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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길들이기…‘우리편’ 만들기 전략 아닌 ‘대중들의 정치적 무관심’”대중 커뮤니케이션 양식에 따른 포털의 수신지·발신지 통제, 유효한가?
권순택 기자 | 승인 2015.09.15 02:31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새누리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소의 <포털 모바일뉴스(네이버·다음) 메인화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가 단지 분석방법이나 분석의 목적, 또는 연구의 배경에 대한 물음에 국한될 수 없다. 문제의 지적과 규제의 목적이 과연 달라지고 있는 한국사회의 커뮤니케이션 양식에 걸맞은 것인지의 물음이 그 출발이다. 과연 정부는 인터넷 여론을 장악하려 하며, 이러한 의도에 인터넷 뉴스 접근의 관문을 제공하는 포털 사이트들이 협조하고 있는 것인가? 무엇이 달라졌기에 이런 움직임들이 끊이지 않는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김동원 강사의 물음이다. 14일 한국방송학회와 한국언론정보학회 공동주최한 <포털 뉴스서비스의 평가와 대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긴급토론회에서 김동원 강사는 새누리당이 ‘포털 편향’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는 <포털 모바일뉴스(네이버·다음) 메인화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이하 포털 빅데이터 분석보고서)에 대한 자체적인 분석을 넘어 이것이 초래할 정치적 효과에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원 강사는 그로 인한 정치적 효과는 ‘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이라고 결론 내렸다.

포털 길들이기, 과거 올드미디어에나 가능한 발신지와 수신지 통제에 머물러

토론회에서 김동원 강사는 인터넷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의 기술적 공간을 제공했다”며 “하지만 대중 커뮤니케이션의 몇 가지 양식을 구분해 보면 왜 인터넷이 그런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지 납득할 수 있다. 한 사회 구성체에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하는 양식은 발신자와 수신자의 관계에 따라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 한국방송학회와 한국언론정보학회 공동주최로 <포털 뉴스서비스의 평가와 대안> 긴급토론회가 14일 오전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렸다ⓒ미디어스
지상파 방송의 경우, 발신자는 소수이고 수신자는 불특정 다수였다. 하지만 다채널 방송과 미디어플랫폼 등 뉴미디어 시대에 들어오면서 발신자는 여전히 소수이지만 수신자는 특성을 파악한 수용자 집단으로 변모했다. 포털 사이트의 뉴스 서비스의 유형도 이에 포함된다. 그 후, 뉴스 소비 방식이 SNS 등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변화하면서 발신자와 수신자 모두 소수의 집단들로 바뀌었다는 것이 김동원 강사의 주장이다. 뉴미디어 시대에 들어서면서 기존과는 달리 일상에서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관련된 이슈를 논의하고 위기 국면에서 응집하는 소수 집단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양식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신들이 원하는 뚜렷한 정치적 편향의 정치적 대중보다 언제 어떤 일상의 이슈에서 국가와 정부에 요구를 쏟아낼 다중의 성격으로 바뀌면서 ‘좌파가 인터넷을 장악하고 있다’고 보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동원 강사는 발제를 통해 플랫폼 사업자의 공급자 통제와 포털 사이트의 사례를 표로 정리했다. 여기서 ‘공급자 통제 유형’은 △병목(bottleneck-제휴 언론사 심사 및 퇴출/어뷰징 적발), △게이트키핑(gatekeeping-뉴스 노출 순서/뉴스 검색어/섹션별 구분/관련기사 묶음/가장 많이 본 뉴스리스트/핫토픽 키워드), △인터페이스(interface-포털 사이트 내 기사 제공/네티즌 의견/댓글 노출 정책/공감·비공개 버튼 제시/오피셜 댓글)로 구분됐다.

