았고, <청춘FC>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말도 했다. K리그 클래식 4위를 달리고 있는 성남FC가 아마추어 팀인 청춘FC와의 친선경기를 승낙한 이유는 명확했다. '패자부활전'이 존재하지 않는 지옥과 같은 대한민국에 그들은 곧 새로운 도전을 하는 희망이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경기들을 이어가고 있는 그들이 선뜻 청춘FC의 도전을 받아들인 것은 그들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찬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청춘FC는 이제 서울FC와 친선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 정도라면 그들의 도전은 마치 전설처럼 내려오는 '도장깨기'처럼 한국 프로축구단 모두에게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한 번 실패한 이들이 다시 도전해 성공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대한민국에서, 이들의 도전은 더욱 값지게 다가온다.

<청춘FC 헝그리 일레븐>은 처음 벨기에 2부 리그 AFC 투비즈 구단주인 심찬구 스포티즌 대표가 제안한 축구인재발굴 프로그램 포맷에서 시작되었다. KBS 최재형 PD가 이 제안을 받아 청춘들의 '패자부활전'으로 만들었고 그렇게 모습을 드러냈다. 한 구단을 위한 선택이 모든 축구 미생들을 위한 도전으로 확대되었고, 그런 그들의 도전은 대한민국의 수많은 청춘에게 희망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더는 축구 미생들만을 위한 이야기는 아니다. 청춘이라는 모래지옥에 빠져버린 대한민국의 수많은 청춘들을 위한 응원가이기도 하다. 그리고 청춘들을 모래지옥에 집어 던진 채 생명을 연장하는 기성세대와 위정자들에 대한 외침이기도 하다. 패자부활전조차 용납되지 않는 사회가 과연 정상이냐고, <청춘FC 헝그리 일레븐>은 외치고 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Copyright © 2011-2018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