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부로부터 안양옥 교총 회장의 ‘자진사퇴’ 촉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방통위는 동료를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혀 자필 사과문을 작성하고 EBS 이사직에서 자진사퇴했던 안양옥 교총 회장을 재차 EBS 이사로 의결했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는 14일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어 한국교육방송공사(이하 EBS) 이사로 교육부장관과 교총이 추천한 이시우 교육부 정책자문위원회 학교교육분과위원장과 안양옥 교총 회장(서울교대 교수·신문윤리위원회 위원/전 EBS이사)를 추가 의결했다. 이에 따라 언론계 안팎에서 부적격 논란이 컸던 안양옥 교총 회장에 대한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방통위는 지난 9일 2명의 인사를 제외하고 7명만의 EBS 신임이사를 의결해 ‘반쪽’ 논란을 야기했었다.(▷관련기사 :‘다큐프라임=좌편향’ 뉴라이트 인사, EBS 이사로)

▲ 공영언론이사추천위원회(이하 공추위)는 14일 오전 방통위가 위치한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방송 EBS 이사에 맥주병을 던지며 동료 이사와 난투극을 벌인 안양옥 전 이사는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사진=언론노조)
방통위가 EBS 신임이사로 의결한 안양옥 교총 회장은 지난해 1월 동료 이종각 이사를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히고 자필 사과문을 작성해 자진사퇴한 인물이다. EBS 교육방송 이념과 맞지 않는 부적격 인사라는 논란이 컸지만 정부여당 추천 방통위원들은 ‘결격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안양옥 회장을 재차 EBS 신임 이사로 의결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그러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지난 10일 교육부가 2012년부터 3년 동안 충남·전남·광주 등 지방 교육청을 통해 (사)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실련)에 20억3000만원을 지원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안양옥 회장에 대한 신임 이사 의결은 물 건너가는 듯 했다. 안양옥 회장이 인실련 대표(교총회장)로 자신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교총 산하 연구소에 3000만원의 연구용역을 맡기고 교총 기관지에 1800만원의 광고를 실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링크) 하지만 이러한 논란도 정부여당 추천 방통위원들의 입장을 바꾸진 못했다.

안양옥 교총 회장에 대한 EBS 신임 이사 의결은 방통위 내에서도 논란에 휘말렸다. 야당 추천 김재홍·고삼석 상임위원은 방통위가 안양옥 교총 회장을 EBS 이사로 의결 한 후 공동입장을 내고 “동료 이사 폭행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진했던 인물이 1년 반 만에 동일한 절차를 밟아 다시 공영방송 EBS의 이사로 복귀한 것은 누가 보아도 매우 부적절하고 비정상적인 인사”라면서 “안양옥 회장이 현명하게 자신의 거취를 재고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김재홍·고삼석 상임위원은 안양옥 회장이 EBS 신임 이사로 의결된 데에 법적 미비점이 작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제13조(이사회의 설치 및 운영)는 “교육 관련 단체에서 추천하는 사람 1명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해석하기에 따라 방통위가 EBS 이사 의결권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격사유가 없고 절차적 요건을 갖췄다면 교육 관련 단체 추천 몫 이사 후보에 대해 임명을 의결해야하는 수동적인 입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재홍·고삼석 상임위원은 “이번 인사는 이러한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한 사례로 ‘비정상의 극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무엇보다도 동료 이사를 폭행한 전력이 있는 인물이 ‘교육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 확보’라는 이사로서의 막중한 책무를 수행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공영언론이사추천위원회(이하 공추위)는 또한 같은 날 오전 방통위가 위치한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방송 EBS 이사에 맥주병을 던지며 동료 이사와 난투극을 벌인 안양옥 전 이사는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제1장 1조는 “학교교육을 보완하고 국민의 평생교육과 민주적 교육발전에 이바지함”을 EBS의 설립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안양옥 회장의 EBS 이사 임명은 이러한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안양옥 회장을 향해 “안양옥 씨는 EBS 이사 자리에 대한 터무니없는 욕심을 버리고 부디 물러나길 바란다”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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