김동원 강사는 최근 포털 길들이기 논란에 휘말린 ‘공개형 뉴스제휴 위원회’와 ‘한국광고주협회의 유사언론 리스트 발표’, ‘인터넷 신문의 등록 요건 강화’를 위의 표에 대입하면서 “미디어 플랫폼으로서의 포털의 기능에 대한 이양 혹은 개입이지만 앞서 언급한 대중 커뮤니케이션의 전통적 방식에 근거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수의 발신지가 불특정 다수의 수신자에게 (맞춤형) 메시지를 전달하는 양식의 통제에나 적합한 방식”이라면서 “다른 관점에서 보면, 포털 사이트에 진입할 언론사의 통제(129개 언론사에 대한 필터링 및 5950여 곳의 언론사에 대한 검증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진 것) 또한 포털에 진입할 언론사를 심사하는 제휴 위원회의 구성은 더 큰 병목 기능을 위한 출발점으로 작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일련의 언론사 심사 기구 출범, 평가, 규제는 대중 커뮤니케이션에서 발신자를 통제하는 전통적인 규제 방식과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환경에 따른 포털의 기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오피셜 댓글’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명예훼손성 게시글에 대한 제3자 심의 허용’에 대해서도 김동원 강사는 “전통적인 대중 커뮤니케이션 양식에 입각한 발신자 통제 그리고 이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다양해진 수신자, 즉 다중의 커뮤니케이션 공간에 대한 개입과 규제는 미디어 플랫폼인 포털의 기능 중 일부를 구시대적인 관점에서 통제하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빅데이터 분석보고서>에 대해서도 그는 “일련의 규제와 통제의 움직임 중에서 유일하게 포털 사이트의 게이트 키핑 기능을 검토한 평가”라면서도 “하지만 그 분석에는 지금까지 논의한 미디어 플랫폼인 포털 사업자의 지위, 다음의 루빅스와 같은 알고리즘의 기능 등 핵심적인 부분은 모두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전통적인 대중 커뮤니케이션 양식에 따른 통제의 관점과 똑같이 포털을 커뮤니케이션의 소수 발신자로 취급해 분석했다는 것이다.

“인터페이스에 해당하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조건의 규정 장치들이 그대로 잔존한다면, 설령 친정부적인 기사라 하더라도 얼마든지 다중의 목소리와 대화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친정부적인 교육정책 평가 기사를 놓고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글로벌 사업자의 소셜 미디어에서 벌어지는 잡담과 풍자의 언어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지금처럼 발신자를 통제함으로서 다중의 커뮤니케이션 양식을 봉쇄하려면 ‘야당 편향적’ 언론사와 포털 뿐 아니라 모든 언론사와 포털을 폐쇄해야 할 것이다”

포털 길들이기…우리편 만들기 전략 아닌 대중들의 정치적 무관심

김동원 강사는 “포털에서 언론사 보도는 이미 ‘소재’일 뿐”이라며 “그것이 한겨레 기사이건 조선일보의 기사이건 그를 가지고 떠드는 공간으로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대중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에서 뉴스와 같은 전통적 미디어 콘텐츠는 발신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대화를 위한 소재로만 사용돼 전통적인 틀에서 발신지와 수신지 개별에 대한 통제가 효력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김동원 강사는 “2015년 제휴 평가위원회 제안을 시작으로 최근의 분석 보고서에 이르는 과정은 곳곳에서 정치적 개입이나 배후의 논란을 낳았다”며 “서론에서 나열한 다섯 가지 규제나 통제의 시도 모두가 실효를 거두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 과정은 그 자체로 포털과 인터넷 언론 그리고 다중의 커뮤니케이션을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 애국과 종북이라는 지극히 협소한 ‘정치적 영역’으로 만들어 정치와 일상(안전, 보건, 환경, 생태, 교육 등)을 분리시키려는 담론 투쟁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빅데이터 분석보고서>와 관련해 “작성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포털과 인터넷 언론의 ‘정치적 편향성’을 얘기하는 것은 여당이나 보수 세력이 ‘우리편’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와 그들’이라는 이항대립을 통해 대중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없애거나 협소화시키려는 지극히 정치적인 담론”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원 강사는 “그래서 대중은 정치적 이슈보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주변 이슈(스포츠, 예능, 드라마 등)에 더 민감하게 되고 이로부터 얻은 이익 또는 밑져야 본전인 손익 계산은 포털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다”며 “결국 자본과 국가가 모두 만족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이것이 가장 두려운 지금 국면의 정치적 효과”라고 우려했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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