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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압박에서 드러나는 새누리당의 ‘상술’수익모델 건드려 포털 몰아세우기, 언론-여론 장악 마지막 단계
박장준 기자 | 승인 2015.09.18 15:34

‘장사꾼’으로 부를 만하다. 새누리당은 포털사이트의 모바일페이지 메인화면 뉴스 편집에 개입하기 위해 여의도연구원과 서강대학교를 활용했다. 그리고 19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의 쟁점으로 만들었다. 포털이 자체 알고리즘으로 모바일 메인화면에 노출한 ‘정부여당에 대한 부정적 표현 기사’는 전체 기사의 2% 수준이지만 새누리당은 이마저도 줄이려고 한다. 새누리당에서는 ‘포털위원회’ 같은 정부부처에 준하는 포털에 대한 상시 감시·규제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서슴지 않는다.

흥미로운 대목은 포털의 설명과 자료공개 이후 새누리당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14일 뉴스는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 배치되고, 에디터가 개입하는 것은 기사 제목이 흘러넘칠 때에 한정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뉴스통계 데이터까지 공개하며 여의도연구원 보고서 내용을 반박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되려 포털을 사이비언론의 온상지로 비난하면서 실시간검색어와 어뷰징(abusing, 동일기사 반복전송) 문제를 거론했다. ‘실검 폐지’까지 들고 나왔다.

여러 차례 지적했듯 새누리당의 ‘포털 압박’은 정부여당의 언론-여론 통제 전략의 마지막 단계로 볼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언론사 보도국장과 편집국장을 대면접촉하는 직제를 신설했고, 언론의 수를 줄이기 위해 인터넷신문사업자 등록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동시에 포털은 주류언론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뉴스평가제휴위원회를 만들었고, 정부와 기업에 최상위 댓글을 게재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네이버의 경우, 2014년 여야가 추천하는 인사를 뉴스편집자문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정책은 모두 ‘언론이 난립해 여론이 왜곡된다’는 명분으로 진행됐다. 온라인 저널리즘 시대, 1인 미디어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지만 정부, 재계, 주류언론을 만족시키는 정책이 전방위적으로 진행 중이다. 포털은 졸지에 이도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정치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지만, 그렇다고 새누리당의 요구를 수용하면 공정성 논란은 더욱 커지고 포털뉴스 신뢰도 역시 떨어져 누리꾼들이 포털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 포털은 이미 지난해 수사기관의 카카오톡 사찰 파문이 일던 당시 ‘텔레그램 망명’ 움직임을 경험했다.

상황이 이러니 포털도 필사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16일 새누리당과 여의도연구원이 주최하고 김무성 대표가 참석한 토론회에 돌연 불참하기로 결정한 것은 포털이 모종의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김 대표는 “포털이 악마의 편집을 통해 진실을 호도하거나 왜곡·과장 기사를 확대재생산해 또 하나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고 있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은 “네이버가 재벌보다 더 심한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에 대한 출석을 요구했다.

물론 새누리당이 공정위를 통해 규제 엄포를 놓은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보수언론들이 네이버 이탈을 저울질하며 ‘갑질’ 문제를 제기했자 정부가 움직여 제재한 것도 한 사례다. 보수언론이 움직인 배경에는 ‘포털의 여론지배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있었다. 보수언론은 ‘뉴스 제값 받기’ 구호를 외치면서 포털을 압박했다. 이는 포털에게 ‘비용’ 문제였기 때문에 해결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이번에 밀리면 ‘포털은 평정됐다’는 이야기가 공식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새누리당이 요구하는 것은 포털 대문에 들어가는 열쇠다.

포털 자율기구 지배구조 개선, 뉴스편집 알고리즘 개선, 실시간검색어 폐지 등 여러 가지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이 이같이 포털을 압박하는 것은 장사꾼의 상술에 가깝다. 실시간검색어는 포털에게는 중요한 수익모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실검이 어뷰징을 유도하는 등 부정적 효과가 크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지만 실검은 ‘이슈’를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새누리당의 전략은 포털의 수익모델을 건드려 포털이 정부여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뉴스를 편집하는 정책을 ‘비공식적으로’ 실행하게 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대로, 마음만 먹으면 언론사를 쉽게 차릴 수 있게 되면서 돈을 위해 기사를 생산하는 언론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포털의 실시간검색어 때문에 함량미달의 기사가 포털을 뒤덮고 있는 것도 맞다. 포털의 뉴스편집이 투명하지 않은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정부가 개입하면 뉴스가 공정해질 수 있다는 주장은 이보다 더한 최악의 상황을 만든다. 새누리당 바람대로 포털이 빗장을 풀고 대문을 개방하면 정부여당에 우호적인 기사가 포털 대문을 장식하게 된다. 뉴스의 밑단을 장악한 정부가 ‘언론-여론 장악’ 전략의 마지막 단계를 실행하고 있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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