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비서실장 출신인 이석우씨가 5월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에 임명된 이후, 재단에 청와대·새누리당 출신 인사들이 대거 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실은 시청자재단이 제출한 자료와 자체 확인을 통해 “(5월 이후) 경력직으로 최종 채용된 7명 중 5명이 청와대·정부·여당 출신의 낙하산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시청자재단은 “재단 외부의 평가위원회가 평가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밖에도 이석우 이사장은 자신의 친동생을 운전기사로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 낙하산 논란이 일었던 최수영 경영기획실장(1급)이 대표적이다. 그는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에 최근까지 청와대 대변인실 행정관을 지냈다. 최민희 의원실에 따르면, 박정호 경영지원부장(2급)은 18~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4급 경력직으로 채용된 오아무개씨는 김기춘 전 한나라당 의원(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비서이자 대통령 비서실에서 일한 바 있다. 5급 경력직 이아무개씨는 새누리당 의원의 비서였다. 이밖에도 김배억 시청자권익부장(2급)은 방송통신위원회 관료 출신이다.

문제는 시청자재단이 해당인사들의 경력을 누락한 채 국회에 보고했다는 데 있다. 최민희 의원실은 애초 시청자재단은 경력채용자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청와대와 여당 경력을 누락했다. 애초 재단은 자료 제출 자체를 거부했고 합격자 이름마저 누락한 자료를 제출하기도 했다고 최민희 의원실은 전했다. 최민희 의원실은 “이들의 경력이 문제되는 것을 시청자재단도 인정하고 고의로 누락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최민희 의원은 “청와대 출신 경영지원실장 임명이 유력했을 때 ‘낙하산 집합소’를 만들거냐고 지적했는데, 실상을 보니 경악할 수준의 요지경”이라며 “아무리 이석우 이사장 본인이 낙하산이라 하더라도 아랫사람들까지 죄다 낙하산으로 채용하면 시청자재단이 대체 무슨 일을 제대로 하겠냐”고 지적했다. 그는 “시청자재단이 출범하자마자 낙하산에 점령당한 비정상적 조직이 된 것은 애초 이석우 이사장 임명을 밀어붙인 방통위의 책임”이라며 이석우 이사장 퇴진과 시청자재단 전면 재구성을 촉구했다.

▲ 이석우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석우 이사장은 친동생을 운전기사로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민희 의원실 설명에 따르면, 재단은 이사장 취임일(5월18일)부터 이사장 차량을 운전할 기사를 파견업체를 통해 채용했으나, 이 기사는 6월10일 계약이 해지됐다. 그리고 이튿날 이사장의 동생이 채용됐다.

시청자재단은 “사람을 구하는데 시간이 걸려 잠깐 동생을 채용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최민희 의원실은 그러나 “이 이사장의 동생이 계약해지한 날은 8월26일로, 최민희 의원실에서 확인을 요청하자 문제를 감추기 위해 부랴부랴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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