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인터넷을 통해서 총 5개의 클립으로 공개된 신서유기에 대한 반응이 놀라울 정도로 폭발적이다. 한마디로 유례가 없는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1주 전에 공개된 예고편이 편당 1백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할 때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던 결과였다. 결정적인 결함이라고 할 수 있는 이수근을 안고도 신서유기의 반응이 이토록 뜨거울 수 있었던 것은 원조 1박2일에 대한 그리움과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짧게는 3분대에서 길게는 13분대의 클립 총 5개를 분산 공개했는데 만 하루가 되기도 전에 조회수 160만을 넘긴 클립이 있을 정도다. 뒤로 갈수록 조회수가 절반가량으로 줄어드는 것이 유일한 불안요소라고 할 수 있겠지만 당장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신서유기의 인터넷 방송 진출 첫 발은 대단한 성공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신서유기에 대한 뜨거운 반응의 이유는 몇 가지로 추려볼 수 있다. 우선 소위 말하는 개업빨이다. 워낙에 방송 개시 전부터 논란과 기대가 점철된 신서유기였기 때문에 방송 첫 날의 반응은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예상치를 훌쩍 넘은 반응이라는 점은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는 인터넷 방송이라는 포맷에 대한 은밀한 기대감이 작용했을 것이다. 신서유기 시그널에 써진 설명부터가 그렇다. 리얼 막장 모험활극. 보통이라면 막장이면서도 막장이 아닌 척 하는 것이 한국적 분위기일진데 신서유기는 누가 막장이라고 하기 전에 스스로 자처했다. 본디 막장은 욕하면서도 꼭 보는 마력을 발휘하는 것인데 그만큼 나름의 마케팅 성공 요소가 크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그러나 꽤나 기대를 했지만 실제로 딱히 막장이라고 할 것은 없었다. 굳이 말하자면 이수근이 버젓이 등장한다는 것이며 보통의 방송에서는 금지된 브랜드 이름을 자유롭게 말하는 정도일 것이다. 물론 앞으로 삼장법사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또 어떤 변화를 보일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아직까지 딱히 막장이라고 지적할 부분은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리얼 막장 문구는 낚시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마지막으로는 역시나 구 1박2일에 대한 향수층의 집결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은지원은 싫을지 몰라도 은초딩이라는 말에 왠지 미소 짓게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것이 바로 원조 1박2일에 인이 박힌 우리들의 본능적 반응일 것이다. 그에 부응하듯 신서유기는 딱 중국판 1박2일이었다. 물론 지금의 시즌3 1박2일은 예상을 깨고 너무 잘해나가고 있지만 그래도 구 1박2일의 깨알 같은 캐미에는 다다르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설혹 시즌3가 역대 최고의 멤버가 될지라도 원조의 프리미엄은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다. 단지 향수의 유효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는 점이 신서유기가 콘텐츠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이렇듯 신서유기에 대한 반응이 뜨겁고 납득할 만한 근거들도 갖췄지만 성공을 선언하기에는 이른 시기이다. 그것은 신서유기가 해결해야 할 숙제들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이유들 중에서 적어도 개업빨은 지속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없음이 너무도 당연하다. 곧 개업빨이 가시고 순전히 신서유기의 콘텐츠만으로 승부를 해야 할 시점이 빠르게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KBS를 떠나 tvN으로 오면서 더욱 영리한 연출을 보이고 있는 나영석 피디, 표현이 좀 더 자유로운 인터넷 방송의 형식에 1박2일에서 뼈가 굵은 신서유기 출연자들의 노련함이 더해져 콘텐츠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좋겠지만 여전히 5개의 클립의 조회수가 후반부로 갈수록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리얼 막장이라고 표명해놓고 막장이 안 나와도 문제고 막장이라고 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인터넷 방송이라 할지라도 출연자들은 모두 널리 알려진 연예인들이다. 기존 인터넷 방송도 쉽게 막장이 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에서 신서유기가 스스로 장착한 무기인 막장을 어떻게 사용할지가 관건이라고 할 것이다. 어쨌든 레이스가 본격화될 다음 주가 기다려지는 것은 사실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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