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 ‘예능 강화’를 내걸고 대개편을 실시한다. MBC, tvN에서 다수 프로그램을 흥행시킨 송창의 PD가 제작본부장으로 부임한 후 처음으로 이루어진 개편에서 총 6개의 예능 프로그램이 신설된다.

TV조선은 오는 6일 시작되는 대개편에서 경제 버라이어티, 육아 예능, 요리쇼, 리얼 야외 버라이어티, 토크쇼 등 다양한 장르의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교양, 예능, 드라마 등 ‘보도’ 부문을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TV본부장으로 온 송창의 PD의 첫 실험이다.

6개 프로그램 전부 소위 말하는 ‘황금 시간대’인 오후 10~11시에 편성됐다. <이경규의 진짜 카메라>, <인스턴트 재발견! 간편밥상>, <난생처음>, <영수증을 보여줘>는 오후 10시, <글로벌 아파트-국제아파트>, <모란봉 클럽>은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이경규, 박미선, 이휘재, 김성주 등 진행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 송창의 TV조선 제작본부장 (사진=TV조선)

TV조선은 지난 2011년 ‘종합편성채널’로서 개국했으나, 보도와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유사 보도채널’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송창의 본부장은 지난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TV조선 경영진도 의욕을 갖고 제작비를 투자했고, 기존 편성의 틀까지 깨며 제대로 한 번 해 보자는 취지를 이번 개편안에 반영했다”며 “개국할 때의 느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송창의 본부장은 “정보 전달에 치중돼 있던 예능 라인업을 경제, 육아 관찰, 야외, 요리, 토크쇼 등으로 확대했다”면서 “그동안은 보도 프로그램 비율이 높았었지만 (이번엔) 프로그램 전체의 다양성과 콘텐츠의 장르를 넓혀보자는 취지로 종합편성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변경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청자들은 선정적인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그것을) 부정적으로 접하지 거기에 넘어가지는 않더라”라며 “아무리 재미있고 자극적이어도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없고 도움이 될 수 없는 프로그램이라면 만들지 않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작진이 이런 가치를 공유하며 한 단계씩 나아간다면 (시청자들에게) 진정성이 통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영수증을 보여줘>(6일 오후 9시 30분)는 유명인의 집을 방문해 소비패턴을 살펴보고 올바른 소비 방향을 제시한다. 김성주, 홍진경, 이규한, 이지애가 공동 진행을 맡았다. <인스턴트의 재발견! 간편밥상>(10일 오후 10시)은 가공식품을 이용해 창의적인 밥상을 차리는 요리 프로그램으로 최은경, 이재룡, 윤다훈, 김수로가 출연한다.

<글로벌 반상회-국제아파트>(10일 오후 11시)는 한국인 가족과 한국에 거주하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가족들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토크쇼다. 서로 다른 국적의 가족들의 함께 생활하면서 겪는 상황을 리얼하게 공개하고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과 갈등에 대해 토론한다. 박미선, 이휘재, 김영철이 공동진행한다.

<난생처음>(11일 오후 10시)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 부탁을 받고 ‘나홀로’ 그것을 해 내기 위해 첫 걸음을 내딛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리얼 관찰 버라이어티다. 이보연 아동심리전문가가 함께 하며, 김원희, 송은이, 성대현이 진행한다.

<모란봉클럽>(12일 오후 11시)은 김성주와 지상렬의 진행 아래 북한 탈북 여성들이 출연해 대한민국에 대한 시선과 남한 정착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경규의 진짜 카메라>(15일 오후 10시)는 진짜일까 의심이 들 정도로 신기한 영상과 사연을 소개하고 사연 주인공이나 지인이 나와 속마음을 털어놓는 예능이다.

▲ 10일 오후 10시 첫 방송되는 TV조선 <글로벌 반상회-국제아파트> (사진=TV조선)

송창의 본부장은 <국제아파트>와 <모란봉클럽>이 타 종편 예능과 비슷하다는 지적에 “기시감이 드는 부분이 분명히 있겠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다르다”고 말했다. <국제아파트>는 ‘한국에 오래 살고 있는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모란봉클럽>은 ‘북한 실상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남한에 와서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듣기 때문’에 차별화된다는 설명이다.

송창의 본부장은 “기존에는 노년층에 치우친 콘텐츠가 주였다면 앞으로는 젊은층을 흡수하고, 나아가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내용을 정비할 것”이라면서도 “종편이 쌓아온 색깔이 있는데 한 번에 개혁하려 하면 더 큰 위험이 닥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기존 시청자를 안고 가면서 시청층을 확대하는 것이 방법론적으로도 맞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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