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진흥원이 십수억을 들여 추진한 한글모메인사업이 사실상 실패했다. 애초 이 정책은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한글로도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으나 지난해부터는 아예 예산조차 편성되지 않고 있다. 2014년 등록된 국가도메인(.kr) 중 한글도메인(한글.kr 또는 한글.한글)이 있는 웹사이트의 수는 2012년에 비해 반토막 났다.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의 한글도메인 등록율은 34%에 그치고 있다.

21일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의원(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가도메인 등록 현황’ 자료를 보면, 등록된 전체도메인 중 한글도메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17.46%에서 2013년 11.68%, 2014년 10.39%, 2015년 10.34%(8월 기준)로 줄어들고 있다. 3년 8개월 동안 445만2672개의 도메인이 등록됐으나, 이중 한글도메인은 56만349개에 불과했다. 새로 등록되는 한글도메인 수는 같은 기간 20만7153개에서 11만1286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정부가 앞장서서 추진한 사업이지만 정부부처와 공공기관마저 동참하지 않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384개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 중 ‘한글.한국’ 형태의 한글모메인을 등록한 곳은 151곳으로 전체 기관 중 39.32%다. ‘한글.kr’으로 등록한 기관은 113곳으로 전체의 29.43%뿐이다.

게다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2014년부터는 한글도메인 사업 예산을 아예 편성하지 않았다. 진흥원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이 사업에 총 1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왔다. 이를 두고 유승희 의원은 한글인터넷사업이 사실상 실패했다며 “인터넷진흥원의 무관심으로 결국 한글도메인 사업은 내팽개 쳐진 상황까지 왔다”고 지적했다.

▲ (자료=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의원실.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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