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출신 연기자에서 어느덧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한 황정음. 그녀가 이번에는 작정하고 망가질 모양이다. 주근깨와 뽀글머리를 장착하고 ‘역대급 폭탄녀’를 연기한다. 16일 첫 방영을 앞둔 MBC 새 수목드라마 <그녀를 예뻤다>는 사실상 황정음의 황정음을 위한 드라마라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연출을 맡은 정대윤 PD조차도 기획 단계부터 황정음을 염두에 두고 캐스팅에 공을 들였다고 털어놨으니, 이 드라마에서 그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인 셈이다.

<골든타임>, <돈의 화신>, <비밀>, <킬미, 힐미>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이제는 ‘흥행 보증 수표’가 된 황정음이 선택한 드라마. <그녀를 예뻤다>에 쏠리는 관심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황정음표 코믹연기를 원 없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녀를 예뻤다>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포스터
사실, 배우 황정음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바로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이다. 그녀는 이 시트콤에서 코믹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 냄으로써 정극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여전히 황정음하면 당시의 코믹연기가 떠오를 만큼, <거침없이 하이킥> 속 그녀의 잔상은 정말 짙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그녀의 코믹연기를 만끽할 수 있는 드라마는 쉽게 만나볼 수 없었다. 코믹 캐릭터라는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한 의도였는지 몰라도, 이후 황정음의 작품 선택은 주로 정극과 진지한 역할에 국한되었다. 배우로서 차근차근 성장하기 위한 전략이었겠지만, 그녀의 코믹연기를 기대하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솔직히 조금 아쉽기도 한 행보였다.

가장 최근작인 <킬미, 힐미>에서 황정음이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코믹연기였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황정음표 코믹연기’를 기다려왔는지 알 수 있다.

▲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황정음
<그녀를 예뻤다>는 장르부터 로맨틱코미디다. 황정음 입장에서는 오랜 시간에 걸쳐 어렵게 지워낸 코믹 이미지를 다시 꺼내든 셈인데, 이제는 어떤 역할과 이미지든 자유자재로 소화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표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제는 당당히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한 만큼, 그녀가 <거침없이 하이킥>을 능가하는 코믹연기를 보여준다 하더라도 그녀를 코믹여배우로 기억할 시청자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거침없이 하이킥> 속 황정음이 그리운 팬이라면, 그리고 <킬미, 힐미>에서의 코믹연기가 너무 조금이라 아쉬웠던 시청자라면, 아마도 <그녀를 예뻤다>에서 보여줄 황정음의 작정하고 망가지는 연기를 손꼽아 기다릴지도 모르겠다.

제대로 망가지기 위해, ‘안 예쁜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주근깨와 뽀글머리를 장착한 황정음. 그녀가 이번에는 또 어떤 코믹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을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로코퀸의 귀환이 이제 막 시작되려 한다.

대중의 언어와 사고에 깊숙이 관여하는 대중문화를 바로 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필자는 대중문화의 겉과 속을 파헤치기 TV 리모콘을 사수합니다.http://saintpcw.tistory.com 많이 방문해주세요.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